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동자들에 대한 감세 방안을 밝혔습니다. 프랑스를 국빈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 전사자 묘지에 참배하면서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박빙의 승부를 보여주는 미 대선 여론조사 결과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이어서 새로운 이민정책 시행 이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불법 이민자들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소득세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혔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선셋파크에서 열린 유세에서 팁에 부과하는 소득세를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면 팁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호텔 직원들과 팁을 받는 사람들은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바다는 올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경합주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진행자) 라스베이거스는 호텔이 많은 곳인데요. 호텔이나 요식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겨냥한 공약일까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내년 말에 만료되는 개인세금 감면도 영구적 조치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자신이 2017년 재임 시절 서명했던 조치입니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미 연방정부의 적자가 현재 예측하는 규모보다 10년 간 약 4조 달러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진행자) 재정적자가 예상되는 데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는 건가요?
기자) 그런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 참석한 유권자들에게 당신은 서비스직을 훌륭히 하고 있고 사람들을 돌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법률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팁을 소득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대로 팁을 소득에서 제외한다면 미국 정부의 적자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유한 미국인과 대기업에 대한 세금을 대폭 인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에서 밝힌 다른 발언은 없었나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의사당 공격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지지자들을 다시 한번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들을 ‘전사’라라고 부르면서 자신이 재선될 경우 이 사건을 재조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불법이민 문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헛소리’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환호했습니다.
진행자) 화제를 좀 바꿔보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시 보호관찰국과 화상 면담을 갖는다고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NYT)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보호관찰국 관계자와 화상 면담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보호관찰국과 진행하는 이런 면담은 어떤 이유로 왜 하는 것인가요?
기자) 이번 면담은 보호관찰국이 법원에 제출하는 선고 권고안을 준비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선고 전에 이런 면담을 하는 일반적인 목적은 판사에게 피고인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범죄에 대한 적절한 처벌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보고서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보고서 작성은 심리학자의 몫이고, 피고인과 가족, 친구는 물론 범죄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면담합니다.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왜 자신이 더 가벼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프랑스를 방문하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 소식, 보겠습니다. 현지 미군 묘지를 찾았다고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프랑스 북부 벨로에 있는 앤마른 묘지를 찾아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한 미군 장병들을 추모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가 유럽에서 주요 전투에 참여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면서 우리가 맺은 동맹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곳이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인가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차이점을 강조하기 위한 일정을 이어갔다는 보도가 있던데요.
기자) 앤마른은 1918년 벨로숲 전투에서 독일 군에 맞서다 전사한 미 해병대원 약 1천800명을 비롯해 2천289명의 미군 전사자가 안장된 곳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8년 11월에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참석하기로 했던 앤마른 묘지 방문을 취소한 적이 있었습니다. 취소 사유는 당시 악천후로 헬리콥터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길에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동맹을 과시했는데, 이런 부분도 미국 국내 정치와 관련이 있는 걸까요?
기자) 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앤마른 묘지 방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우방과의 '굳건한 동맹'이라는 노선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유권자들에게 부각하기 위한 행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취했던 '고립주의'와는 다르다는 거죠. 이와 관련해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강력한 동맹을 유지하려고 노력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비판하고, 국방비를 더 지불하지 않으면 미국은 회원국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위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미국 대선에서는 이민 문제가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인데, 바이든 행정부가 별도의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 언론들은 최근 백악관이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불법 이민자들에게 임시 법적 지위와 취업 허가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법 이민자 보호 조치를 제정하는 동시에 별도의 행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는 약 110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진행자) 이런 사람들을 구제한다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건가요?
기자) 언론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관련 보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치가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언론들은 자격을 갖춘 개인에 대한 신속한 구제를 보장하고, 보다 자비로운 이민체계를 구축한다는 행정부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은 미 대선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유죄 평결 속에서도 박빙의 선거 구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요.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오차범위 이내이기 때문에 누가 더 우세하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 전국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앞섰지만, 경합주에선 1%p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BS’ 방송과 유고브가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50% 지지를 받아 49% 지지를 받은 바이든 대통령을 1%p차로 앞섰습니다. 하지만 경합주에서의 지지율은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1%p 높게 나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50%로, 49%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높았습니다. 유고브는 인터넷 기반의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입니다. 조사는 지난 5일부터7일까지 미국 성인 2천6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요, 오차범위는 플러스 마이너스 3.8%p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평결이 지지도에 영향을 미쳤나요?
