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관계를 심화하기로 선언했습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의 구호품 반입을 위한 임시부두 건설이 마무리되고 곧 구호품 이송이 시작될 것이라고 미국 정부 관리들이 밝혔습니다.남태평양의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뉴칼레도니아)’에서 대규모 유혈 폭동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16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군요?
기자) 네. 중국을 방문한 푸틴 대통령이 이날(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회담했는데요. 두 정상은 공동성명을 내고 양국 간 포괄적인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담이 끝나고 함께 기자회견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회견 모두 발언에서 양국이 상호 신뢰와 지지를 심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과 러시아 간 협력 관계가 상호 존중과 이익의 합일에 기반을 두어 왔다면서, 양국이 서로 동등하게 대했고, 협력 관계가 상호 충족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모두 발언에서 상호 존중과 공동 이익을 강조했는데, 푸틴 대통령 쪽에서는 무슨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이 새 임기를 시작한 뒤 첫 번째 해외 방문지가 중국인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따뜻하고 우호적인 환영에 감사하다면서 시 주석과의 회담이 실용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회담이 실용적이었다고 했는데, 양국 사이 협력 내용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말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시 주석은 먼저 과학 분야 협력망의 기초를 세우고, 국제 산업과 공급망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두 나라가 평화적인 핵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에너지 협력 심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고, 에너지가 러시아의 우선순위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현안이나 지역 현안들에 대해서는 두 정상으로부터 어떤 언급이 있었나요?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많은 국제, 지역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접근이 비슷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양국이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시행하며 국제기관들의 탈정치화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시 주석은 현재 진행 중인 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해 언급했는데요. 이스라엘과 가자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며 이스라엘-가자 전쟁과 관련해 새로운 안보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말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감사하며 양측이 위기의 정치적인 해결을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은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회견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 회견에서 중국이 내놓은 12개 항의 우크라이나 평화안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관한 입장도 밝혔는데요. 러시아가 대화에 열려있지만, 협상이 모든 분쟁 당사자의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 외에 공동성명에는 무슨 내용이 담겼습니까?
기자) 네. 7천 자에 달하는 공동성명에서 우크라이나와 타이완 문제에 관한 항목이 먼저 눈에 띄는데요. 성명은 우크라이나와 타이완에서의 전략적인 안보 균형을 흐트러뜨리려는 미국의 시도들에 대한 두 나라의 깊은 우려를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안보 균형을 흐트러뜨린다는 것이 무슨 의미입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와 타이완 문제에 미국이 개입한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성명은 먼저 러시아와 중국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장기화하고 통제 불능 단계로 확대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은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확보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을 지지하고 러시아 국내 문제에 대한 외부 개입을 반대한다고 성명은 밝혔습니다. 다음 타이완 문제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며, 모든 형태의 타이완 독립을 반대한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중국은 현재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자신들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미국에 맞서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언급도 있었나요?
기자) 네. 성명은 특히 세계 여러 곳에 배치돼 러시아와 중국을 위협하는 미국 미사일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또 군사 분야에서의 신뢰와 협력을 한층 심화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합동군사훈련 규모도 확대할 것이라고 성명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양국 경제 협력 부문에서는 성명에 어떤 내용이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민간 핵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양국이 상호 무역이나 금융, 그리고 여타 경제 활동에서 러시아 루블화와 중국 위안화의 사용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성명은 전했습니다. 그밖에 민간 항공기와 자동차 생산, 야금, 철광석 채굴, 화학 산업과 산림 산업 등을 포함한 부문에서 협력 수준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성명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 육군 공병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앞 바다에 만들던 임시부두가 완성돼 곧 가동에 들어간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댄 딕하우스 대응 책임자가 15일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로의 구호물자 반입량을 늘리기 위한 임시부두의 건설이 완료됐다고 전했는데요. 미국 정부 관리들은 이 임시부두가 며칠 안에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임시부두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명령으로 건설이 시작된 거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에 명령했는데요. 비용이 최소한 3억2천만 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구호물자가 임시부두를 통해서 어떻게 가자지구 안으로 들어가는 건가요?
기자) 네. 지중해에 있는 나라인 키프로스에 모아둔 물자를 상선들이 가자 해안에서 몇 km 떨어진 곳에 닻을 내린 임시부두로 이송합니다. 그러면 5~15트럭분의 물자를 실을 수 있는 작은 미군 선박들에 이걸 싣고, 해안에 고정된 몇백 m 길이의 부유식 통로로 이송하면, 여기에서 트럭들이 통로를 타고 해변에 있는 야적장에 구호물자를 내립니다.
