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3대뿐인 미군 공군 정찰기가 북한의 이른바 군사정찰위성 발사 약 1시간 30분 전부터 한반도 서해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이 로켓을 쏘기 전, 1단 추진체의 예상 낙하지점에서 대기하면서 발사와 폭발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항공기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플라이트레이더24입니다.
북한이 이른바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기 직전, 플라이트레이더24는 한반도 서해상에 미군 공군 정찰기 ‘RC-135S’ 코브라볼이 선회 비행중이던 상황을 포착했습니다.
코브라볼은 북한의 발사가 이뤄지기 약 90분 전인 27일 오후 9시 10분쯤, 중국 칭다오에서 동쪽으로 약 200km, 한국 신안 앞바다에서 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지점에 도착한 뒤 곧바로 선회 비행을 시작했습니다.
선회 비행은 약 3만 4천 피트 상공에서 동쪽으로 약 100km 비행했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이에 따라 지도상에는 코브라볼의 항적이 여러 개의 타원형 형태로 표시됐습니다.
코브라볼이 이 일대에서 선회 비행을 하면서 대형 원 4개를 막 그리던 오후 10시 44분경, 북한은 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실은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일본 정부에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하면서 추진체 등의 1~3차 추락 예상 지점의 좌표를 공개했으며, 이날 코브라볼이 선회 비행한 지역은 1단 추진 로켓의 낙하지점도 포함됐습니다.
코브라볼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임박한 시점, 1단 추진체의 낙하지점에서 대기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날 코브라볼은 북한의 발사를 약 3시간 앞둔 오후 7시 30분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출격했습니다.
전 세계에 3대뿐인 코브라볼은 탄도미사일 감지와 추적에 특화된 미군 공군 정찰기로 먼 거리에서도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를 포착하고 미사일 궤적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코브라볼은 이날 북한 로켓 발사 전 과정을 지켜보고, 로켓의 궤적을 추적하기 위해 해당 상공에 출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로켓은 1단계에서 공중 폭발해 코브라볼이 떠 있던 상공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코브라볼은 지난해에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시점에도 한반도 동해상을 비행한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