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새로 제공하는 군사 지원이 전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6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합니다.인도가 이란 차바하르항 개발과 운영을 위한 10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이 14일 우크라이나 크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 등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리들을 만났습니다. 블링컨 장관이 크이우를 찾은 건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진행자) 지난달(4월) 미국 의회가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안을 통과시킨 뒤에 블링컨 장관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찾은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새로운 군사 지원과 관련해 이날(14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지원 가운데 일부가 이미 도착했고, 더 많은 지원이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지원이 전선에서 진정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블링컨 장관은 강조했습니다. 한편 블링컨 장관과 동행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는 포와 방공 요격기, 장거리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고, 일부는 이미 전선에 배치됐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블링컨 장관이 전선에서의 변화를 언급한 건 현재 전황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많은 전선에서 수세에 몰려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군이 지난주 북동부 전선에서 대규모 공세를 시작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부쩍 긴장하고 있는데요. 블링컨 장관은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지금이 어려운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을 만나 무슨 말을 했습니까?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의회의 초당적인 지지에 대해 워싱턴 측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 가장 취약한 부문이 방공망이라면서, 특히 러시아군 공습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북동부 하르키우를 지키기 위해 패트리엇 지대공 미사일 2개 포대가 긴급하게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하르키우 상황을 언급했는데, 최근 하르키우 인근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10일 러시아군이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하르키우 방향으로 대규모 공세를 시작했는데요. 13일에도 하르키우 지역의 마을과 촌락들을 계속 공격했습니다. 이번 공세로 주민 약 6천 명이 대피했다는데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공세를 시작하고 전술적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이번 공세로 이미 몇몇 마을을 점령했다고 발표했죠?
기자) 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국경에 접한 마을 5곳을 점령했다고 11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는 또 하르키우 인근 보우찬스크에 진입했다고 밝혔는데요. AP통신은 2명의 분석가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단 이틀 동안 인구가 적은 마을 7곳을 포함해 100~125㎢의 지역을 점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공세를 시작한 하르키우 방면으로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리는 AFP통신에 러시아군 약 5만 명이 국경에 있고, 3만 명 이상이 추가로 배치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하르키우 전선에 증원 병력을 보냈고, 현재 반격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은 북동부 하르키우 외에 앞서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도 공세를 강화했죠?
기자) 네. 러시아군은 특히 지난 2월 동부 도네츠크주 내 요충지인 아우디우카를 점령했습니다. 러시아군은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내륙으로 더 진격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는데요. 많은 군사전문가는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느리지만 꾸준하게 전진하고 평가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을 교체한다는 발표가 나왔는데요. 이 소식에 대한 미국 정부 반응이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해임이 우크라이나 침공의 높은 비용에 대한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국방장관 교체가 러시아 경제에 큰 손실을 주고, 최대 31만5천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나왔어도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계속하려는 푸틴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번째 해외 방문으로 16일부터 17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14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중국을 방문한 것이 언제였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열린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했습니다. 반면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3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 중국 방문을 두고 두 나라에서 어떤 설명이 나왔나요?
기자) 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상호 유대와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그리고 국제·지역 공동 관심사에 관한 견해를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회담에서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양국 협력 개발의 주요 분야를 정하고, 국제·지역 현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크렘린궁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 시 주석과의 회담 외에 어떤 일정을 소화합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함께 양국 수교 75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합니다. 또 리창 중국 총리를 만나고요. 북동부 도시인 하얼빈에 가서 무역·투자 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다섯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고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선택했는데요. 최근 몇 년 새 진행된 두 나라 사이 밀착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는 국제 사회에서 고립됐는데요. 그러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립적인 태도를 보이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왔습니다.
진행자) 서방측이 석유 수출 제한 등의 방법으로 러시아 경제를 제재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 사이 교역은 활발하게 이뤄졌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양국 교역이 크게 늘었는데요.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두 나라 사이 교역액이 2천400억 달러로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 해 전보다 26% 이상 늘어난 겁니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 석유를 많이 수입하는데, 2023년 러시아의 대중국 석유 수출이 24% 이상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중국이 러시아 석유를 수입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전쟁하는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한다고 주장해 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런 서방 진영 주장을 부인해 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만났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전쟁을 이용해 신냉전을 부추기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 쪽에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할 이유가 있다는 지적이 있더군요?
기자) 네. 중국이 최근 미국이나 유럽연합(EU) 등으로부터 첨단기술 수출이나 무역 관행, 또 안보 문제 등 많은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인도와 이란이 항구 개발과 관련된 계약을 체결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와 이란이 13일, 이란 차바하르 항구 개발과 운영을 위한 10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체결식은 차바하르에서 사르바난다 소노왈 인도 해운항만부 장관과 메르다드 바즈르파시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장관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차바하르가 어디 있는 항구인가요?
기자) 이란 남동부, 오만만에 인접한 오래된 항구인데요. 세계 최대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 길목에 있는 데다가 인도와 앙숙 관계인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구와는 100km도 채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진행자) 과다르항은 중국이 투자 개발에 나서는 곳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등을 비롯해 항만과 고속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이 막대한 부채에 허덕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인도는 차바하르항이 과다르항의 대항마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계약으로 인도가 앞으로 10년간 인도가 이 항구의 개발과 운영권을 갖게 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는 차바하르항을 파키스탄을 거치지 않고 중앙아시아 내륙 국가들과의 교역을 증대할 수 있는 전략적 무역로로 보고 있습니다. 소노왈 인도 해운항만부 장관은 이날(13일) 계약식에서, 차바하르항의 중요성은 인도와 이란 사이의 단순한 통로 역할 차원을 넘어서, 인도와 아프가니스탄,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연결하는 중요한 무역 동맥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란 측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왔습니까?
기자) 바즈르파시 이란 장관은 합의에 대한 만족감을 표하면서, “우리는 인도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는 이번 계약을 통해 항구 인프라 개발에 1억2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이란에 2억5천만 달러의 신용한도를 연장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인도 정부가 꽤 오래전부터 차바하르 항 개발에 관심을 가져왔다고요?
기자) 네. 인도는 2015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이 이란과 핵 합의를 체결한 데 이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하자 2016년 차바하르항에 새로운 화물 선착장과 터미널을 건설하면서 개발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2018년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면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인도와 이란의 이번 계약에 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여전히 유효하며 미국은 계속 이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란과 사업 거래를 고려하는 모든 기관은 잠재적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인도와 이란의 계약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기자) 인도 뉴델리 소재 ‘옵서버리서치파운데이션’의 마노이 조시 연구원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차바하르는 장기적으로 볼 때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인도 민간 기업들이 차바하르항 이용을 꺼리면서, 인도가 기대하는 것만큼의 ‘게임체인저’ 즉,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