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푸틴, 베트남 국빈방문 '협력 강화'...헤즈볼라 "전쟁 발발하면 이스라엘 안전한 곳 없어"


20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이 하노이 주석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20일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이 하노이 주석궁에서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북한 방문을 마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년 만에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베트남과 러시아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일련의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지도자는 만일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이스라엘에 “안전한 곳은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인데요. 지난해 강제로 살던 곳을 떠난 사람이 전 세계에서 1억1천 800만 명에 달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베트남 권력 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의 초청에 따른 건데요. 푸틴 대통령은 북한 방문을 마치고 바로 베트남으로 이동해 현지 시각으로 이날(20) 새벽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도착했습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꽤 오랜만에 베트남을 찾은 거라고요?

기자) 네. 지난 2017년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국빈 방문은 2013년 이후 11년 만의 일입니다.

진행자)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래 외교 행보를 거의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 베트남을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이 점점 더 심화함에 따라, 오랜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되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베트남 도착 당일인 20일, 하노이 주석궁에서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과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진행자)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푸틴 대통령은 또 럼 국가주석과 국제 현안들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 베트남의 입장은 대체로 일치하거나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 상황에 대한 논의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에 기초해, 신뢰할 수 있고 적절한 지역 안보 체계를 구축하는 것에 대한 상호 관심을 공유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여기에 ‘선택적인 군사-정치적 블록’을 위한 공간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선택적 군사-정치적 블록’이라는 게 뭘까요?

기자) 서방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하면서 냉전 종식 이후 서방과의 대립이 최고조에 달해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베트남과 포괄적·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 모스크바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또 럼 베트남 국가주석은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또 럼 국가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새 임기 시작을 축하하고 ‘러시아의 국내 정치 안정’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취임식을 하고 집권 5기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또 럼 주석은 또, 베트남은 지역 및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일련의 협정도 체결했다고요?

기자) 네. 두 지도자는 이날(20일) 교육, 과학기술, 석유 및 가스 탐사, 보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련의 합의문에 서명했습니다. 두 지도자는 또, 베트남에 원자력 과학 기술 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로드맵을 만들기로 합의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기업들이 베트남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도 투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푸틴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협력을 강화하고 나서는 모양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워싱턴 민간 연구기관 윌슨센터의 프라샨트 파라메스와란 연구원은 AP통신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에서 고립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고, 베트남은 새로운 파트너들과 관계를 다양화하면서도 핵심 전통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베트남과 러시아는 오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죠?

기자) 네. 양국은 1950년부터 수교를 맺어왔고요. 올해는 베트남과 러시아 간 ‘우호 관계’ 조약이 체결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런 오랜 역사와 영향력의 흔적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비롯한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소련식 옛날 아파트들도 있고요. 하노이 중심가 공원에는 소련 초대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 동상도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현재 베트남은 중립 외교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느 강대국에도 휘둘리지 않고 독자적 외교 노선을 걷겠다는, 이른바 ‘대나무 외교’ 정책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푸틴 대통령 방문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방문은 베트남이 독립과 자립, 다변화, 다자주의 정신으로 외교 정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베트남과의 관계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는 양국 행보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은 푸틴 대통령에게 외교의 장을 열어준 베트남 정부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하노이 주재 미국 대사관은 17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어떤 나라도 푸틴 대통령에게 그의 침략전쟁을 홍보하고, 그의 잔학행위를 정상화하는 것을 허용할 발판을 제공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도 격상됐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9월 바이든 대통령 방문에 맞춰 미국과 베트남은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습니다. 중립 노선을 표방하는 베트남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최고 단계입니다. 현재 베트남과 러시아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고요. 베트남과 한국 관계도 그렇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초 예정보다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일정이 짧아졌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푸틴 대통령은 19일과 20일 이틀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베트남 방문에 앞서 들른 북한에 늦게 도착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19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하고 양국 관계를 격상하는 내용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는데요.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일 공개한 ‘조약 전문’에 따르면 양국은 쌍방 중 한 쪽이 전쟁 상태에 놓이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푸틴 대통령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푸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하루 일정으로 끝나게 됐습니다. 베트남 국부 호찌민 묘소 헌화, 응우옌 푸 쫑 서기장과 팜민찐 총리 등 베트남 지도자들과의 회담 등에 이어, 국빈 만찬을 끝으로 베트남 방문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일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이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영상 추도식을 갖고 있다.
19일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이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영상 추도식을 갖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동으로 가봅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지도자가 이스라엘을 향해 경고성 발언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가 19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에 전쟁이 발발하면 이스라엘 그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고위 지휘관을 잃었는데요. 나스랄라는 이날 텔레비전으로 방영된 추모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이웃 나라들과 전쟁이 발생하면 “우리의 미사일과 드론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없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로 들리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헤즈볼라는 전날(18일) 이스라엘 내부 깊숙한 민감한 장소를 촬영한 드론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나스랄라는 연설에서 양측 간의 산발적 전투가 더 광범위한 갈등으로 변할 경우, 정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목표물들’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나스랄라는 또 “우리는 이제 새로운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말도 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새로운 무기인가요?

