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억 달러 규모 이스라엘 추가 무기 지원 추진... EU, '난민 분담' 새 이민협정 최종 승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쪽으로 포탄을 쏘는 이스라엘군 자주포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의회에 알렸다고 몇몇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유럽연합(EU)이 난민 처리 방안을 골자로 하는 새 이민협정을 승인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타이완 총통 취임식에 비공식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새로 무기를 제공하는 계획을 의회에 통보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이 가장 먼저 보도했고요. 이어 워싱턴포스트, AP통신, 그리고 영국 BBC 방송 등 몇몇 언론이 의회 보좌관과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14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조 바이든 행정부가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계획안을 의회에 알렸다고 합니다.

진행자) 계획안을 의회에 통보하고 나면 그대로 집행할 수 있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법에 따라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정부가 해당 계획을 의회에 정식으로 보내기 전에 무기 수출을 관할하는 상하원 상임위원회에 먼저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새로 이스라엘에 보내려는 무기가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탱크 포탄 7억 달러, 전술 차량 5억 달러, 그리고 박격포탄 6천만 달러어치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지난달 미국 연방 의회가 이스라엘 추가 군사 지원안을 승인했는데, 새로 이스라엘에 보내겠다는 무기가 이 지원안에 포함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의회 보좌관 2명은 AP통신에 이번 무기 제공이 의회가 앞서 승인한 추가 지원의 일부가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AP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보내겠다고 한 무기가 기존 무기 판매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것에 따른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보내려던 폭탄의 선적을 중단시켰다는 보도가 지난주에 나오지 않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미국 정부 관리들은 언론에 미국산 폭탄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 공격에 쓰였을 때 발생할 결과에 대한 우려를 이스라엘 정부에 강조하기 위해 폭탄 선적을 보류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 8일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하면 무기 제공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국무부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가서 이스라엘의 미국산 폭탄 사용이 국제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시사해서 눈길을 끌었죠?

기자) 네. 국무부가 지난주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었는데요.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가자지구에서 사용하면서 국제 인도주의 법을 어겼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쟁 중의 혼란한 상황 탓에 구체적인 사례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행 무기의 선적을 중단시켰다는 보도가 나오자, 공화당 쪽에서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뿐 아니라 민주당 일부에서도 바이든 행정부 조처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면 미국이 테러 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 그리고 헤즈볼라 등 이란이 지원하는 조직들과 싸우는 이스라엘을 약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무기 선적 보류에 반발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공화당이 무기 선적 중단을 막으려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죠?

기자) 네.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선적 중단을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군 장비를 즉각 이스라엘에 전달하는 것을 국무부와 국방부가 보장하도록 했는데요. 이번 주 하원에서 본회의 표결에 올라갑니다.

진행자) 이 법안이 정식법이 될 가능성은 있습니까?

기자) 없습니다. 일단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작고요. 통과되더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난주에 미국 정부가 라파 공격에 대한 경고의 뜻으로 이스라엘로의 무기 선적을 한 차례 보류했다고 했지만,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다시 강조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 관리들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도 이스라엘에 대한 여타 무기 제공과 군사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조정관은 13일 기자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필요로 하는 모든 전력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다시 확인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가 무기 선적을 한 차례 보류했다가, 무기 제공을 재개한다고 한 이유가 뭘까요?

기자) 네.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전략적인 판단 외에 무기 제공 중단을 두고 안팎에서 쏟아지는 정치적 압박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조처가 민주당에 많은 정치 자금을 제공하는 친이스라엘 기부자들에 대항하기를 바이든 행정부가 꺼린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중해에서 난민들이 탄 배에 접근하는 이탈리아 해양경비대 함정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이 새로운 이민협정을 최종 승인했군요?

기자) 네. EU 이사회가 난민 처리 문제에 초점을 맞춘 신이민협정을 14일 승인했습니다. EU 이사회는 이날(14일) '신이민·난민 협정'의 일부인 10가지 법안을 최종 승인했는데요. 새 협정은 오는 2026년부터 발효됩니다.

진행자) 새로운 협정이 어떤 항목을 다루는 겁니까?

기자) 네. 핵심은 망명 신청 절차와 추방 절차를 신속하게 하고 난민들이 유발하는 부담을 회원국들 사이에 분담한다는 것입니다. 새 협정은 27개 회원국이 허가 없이 입국하려는 사람들을 다루는 규칙들을 제시하는데요. 이들 규칙은 난민들이 보호받을 자격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부터, 만일 체류가 거부되면 이들을 추방하는 절차까지 포괄합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새 협정에 들어갔나요?