진행자) 해변에 내린 구호품은 누가 배분하는 겁니까?
기자) 네. 미 중부사령부는 유엔 세계식량프로그램(WFP)이 주로 이 작업을 책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미군이 임시부두를 만들었지만, 미군 병력은 해변에 상륙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번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요청을 심리한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최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라파에서 철수하라고 명령해 달라고 ICJ 측에 요청했는데요. ICJ가 16일 오후에 이 요청을 심리합니다. 남아공 측은 해당 요청에서 이스라엘군의 라파 침입이 가져올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언급했다는데요. 이날(16일) 법정에서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와 군사 공격 중단, 그리고 국제 관리들과 조사관, 기자들의 방해받지 않는 접근 허용 등을 법원에 요청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남아공은 이미 지난해 ICJ에 이스라엘을 제소했죠?
기자) 네. 지난해 12월 이스라엘을 집단학살(제노사이드) 혐의로 ICJ에 제소했습니다. 이에 ICJ는 올해 1월 이스라엘 측에 집단학살을 방지하고 가자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조처를 하라고 명령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전쟁 이후 가자지구 통치 주체를 두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총리를 비난했다는 소식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앞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통치할 계획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할 것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촉구했습니다. 갈란트 장관은 계획 수립의 실패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 민간 통치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위험한 길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네타냐후 총리는 그동안 가자 전쟁이 끝나면 이스라엘이 이곳을 직접 관할할 것이라고 지속해서 밝혀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갈란트 장관은 가자 직할 통치가 전략적, 군사적으로, 그리고 안보 관점에서 이스라엘에 부정적이고 위험한 선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요르단강 서안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 통치를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혼란으로 가득 찰 무정부 상태와 공백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남태평양에 있는 누벨칼레도니섬에서 대규모 유혈 폭동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프랑스령인 누벨칼레도니, 영어로는 뉴칼레도니아라고 부르는 곳인데요. 14일부터 대규모 유혈 소요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프랑스 정부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16일 추가 경찰을 파견하는 한편, 섬의 질서를 회복하고 ‘폭도’들을 진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소요 사태가 불거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프랑스 정부가 이 섬의 선거법 개정을 추진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개정안은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요. 프랑스 국회는 14일 이 개정안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섬 원주민들인 카나크족은 유권자 확대 조처는 원주민의 입지를 좁히는 것이라고 반발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시위가 유혈 사태로 비화하면서 사상자까지 발생한 거군요?
기자) 네. 16일 기준, 원주민 3명과 경찰 1명 등 4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습니다. 선거법 개정에 분노한 시위자들은 폭도로 변해 상점을 약탈하고 자동차와 상점, 학교 등에 방화를 자행했습니다. 수도 누메아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는 불탄 자동차와 폭발물 등으로 바리케이드가 쳐졌는데요. 일부 지역에서는 총격전도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학생은 로이터 통신에 모든 게 다 불타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서로를 향해 총을 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거군요.
기자) 네. 프랑스 정부가 전날(15일) 누벨칼레도니섬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현지 시각으로 16일 새벽 5시를 기해 발효됐는데요. 적어도 12일간 유지될 예정입니다. 프랑스가 해외에 있는 프랑스령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약 4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1985년에도 역시 누벨칼레도니를 대상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습니다. 프랑스는 지난 1853년 이 섬을 합병하고, 1946년 해외령 지위를 부여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분리 독립 움직임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어떻게 되는 거죠?
기자)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집회와 이동이 제한되고요. 가택 연금이나 수색에 대한 당국의 권한이 확대됩니다. 프랑스 당국은 현재 주민들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 사용을 금지했고요. 적어도 10명을 가택 연금했습니다.
진행자) 경찰도 더 파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오는 17일까지 경찰과 헌병 수는 현 1천700명에서 2천700명으로 증원될 예정이고요. 소수의 군인이 이들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한편 섬의 공항 2곳과 항구는 현재 군대가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프랑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기자)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약탈자와 폭도들에 대해 최대한의 단호함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동시에 프랑스 정부는 섬 지도자들과 항상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프랑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섬 지도자들 간에도 독립이나 선거법 개정 등에 대한 의견이 갈려 서로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들 지도자와 개별적으로 접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프랑스 정부의 조처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군요?
기자) 네. 프랑스 야권과 일부 전직 총리들은 마크롱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누벨칼레도니의 선거법 개정을 추진해서는 안 됐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누벨칼레도니의 태평양 이웃 국가들도 선거법 개정 철회와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샤를로 살와이 바누아투공화국 총리는 프랑스 정부가 귀를 기울였다면 이 같은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