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블링컨 국무장관 “이스라엘-헤즈볼라 확전 안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일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과 미국의 리더십’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군사적 충돌을 막는데 단호한 결의를 갖고 있다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일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에 “누구도 실제로 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모멘텀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레바논 남부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 긴장 수위도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 “누구도 전쟁 원치 않아”

이에 관해 블링컨 장관은 “레바논은 확실히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이날 밝히고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이란도 전쟁을 원하리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헤즈볼라가 파멸하지 않길 바라는 이란의 입장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래야 이란이 필요할 때 헤즈볼라를 카드로 쓸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가자지구 휴전 “달성 가능”

블링컨 장관은 그러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충돌할 모멘텀은 현실이라면서, 확전 방지를 위해서라도 가자지구 휴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앞서 제시한 휴전안을 거론하면서 “달성 가능하다” 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하마스를 빼고 전 세계가 그것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하마스 측의 수용을 촉구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하마스가 조건을 부과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전에 동의한 포지션을 바꿔 골대를 옮기며 더 얻으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중국 ‘경쟁과 협력’

블링컨 장관은 이날(1일) 대담에서 중국에 관한 발언에도 상당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중국의 러시아 군수산업 지원에 대해 “중국은 위협에 연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러시아에 직접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가 수입하는 공작기계의 70%,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초소형 전자공학 기술 제품)의 90%가 중국에서 간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러시아 군수산업에 활용되며,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돕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글로벌 정책 목표에 관한 질문에 “중국의 목표는 분명하다” 며 “향후 수십 년 동안 국제 시스템에서 주도적이고 지배적인 국가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들은 세계 미래에 대한 다른 비전을 갖고 있고, 우리는 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우리가 미래를 만드는 국가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중국과 협력할 분야는 협력하겠다며 향정신성 의약품인 펜타닐 대응 등을 협력 분야로 거론했습니다.

◾️나토 미래 “유럽 정세와 무관”

블링컨 장관은 2년을 넘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 관해 “유럽 국가들이 냉전 이후 직면한 가장 큰 안보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유럽 각지 선거에서 우파가 세력을 키우는 것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미래에 미칠 영향에 관해서는 “(나토는) 지난 3년간 분명한 궤적 위에 있었으며 현재 유럽 정치 상황과 무관하다”고 평가하면서 “이것이 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오는 9~11일 워싱턴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 안보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지역 4개국도 초청했습니다.

◾️ 대선 TV 토론 여파 차단

블링컨 장관은 한편, 지난 주 미국 대선 첫 TV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대해, 외교 무대의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세계가 하룻밤이 아니라, 지난 3년 반동안 경험한 것이 바이든의 리더십”이라면서 “(세계) 사람들은 지난 3년 반 (미국의) 정책과 정책 선택을 지켜봤으며 그들은 대부분 바이든 대통령이 추구하는 정책과 선택을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세계의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 3년 반 미국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을 반복해서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것은 그냥 일어난 일이 아니고 미국의 정책·관여의 산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