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일 러시아와의 수감자 맞교환으로 풀려난 자국민들을 한밤중에 직접 마중 나가 환영했습니다.
이번에 석방된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와 미 해병대 출신 폴 윌런 씨, 그리고 알수 쿠르마셰바 자유유럽방송(RFE/RL) 기자는 이날 밤 11시 45분(미 동부시각)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 기지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을 태운 항공기가 착륙할 때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기체 출입구 계단 아래에서 기다렸습니다.
가장 처음 내린 윌런 씨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거수 경례를 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어떻게 지내셨냐”며 환영했습니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과 차례로 포옹하며 담소했습니다.
쿠르마셰바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과 인사한 뒤 가족에게 달려갔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에게 다가가 쿠르마셰바 기자의 딸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이들 귀환자 3명이 가족들과 재회하는 장면을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 동맹국에 감사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 취재진에게 “기분이 좋다, 오래 걸렸다”고 소감을 밝히고,석방 과정에 협력한 동맹국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이번 수감자 교환 협상에는 독일과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튀르키예 등이 관여했습니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후보로 확실시되는 해리스 부통령은 “특별한 날”이라며 “외교의 힘을 이해하는 대통령이 존재함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놀라운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 6년6개월 ~ 16년 징역형
이번에 풀려난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지난해 3월 러시아 우랄산맥 인근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 도중 체포돼 간첩 혐의를 받았고, 지난달 19일 유죄 판결로 징역16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윌런 씨는 지난 2018년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서 16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쿠르마셰바 기자는 지난해 6월 2일 러시아 중부 타타르스탄 공화국의 카잔 공항에서 임시로 구금돼 ‘외국 대리인법' 위반 혐의를 받았고, 지난달 러시아군에 관해 허위 정보를 퍼뜨린 행위 등의유죄 판결로 징역 6년 6개월 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러시아·벨라루스 16명-서방 8명 석방
이번 수감자 교환은 이들 미국인 3명을 포함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억류 인사 16명을 석방하고, 그 대가로 서방 측이 8명을 풀어주는 형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서방에서 풀어준 사람은 독일에서 수감 중이던 바딤 크라시코프 씨와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해커 로만 셀레즈코프 씨 등이 포함됐습니다.
크라시코프 씨는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출신으로, 지난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전 체첸 반군 지도자 젤림칸 칸고슈빌리를 살해한 사건으로 2021년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습니다.
셀레즈코프 씨는 지난 2017년 500개 넘는 사업체를 해킹해 신용카드 번호 수백만 건을 훔쳐 웹사이트들에 판매한 일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징역 27년 형과 함께 피해자들에게 1억7천만 달러에 달하는 피해 보전금을 낼 것을 명령받았습니다.
◾ 최근 수감자 교환 사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역사상 가장 크고 복잡한 교환을 성사했다"며 이번 수감자 교환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푸틴(러시아 대통령)과 직접적 관여는 없었다"면서 "러시아 공직자들과 광범위한 접촉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러시아측 협상 대상을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 2022년 미-러 양국은 러시아에서 경찰관 폭행 혐의로 복역 중이던 미국인 트레버 리드 씨와 러시아인 마약 밀매범 콘스탄틴 야로셴코 씨를 맞바꿨습니다.
앞서 1986년에는 미국 언론인 니컬러스 다닐로프 씨와 옛 소련 물리학자 제나디 자하로프 씨를 교환한 사례가 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