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이스라엘, ICJ서 라파 공격 중단 두고 공방... 젤렌스키, 러시아군 공세 중인 하르키우 방문

17일 진행된 국제사법재판소(ICJ) 심리에 참석한 이스라엘 대표단.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이스라엘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라파 철수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였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군의 거센 공세에 직면한 북동부 하르키우를 찾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군 합참의장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에 군 훈련관을 보낼 수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유엔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소폭 상향 조정한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으로 팔레스타인 분쟁 관련 소식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이스라엘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가자지구 라파를 두고 공방을 벌였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남아공이 이스라엘군의 라파 철수 명령을 내려달라고 최근 ICJ에 요청했는데요. 이 건을 두고 16일에는 남아공이, 그리고 17일에는 이스라엘이 법정 심리에서 변론을 펼쳤습니다.

진행자) 16일 심리에서는 남아공 측에서 어떤 주장을 했습니까?

기자) 네. 남아공 변호인단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이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가자 전역에서 즉각, 완전하게, 무조건 이스라엘군이 철수할 것을 명령해 달라고 판사들에게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남아공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가 많은 사람이 몰려있는 라파를 공격하면 대규모 사상자가 나올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측에 라파 공격을 만류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남아공 측의 한 변호사는 “처음부터 이스라엘의 의도는 항상 팔레스타인의 삶을 파괴하고, 이들을 지구상에서 쓸어버리는 것이었다”면서 “라파는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남아공 변호인단은 앞서 라파 공격 중단 외에 유엔 관리들, 인도적 구호를 제공하는 기관들, 기자, 그리고 조사관들이 방해받지 않고 가자지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명령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17일 심리에서는 이스라엘 변호인단이 법정에 나왔는데, 이들은 남아공 쪽 주장을 어떻게 반박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의 길라드 노암 변호인은 “남아공은 사실과 상황에서 완전히 동떨어진 ‘그림(picture)’을 네 번째로 법원에 제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과 다른 묘사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이스라엘은 라파에 많은 민간인이 몰려있다는 것과 하마스가 이들을 방패로 쓰려고 한다는 것을 잘 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없었고, 대피 노력과 인도적 활동에 대한 지원이 선행한 구체적이고 국지적인 작전이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라파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이 없었다고 ICJ 법정에서 반박했는데, 16일에 이스라엘 쪽에서 라파를 더 압박하려는 조처가 발표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이날(16일) 라파 지역 지휘관들을 만나고 난 뒤 “추가 병력이 라파에 들어가고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 전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라파에 하마스 잔당들이 있을 뿐 아니라, 이곳이 그들의 탈출과 재보급을 위한 산소 줄과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16일에 가자지구로의 구호물자 반입을 늘리기 위한 임시부두 건설이 끝났다고 전해드렸는데요. 벌써 이 부두를 통해 구호품을 반입했다는 소식이 나왔군요?

기자) 네. 미 중부사령부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인 X에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들이 현지 시각으로 17일 오전 9시에 해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며칠 안에 구호품 약 500t이 가자지구 안으로 반입될 것이라고 중부사령부는 전했습니다. 한편 임시부두 건설과 운용에 참여한 영국도 새로 운용이 시작된 임시부두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애타게 필요로 하는 구호물자를 트럭들이 이송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하면 무기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했었는데요. 그런데 미국 연방 하원에서 이걸 막으려는 법안이 통과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이 16일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공을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스라엘 안보지원법안’이 이날 표결에서 224대 187로 통과됐는데요. 공화당 의원들은 3명을 빼고 모두 찬성했고, 민주당에서는 16명을 제외하고 전원 반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 법이 정식법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했죠?