기자) 나스랄라는 어떤 무기인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적들은 우리가 최악의 상황에 대비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 어느 곳도 우리의 로켓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되풀이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내놨습니까?

기자)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무기를 잘 알고 있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축했습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총참모장은 19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 근처를 방문하는 동안, 관련 질문에 “적은 우리 능력의 극히 일부만 알고 있다”면서 필요한 시점이 되면 그걸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이 발발한 이래 계속 공습을 주고받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는 전쟁 발발 초기부터 이스라엘과 전투를 벌이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지원에 나섰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레바논에서 적어도 400명 이상 사망했는데요. 대부분은 헤즈볼라 전투원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80명 이상의 민간인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스라엘 쪽에서는 군인 16명과 민간인 11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양측의 갈등 와중에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가 떠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키프로스는 가자지구에서 북서쪽으로 약 370km 떨어진 섬나라인데요.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가자 주민들을 위한 구호품 전달 통로가 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는 이날(19일)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도록 키프로스가 공항과 기지를 제공할 경우, 키프로스도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키프로스 정부는 즉각 키프로스는 어떠한 전쟁이나 분쟁에도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들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아동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사진)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들이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난민 아동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6월 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인데요.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해마다 난민이 증가하는 추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세계 난민의 날에 즈음해 최근 전 세계 난민들의 실태를 다룬 보고서 ‘Global Trend 2023’을 발표했는데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강제로 살던 터전을 떠난 사람의 수가 1억1천730만 명에 달했습니다. 2022년에는 1억 840만 명으로 집계됐으니까 1년 새 약 1천만 명이 더 발생한 셈입니다.

진행자) 강제로 이주를 겪은 사람 범위에는 반드시 난민만 포함되는 게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난민을 비롯해 국내 실향민, 망명 신청자 등이 포함됩니다. 유엔이 정의하는 난민은 ‘인종과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 소속, 또는 정치적 견해 등에 따른 박해의 공포로 고국이나 출신지로 돌아갈 수 없거나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진행자) 그 가운데서 국내 실향민이 가장 많다고 하죠?

기자) 네. 분쟁이나 폭력을 피해 살던 터전을 떠났지만, 국외로는 갈 수 없어, 국내를 떠돌고 있는 실향민들이 전체 절반 이상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실향민은 6천800만 명에 달했고요. UN 기준 난민은 3천200만 명, 망명 신청자는 690만 명 정도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난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는 어딘가요?

기자) 아프가니스탄입니다. 640만 명 넘는 사람이 108개국에 수용돼 있는데요. 이는 전년도보다 약 74만 명, 13%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전체 난민의 약 73%가 불과 다섯 개 나라에서 발생했는데요.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남수단입니다.

진행자) 반면 이들을 많이 수용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요?

기자) 이란과 튀르키예, 콜롬비아, 독일, 파키스탄이 난민들이나 국제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많이 수용하고 있습니다. 특기할 점은 중∙저소득 국가들의 수용률이 75%에 달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러고 보니 난민이나 국제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많이 수용하는 상위 5개국 가운데서 선진국은 독일밖에 없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배경을 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제 이주민들은 주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에서 많이 발생하는데요. 이들 나라 국민이 전쟁이나 폭력을 피해 터전을 떠난다 해도 비행기 같은 고가의 이동 수단을 통해 유럽 등 선진국으로 가기는 힘들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러다 보니 대개는 육로로 갈 수 있는 이웃 국가로 가게 된다는 거군요.

기자) 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강제 이주민의 약 69%가 이웃 나라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지난해 약 610만 명은 살던 곳이나 고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들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220여 명입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04년 의회가 제정한 북한인권법을 근거로 탈북 난민들을 수용해 왔습니다. 한편 UNHCR은 올해 세계 난민의 날의 주제로 ‘난민과의 연대’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UNHCR은 난민들에 대한 관심과 기부, 소셜미디어를 통한 연대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서 마칩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