기자) 아닙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지만 지지율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55%는 평결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질문에 '중요 요소가 아니'라고 밝혔고요, '주요 요인'이라고 한 응답자는 28%, '미미한 요인'이라고 답한 유권자는 17%였습니다.
진행자) 유권자들은 그럼 어떤 이슈에 관심이 큰가요? 아무래도 경제인가요?
기자) 네. 유권자들은 유죄 평결보다 경제(81%), 물가(75%), 민주주의 (74%), 범죄(62%), 국경(56%), 총기(52%) 같은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죄 평결이 주요 쟁점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8%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통상 흑인과 여성들 사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지지도가 높고, 고령이거나 고졸 이하 백인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하다고 하는데요.
기자) 네.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그런 경향성이 나타났습니다. 말씀 하신 이외에 이런 항목도 있습니다.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에게 투표하겠다'고 한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는 54%로, 지난 3월 여론조사 때보다 7%p 늘었습니다. 반면 '바이든이 좋아서'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3월 31%에서 27%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두 후보의 이미지도 큰 변화는 없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효과적이고, 강인하다, 활력이 넘친다, 유능하다 같은 이미지로 여겨집니다. 이런 틀 안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도 더 많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인적인 호감도와 자비로운 이미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싫어하더라도 여전히 그에게 투표는 하겠다는 유권자들도 있는 만큼, 호감도 격차는 투표 선호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CBS’는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불법 이민자 정책 관련 뉴스입니다.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오는 불법 이민자 수가 감소했다고요.
기자) 미국 국경순찰대는 지난 7일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오던 불법 입국자가 약 3천100명 수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숫자는 전날보다 약 20% 감소한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국경순찰대 관계자는 확실한 추세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새 정책의 초기 성공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 정책이 일부 불법 이민을 억제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민 문제는 이번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인데요. 바이든 행정부가 이민을 제한하는 새로운 조치를 취한 것이 지난 주 였는데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넘는 이민자 수가 하루 평균 2천500명을 넘으면 이민 신청을 중단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국이 이민자들을 신속하게 추방하거나 멕시코로 돌려보낼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뒤로는 하루에 국경을 넘는 이민자 수가 1천500명으로 감소할 경우에 국경을 다시 연다는 것입니다. 1일 평균 이민자 수는 1주일 단위로 계산합니다. 미국 관리는 5일 이후 하루에 2천명 이상이 ‘신속 추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전 정부의 제한적인 이민정책을 뒤집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 됐네요.
기자) 네, 새로운 정책은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나 심각한 의료 또는 안전 위협에 직면한 사람, 인신매매 피해자에 대한 예외는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시민자유연맹(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은 9일 이번 조치가 트럼프 시대의 망명 제한 조치와 유사하다면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이민자권리프로젝트 리 겔런트 씨는 성명을 통해서 “트럼프가 그랬을 때 그것은 불법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불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행정부는 이 소송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요?
기자) 국토안보부의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장관은 9일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이 제기하는 소송에 맞서 정책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 단체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정책의 합법성을 지지하며, 우리는 국경을 확보하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취약한 사람들을 착취적인 밀수업자의 손에서 보호해야 하는 인도주의적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의 이번 정책에 대해 공화당은 매우 비판적인 입장이었는데요.
기자) 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 관리에 실패해 불법 이민자가 크게 늘고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9일에도 텍사스 주의 그레그 애벗 주지사가 폭스뉴스의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정책이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새로운 정책이 실제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도록 끌어들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도 사람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을 만큼 이민자 숫자가 낮게 유지될 것인지, 당국이 목표를 달성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