기자) 네. 일단 상원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작고요. 또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은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선적을 보류하자 강하게 반발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화당 의원들은 무기 제공 중단이 하마스와 싸우는 이스라엘을 약하게 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10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이스라엘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에 통보했다는 보도가 14일에 나왔는데요. 언론들은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이 지원이 지난달 미국 의회가 승인한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지원의 일부는 아니라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열린 군 고위 지휘관들과의 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은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 인근에서 최근 러시아군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 하르키우에 갔군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16일) 하르키우에서 현지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고위급 군 지휘관들과 회의한 뒤 여전히 방향이 매우 어렵고, 부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영상 연설에서 군의 행동 덕에 보우찬스크 인근에서 더 많은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군 포격이 멈추지 않고, 위협이 여전하다고 말했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한 보우찬스크는 국경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세에 직면한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에서 밀리는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군이 지난 10일부터 공세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하르키우 북쪽 방면에서 최소한 몇 km를 들어왔다고 보도했는데요. 거기에 동부 전선에서도 러시아군이 압박을 강화함에 따라 병력이 열세인 우크라이나군이 새로운 전선에서 방어선을 유지하려고 어쩔 수 없이 노력하게 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방면으로 진격하면서 몇몇 마을을 점령했다는 소식이 나오더군요?

기자) 네. 올레흐 시네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이와 관련해 관영 TV에 러시아군이 여전히 마을 점령에 열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아직 군이 전선을 안정시켰다고 말할 수 없지만, 하르키우 지역에서 이미 적의 적극적인 진격을 막았고, 몇몇 곳에서는 이전 위치를 회복했다고 시네후보우 주지사는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훈련할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군요?

기자) 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이 16일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입니다. 신문은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이 이날(16일) 나토 회의에 참석하려고 벨기에 브뤼셀로 가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을 전했는데요. 브라운 의장은 나토의 훈련관 배치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고, 시간이 흐르면 결국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와 전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군 훈련관을 들여보내는 것은 아주 민감한 사안이죠?

기자) 네. 미국과 나토는 병력을 우크라이나에 배치함으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병력 배치가 나토군과 러시아군의 직접 대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나토군이 들어오면 이들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과거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안에서 우크라이나군을 훈련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서부 야보리우에서 나토 훈련 프로그램 운영을 돕곤 했는데, 전쟁이 시작되자 이곳에서 병력을 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나토군이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들어가면 역시 안전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브라운 의장도 그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안에서의 노력이 많은 나토 훈련관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런 노력이 귀중한 방공망을 전장에서 가까운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기반 시설 대신 훈련관들을 보호하는 데 써야 할지 결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본사 건물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유엔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발표했을 때보다 소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16일 공개한 중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지난 1월의 2.4%에서 0.3%P 오른 겁니다.

진행자) 비록 소폭이긴 하지만, 이렇게 올려 잡게 된 근거는 뭘까요?

기자) 네. 미국과 더불어,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같은 여러 신흥 경제국의 상황이 더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 꼽혔습니다. 유엔경제사회국은 이 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8%로 잡았습니다.

진행자) 작년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작년에도 2.7%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는 변동이 없습니다. 하지만 2020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3% 성장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진행자) 다른 여러 국제 기관에서도 세계 경제 전망치를 내놓지 않습니까? 그런 기관에서 나온 전망치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좋겠군요.

기자) 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중순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했고요. 내년에도 3.2%로,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런가 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1%, 내년 경제성장률을 3.2%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유엔은 이 두 기관보다는 좀 더 보수적으로 전망치를 잡은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경제분석정책국의 샨타누 무커지 국장은 16일 보고서를 발표하며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문제로 꼽았습니다. 더불어 보고서는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높은 금리와 부채 상환 문제, 지정학적인 긴장, 세계 최빈국과 군소 도서국들의 기후변화 위기 등을 부정적인 요소로 꼽았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서 미국은 좀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나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은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는데요. 지난 1월의 1.4%에서 0.9%P 올려 잡은 겁니다. 반면 중국은 1월 4.7%에서 이번에는 4.8%로 0.1%P 아주 미미하게 상향 조정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국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 안팎으로 잡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경제가 최근 몇 년째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양상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경제는 지난 2020년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강력한 봉쇄 조처로 동력을 잃고 주춤했는데요. 여기에 중국 경제를 견인해 온 부동산 시장도 지금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17일, 각 지방정부가 개발업체들로부터 팔리지 않은 주택들을 구입해 이를 사회주택으로 전환하고, 주택 구입 규제 방안을 완화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획기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놔 주목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