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실은 러시아가 북한에 고도의 정밀무기를 제공하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한 당국은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과신하며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한일 북핵 대표들은 북러 군사협력 심화는 동북아는 물론 유럽을 위협한다고 규탄하며 공동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한국 대통령실의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한국의 ‘KBS’ TV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 방침과 관련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장 실장은 관련 질문을 받고, 러시아 측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러시아가 고도의 정밀무기를 북한에 준다고 하면 우리에게 더 이상 어떤 선이 있겠는가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 정부도 제한 없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장 실장은 이어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제공을 검토하고 있는 무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여러 조합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무엇을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러시아에 대한 우리의 레버리지를 약화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확히 밝힌 발표 내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를 재검토한다’였다며, 우리가 밝힌 경고에 대해 러시아가 앞으로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우리의 무기 지원이 달라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장 실장은 또 한러 관계에 대해 우리 혼자 관리하는 것이 아니고 러시아도 상응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우크라이나 전쟁 후 한러관계를 복원 발전시키고 싶으면 러시아 측이 심사숙고하라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초정밀 무기 공급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한 당국은 북러 조약 체결 이후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커트 캠벨 미구 국무부 부장관과 김홍균 한국 외교부 1차관은 24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상호 군사경제 협력을 강화키로 한 데 대해 엄중한 우려와 강력한 규탄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캠벨 부장관은 북러 불법 군사협력 강화 등 안보 위협에 대응해 한국 측이 취하는 어떠한 조치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또 북한이 불법적인 북러 협력을 과신하며 추가 도발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굳건한 확장억제를 바탕으로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정 박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와 조구래 한국 외교부 외교정보전략본부장,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미한일 북 핵 대표는 24일 유선협의를 하고 북러관계 동향에 대해 논의한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미한일은 북한에서 러시아로의 지속적인 무기 이전을 포함한 북러 간 군사 협력 심화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며, 이러한 무기 이전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연장시키고,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며, 동북아시아와 유럽의 안정을 위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미한일은 지역과 세계 안보에 대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고 상황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외교와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할 의사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과 협상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