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에 나포된 제3국 선박이 북한 서해에서 불법 환적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VOA는 이 해역에서 벌어지는 ‘선박 간 환적’ 사례를 여러 차례 포착해 보도했는데, 이들 선박이 금수품을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 3월 한국 정부에 의해 나포된 선적 미상 선박 ‘더 이(De Yi)’호가 새로운 정박지로 옮겨져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VOA는 18일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자료를 분석해 더 이호가 부산을 떠나 묵호항의 한 부두에 정박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더 이호의 이동 사유가 대북제재 의혹 해소 때문인지, 추가 조사를 위해서인지 불분명했는데, VOA 보도 직후 한국 외교부가 정례 브리핑을 통해 관련 내용을 밝힌 것입니다.
임수석 / 한국 외교부 대변인 (18일 정례브리핑)
“해당 선박에 대한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이번 선박의 (묵호항) 이동은 안전 등을 감안하여 이루어진 조치입니다. 관련하여 공유할 사항이 있게 되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외교부는 별도의 이메일을 통해 VOA의 관련 질의에 대해 해당 브리핑 내용을 참고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더 이호는 지난 3월 30일 전남 여수항 인근 해상에서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나포된 선박입니다.
외교부는 VOA가 더 이호 관련 보도가 나간 이날, 더 이호와 관련해 취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더 이호의 소유 회사인 홍콩 소재 ‘HK 이린’사와 더 이호와 선박 간 환적을 벌인 북한 선박 덕성호를 대북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또 더 이호와 덕성호가 올해 3월 북한 서해 석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산 석탄을 환적했다는 내용도 이번 보도자료를 통해 새롭게 공개했습니다.
VOA는 위성사진을 통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석도 인근 해상에서 수십 건의 환적 장면을 포착했는데, 이곳에서 벌어지는 환적이 실제로 불법 행위로 드러난 것입니다.
한국 외교부가 이같은 사실을 밝히면서 한국 정부는 북한 해역에 진입한 제3국 선박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가 이후 한국 인근 해상에서 나포하는 등 대북제재를 적극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닐 와츠 / 전 유엔 안보리 대북재제위 전문가패널 위원 (지난 4월)
“한국은 유엔 제재 이행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가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활동을 중단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닐 와츠 전 위원은 한국의 제 3국 선박 나포는 대북제재 감시 체계가 여전히 작동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