기자) 네. 먼저 난민들이 도착하는 나라의 국경이나 국경 근처에서 이들의 신원과 이력을 조사하는데, 조사 기간이 7일을 넘을 수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체류를 허락할지 결정하는데요. 보통 분쟁이나 탄압, 폭력 등을 피해 온 사람들한테는 망명같이 국제적 보호를 신청할 자격이 주어지지만, 그저 일자리를 찾아온 경우에는 대개 입국이 거부되고 모국으로 추방됩니다.

진행자) 그럼 망명 신청 자격이 인정되면 자신이 망명을 원하는 나라에 가서 망명을 신청하는 겁니까?

기자) 일단 처음 도착한 EU 나라에서 망명을 신청해야 하고요. 현지 당국이 이 신청을 어느 나라가 다룰지 정할 때까지 그곳에 머물러야 합니다. 이런 절차는 이의 제기 과정까지 포함해서 12주 안에 끝내야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면 8주 연장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 과정에서 망명 신청이 거부되면 바로 추방되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망명 신청이 거부되면 자동으로 추방 명령이 나옵니다. 추방 절차를 완료하려면 12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데요. 이 기간 관련 당국이 난민들을 구금할 수 있습니다. 한편 EU의 국경, 해양 경비 기관들은 추방되는 사람들을 태울 비행기의 운항을 조율하는 것을 돕습니다.

진행자) 난민들을 수용하는 부담을 EU 회원국들 사이에 분담한다는 내용은 새 협정에 어떻게 반영됐습니까?

기자) 네. 특정 회원국에 몰린 난민들을 다른 회원국도 분담해서 수용해야 하는데요. 난민 수용을 원하지 않으면 재정이나 기술, 물자로 기여해야 합니다. 재정 기여 같은 경우 난민 1명당 2만 유로, 미화로 약 2만1천 달러를 내야 합니다.

진행자) 난민들을 분담 수용해야 한다는 항목에 대해서 반발하는 EU 회원국들이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폴란드와 헝가리가 이 항목에 격렬하게 반대했습니다. 두 나라는 14일 새 협정 승인 여부를 묻는 표결에서도 반대했는데요. 그렇지만 협정 채택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진행자) 새 협정이 발효되기까지 어떤 절차가 남아 있나요?

기자) 네. EU 집행위원회가 6월까지 공동집행계획을 제출하는데요. 이 계획은 앞으로 2년에 걸쳐 조약이 실행되도록 하기 위한 경로와 시간표를 제시합니다.

라이칭더 타이완 총통 당선인 (자료 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타이완 총통 취임식이 이제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미국 정부가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군요?

기자) 네. 다음 주 월요일인 20일, 타이완 수도 타이베이에서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취임식이 거행되는데요. 미국 정부가 15일, 이번 주말에 타이완에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비공식 대표단이라는 게 무슨 의미죠?

기자) 백악관 고위 관리에 따르면, 대표단에는 2명의 전직 관리와 민간인 학자 1명이 포함되는데요. 현직 정부 관리들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를 대표하는 공식 대표단은 아니라고 하겠습니다. 백악관 고위 관리는 타이완 총통 취임식에 전직 관리들과 민간인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보내는 건 미국 정부의 오래된 관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타이완을 자국의 영토로 보고 있기 때문에, 타이완 총통이라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현 타이완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은 타이완의 독립을 추구하면서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타이완과 중국과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는데요. 지난 1월 치러진 16대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면서, 타이완의 태도에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는데, 미국 쪽에서는 이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는 미국 대표단이 미국 국민을 대표하기 위해 타이베이를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리는 또, 타이완은 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모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쪽에서 나온 반응이 있습니까?

기자) 네.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이 하루 앞선 14일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류 대변인은 미국이 5월 20일 새로운 타이완 당국을 어떤 방식으로 상대하는지가 향후 양안 상황, 미국과 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측에 타이완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미국의 비공식 대표단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는 거론하지 않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와 관련해 한 미국 정부 관리는 중국이 추가적인 군사적 압력이나 강요로 대응할 것을 선택한다면, 중국은 도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미국 정부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타이완, 양안 관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뭔가요?

기자) 미국은 모든 이견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타이완해협을 둘러싼 현 상태에 있어 일방에 의한 어떠한 변화에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타이완과 공식적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타이완의 가장 강력한 동맹인데요. 미국이 지난 1979년 제정한 ‘타이완관계법’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타이완이 침략으로부터 스스로 지킬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번 주 전기차를 비롯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는데요.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백악관이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 전지 등 중국산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 방침을 내놨습니다. 해당 품목들은 주로 중국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인데요. 미국 정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이유로, 전기차의 경우 현행 25%에서 100%로 대폭 관세를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중국 상무부는 14일 성명을 내고, 미국의 관세 인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발전을 억압하거나 견제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과 모순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조처는 양국의 협력 분위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