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년들, 미 유엔 차석대사 면담 … 북한 인권 개선 방안 건의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가 30일 탈북 청년들을 만나 북한을 탈출한 그들의 이야기와 북한의 억압적인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 X

탈북 청년들이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를 만나 북한 인권 개선 방안에 대한 제안을 했습니다. 미국은 이들 젊은 탈북자들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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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청년들, 미 유엔 차석대사 면담 … 북한 인권 개선 방안 건의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는 30일 인터넷 사회 관계망 서비스 ‘X’를 통해 “로버트 우드 대사가 오늘 북한 청년 지도자 총회 회원들을 만나 북한을 탈출한 그들의 이야기와 북한의 억압적인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북한의 인권 침해와 학대를 밝혀낸 이 젊은 지도자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USUN X] “Today, Ambassador Robert Wood met with members of the North Korean Young Leaders Assembly, who shared their stories fleeing the DPRK and its repressive policies. The United States applauds these young leaders for their bravery and courage to shed light on Pyongyang’s human rights violations and abuses.”

탈북 청년들로 구성된 ‘2024 북한 청년 지도자 총회’ 회원 9명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로버트 우드 차석대사를 만나 1시간가량 면담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리정호 씨의 아들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에서 근무했던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연구원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드 대사와 만나 탈북 동기와 과정, 미국과 한국 등에서의 정착 과정, 청년 지도자 총회 설립 동기와 목적,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제안 등을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새로운 리더들로서 북한의 새 미래를 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고, 우드 대사는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과 입장, UN에서의 활동을 소개하고 제안들을 경청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유엔의 대북 제재 전문가패널 활동이 종료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막기 위한 대북 제재 패널 설립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해 핵과 미사일 개발 등의 자금을 조달할 뿐 아니라 첨단 기술도 빼내는 등 그 폐해가 크고, 러시아와 중국도 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는 겁니다.

[녹취: 이 연구원] “그래서 사이버 범죄가 이루어지는 이 공간이 중국과 러시아가 되고 중국과 러시아에서 인터넷을 북한에 제공을 합니다. 인터넷 액세스를. 중국이나 러시아가 어떻게 보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도 생기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이 사이버 범죄 관련 대북 제재 패널에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북한 인권 실태에 대해 증언했던 탈북 청년 김금혁 씨는 우드 차석대사에게 유엔 기구에서 탈북 청년들이 일할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유엔 식량농업기구 등 유엔 기구에 탈북 청년들이 전무한 형편인데 이런 유엔 기구에 훈련받고 교육 받아 잘 준비된 탈북 청년들이 일할 수 있다면 단순히 북한 실태에 대한 증언자로서가 아니라 정책이나 활동 계획 입안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접근을 할 수 있을 가능성에 대해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는 북한 정권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며 “또 한편으로 북한에 있는 청년들에게도 상당히 희망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금혁 씨] “(북한) 청년들에게 자유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충분히 그런 역량을 국제기구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또 국제기구에서도 스태프로서 그런 굵직굵직한 일들을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라는 그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다∙∙∙.”

최근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서현 씨는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도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지하 비밀 감옥에 IT 노동자들을 강제로 수감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합법적으로 비자를 받아 중국에서 일한 노동자들인 만큼 이들이 망명을 신청하면 중국 정부가 강제 북송하지 못하도록 유엔 차원에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서현 씨] “합법적으로 중국에 나와 있는 북한 사람들이 망명을 요구할 시에 국제법에 따라서 이들이 중국에서 주장하듯이 불법적으로 중국 땅을 넘어온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의 망명을 중국이 받아들여줘야 한다. 따라서 북송을 할 명분이 안 선다는 거였습니다.”

면담에 참석한 탈북 청년들은 우드 차석대사가 이들의 제안을 꼼꼼히 받아 적으면서 실행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이들 탈북 청년들은 29일엔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의 초청으로 북한 인권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유엔 주재 한국 대표부는 전날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인 ‘X’에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는 29일 탈북 청년 단체인 ‘North Korean Young Leaders Assembly’를 초청하여 유엔 주재 각국 대표부, 유엔 직원들과 함께하는 북한인권간담회를 개최했다”면서 “이번 행사는 유엔 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확산하기 위해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김상진 차석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북한 인권유린의 생존자로서 탈북 청년들이 자신들의 경험에 대해 증언하고자 하는 용기를 높이 평가하고, 이들의 이야기가 확산됨으로써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유엔 내 관심이 제고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