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탈북 청년들이 미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북한 주민들의 인권 실상을 알리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 내 교육·정부 기관을 방문해 토론하며 인권 중심의 대북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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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 인권 단체 ‘링크(LiNK: Liberty in North Korea)’는 27일 한국 내 탈북 청년 3명이 미국 주요 도시들을 방문해 북한 주민 옹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VOA를 방문한 링크 관계자와 탈북 청년들은 지난 4월부터 3개월 일정으로 미국 내 7개 주의 대학과 고등학교 등 교육기관과 정부, 종교 단체 등 20여 곳을 방문해 북한의 실상을 알리는 행사와 미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본부를 둔 링크의 크리스 송 프로그램 담당 부국장입니다.
[녹취: 송 부국장] “이분들에게 정말 저희가 투자하고 성장을 하는 것을 같이 돕게 되면 이분들이 정말 나중에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주역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이분들에게 장학금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멘토십도 진행하고 영어 교습도 진행하고 있는데 그것 말고도 정말 이런 정예 부대원 같은 분들을 모집해서 함께 우리가 정말 하고자 하는 북한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탈북 청년들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예일대와 하버드대, 에모리대, 미국 국방참모대학 등 유수의 대학을 방문해 북한 인권 실상과 탈북 이야기를 소개하고 참석자들과 질의 응답을 통해 북한에 관해 토론을 했습니다.
또한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미국 의회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주민 중심의 대북 정책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리고 있습니다.
탈북민 출신으로 한국의 한 대학에서 보건정책을 공부 중인 릴리 조 씨는 이번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리면서 동시에 스스로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릴리 조 씨] “북한에 아직도 있는 우리 가족을 그리고 북한에 있는 많은 사람이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는 걸 좀 알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또 이런 옹호 활동을 하면서 저 스스로도 이제 어떤 능력이나 아니면 그런 성장의 기회가 있다고 저는 분명히 느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 중인 벨라 하 씨도 북한에서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떠올라 그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면서도 아직 북한에 남아 있는 주민들의 고통을 생각해 더 열의를 갖고 이번 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벨라 하 씨] “그냥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왔는데 정작 와서 얘기를 하니까 되게 마음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근데 그 힘든 과정을 통해서 내가 왜 힘든지 느끼게 되면서 아직도 북한에 남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미래에 태어날 세대들은 이런 고통을 더 이상 겪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벨라 하 씨는 특히 북한 체제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 즉 인권 현안을 개선해야 안보 등 다른 과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알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벨라 하 씨] “행사 시작 전에 물어봐요. 여러분 북한 하면 떠오르는 단어 세 가지가 뭔가요? 이렇게 물어보면 핵, 김정은, Isolation(고립) 이런 단어들이 나와요. 그럴 때 아 사람들의 이미지에 북한은 그냥 핵과 김정은이 전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인권적으로 다가가요. 사람이 사는 곳이다, 거기에도 아직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사실을 더 알리고 싶어 저의 스토리를 나눠요. 저희가 겪었던 것들 그리고 그 이벤트가 끝나고 나서 다시 한번 관객들한테 물어봐요. 여러분 북한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인가요라고 했을 때 이제 더 이상 핵과 김정은은 진짜 들어본 적이 없고요. 가족이나 희망 아니면 끈기 그런 단어들을 듣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하는 가장 큰 목적이 이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링크의 크리스 송 부국장은 이처럼 북한의 실상을 세계에 알리는 데 탈북민들이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데 대해 탈북민들의 세대교체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송 부국장]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분들의 성장이 사실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참여하셨던 분들이 지금 이미 김일혁 씨 같은 경우는 유엔 안보리에서도 최근에 연설을 하셨었고 또 주일룡 씨 같은 경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앞에서 같이 담화하는 시간도 가지셨고 굉장히 여러 방면에서 많이 일들을 하고 계신 분들을 제가 봅니다. 그리고 이분들이 다니시면서 나누는 스토리와 질의응답 그런 시간들을 통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북한에 대한 생각 그 시선이 굉장히 많이 바뀌는 것을 저희가 실시간으로 봅니다.”
과거 1세대가 북한 주민들이 겪는 참혹한 현실을 눈물로 알리고 관심을 호소했다면 젊은 세대는 영어와 전문 지식을 겸비해 더욱 적극적으로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은 유엔 안보리와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유엔 회의와 민간 행사에 참석해 자신들의 견해를 밝히고 정책도 제언하고 있습니다.
릴리 조 씨도 이러한 변화를 통해 더욱 자신감을 얻고 도전 의지도 다지게 된다고 말합니다.
[녹취: 릴리 조 씨] “저희는 먼저 전문 지식이 좀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1세대 분들 같은 경우에는 바로 오셔서 얘기를 하셨다면 저희 같은 경우에는 대학교에서 교육과정을 많이 공부했기 때문에 이제 전문 지식이 있고 또 영어라는 언어를 극복했고 이제 극복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전 세계 사람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어서 더 많은 활동을 하는 것 같습니다.”
벨라 하 씨는 북한 청년들의 잠재력이 풍부한 만큼 안팎에서 힘을 합쳐 북한을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벨라 하 씨] “(북한의 청년들은) 뭔가 생각도 힘들고 삶도 힘들고 그게 다 본인의 잘못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고요. 이렇게 밖에서도 많은 사람이 문을 두드리고 있으니까 그냥 좀 더 마음을 열고 그 문을 두드리는 것에 응답을 살짝씩 만 해주시면, 저희가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을 테니까 기다려 주세요.”
링크의 ‘옹호 펠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이들 탈북 청년 세 명은 28일 미국 국무부를 방문해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를 면담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