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백승주 전 국방차관 “북한 체제는 노동당과 장마당 대결에서 결정된다”

  • 최원기

백승주 전 한국 국방부 차관. (자료사진)

북한 체제는 결국 노동당과 장마당의 대결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한국의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이 말했습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난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을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 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시절 남북한이 맺었던 9.19 남북 군사합의가 파기됐습니다. 군사적 긴장이 더 고조될까요?

백승주) 큰 의미는 없습니다. 왜냐면 그 때 합의를 하고나서 창린도에서 김정은이 포사격 지시를 했는데, 그것은 북한이 스스로 합의를 파기한 겁니다. 이미 군사합의는 깨진 겁니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기자) 북한군은 최근 휴전선 일대에 방벽, 지뢰 매설, 불모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의도를 어떻게 봐야할까요?

백승주) 기본적으로 북한이 치부, 약점을 노출시키는 겁니다. 원래 지뢰 매설은 침공에 대비하는 것인데, 북한은 자기 병사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겁니다. VOA 라든지 북한에 대한 외부 사조 유입에따른 북한 장병들이 남쪽으로 탈출을 막기위한 겁니다. 어찌보면 이 것은 북한의 굉장히 약한 모습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00㎜ 초대형방사포와 순항미사일 화살-1형·화살-2형, 단거리탄도미사일 화성-11형 등에 탑재 가능한 전술 핵탄두 ‘화산-31’(오른쪽 아래)을 살펴봤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기자) 북한은 지난해 한국을 겨냥한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공개했습니다. ‘화산-31’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백승주) 제가 볼 때는 핵무기 체게 완성 관점에서 볼때 핵무기는 있는데, 그것을 자기가 원하는 시기, 장소 등 목적에 맞게 (투발)하는 것에는 자신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북한이 미사일을 고도화하면서 액체연료 대신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 준비 시간이 짧아진 것인데, 한국군의 ‘킬체인(kill chain)’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막을 수 있을까요?

백승주) 액체 연료의 약점은 상대방이 탐지능력 면에서 액체 연료 주입 시간을 통해 발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기습적인 방법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것이죠. 그래서 북한은 가장 자신없는 부문에서 러시아에서 도입을 원하는 것 아닌가. 아직은 투발에 대해 원하는 시기, 원하는 목표지점에 대해 투발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없는 것 아닌가.

기자) 그러면 고체연료를 쓰면, 액체연료를 쓸 때보다 시간이 어느 정도 줄어듭니까?

백승주) 액체연료는 보통 하루 이상의 발사 준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가 탐지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고체연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탐지할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기자) 신원식 한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로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백승주) 사실 북한의 7차, 8차, 9차 핵실험은 군사적으로 별 의미는 없습니다. 왜냐면 이미 6차례의 핵실험으로 이미 핵무기를 확보했기 때문에, 7차 핵실험은 트럼프와 약속을 완전히 파기한다는 측면이 있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7차 핵실험에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국제역학의 변화를 가늠하는 잣대는 되지 않겠나.

기자) 북한은 대북 제재도 풀고 핵보유국 인정도 받는 ‘파키스탄 모델’을 원하는 것같은데, 가능할까요?

백승주) 제가 2012년에 북한 학자들을 만났을때 노골적으로 자신들은 ‘파키스탄 모델을 원한다’고 했습니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을 개발하고 핵실험을 했는데, 9.11테러 때문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해야하기 때문에 핵을 인정하고 200억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핵을 인정하고 제재를 완화하길 바라는데, 미국은 이에 전혀 관심을 안보였지만, 트럼프가 들어서면 트럼프가 북한에 약간 사기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난달 28일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 미노루 키하라 일본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부터)이 일본 국방부에서 열린 일-미-한 3자 국방장관 회의 이후 서명한 미한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MOC)를 들고 있다.

기자)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28일 도쿄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성 대신과 역사상 첫 미한일 국방장관회의를 가졌습니다. 미한일 군사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보시는지요?

백승주) 한국과 미국은 안보군사동맹을 맺고 있고, 일본과 미국은 양자 군사동맹 조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안보협력을 강화하면 돈을 덜 들이고 동북아에서 패권을 추구하는 전략이기때문에, 또 한미일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 협력을 해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안보협력이 지금보다 더 긴밀해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 주재 왕야진 중국대사가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에 불참했습니다. 왜 북중 간에 이상기류가 발생한 것일까요?

백승주) 사실 지금 시진핑과 김정은 관계가 안좋습니다. 폼페오(전 국무장관)가 쓴 회고록을 보면 김정은이 중국을 비난하는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중국은 울며겨자먹기로 북한을 돕고 있지만 북한과 감정의 골이 깊어져서, 이런 부분이 반영돼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29일 평양의 국방과학원을 방문했다.

기자) 이번에는 북한 내부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몸무게가 140kg에 달하는 초고도 비만 상태”라고 밝혔는데, 만일 김 위원장이 쓰러지면 북한 권력은 누가 잡을까요?

백승주)신비에 쌓인 첫 아들 문제가 있는데, 북한 체제의 특징상 백두혈통, 김씨 가문 속에서 (후계자를)옹립하지 않겠나. 김주애도 그 중 하나로 봐야 합니다. 최근 망명한 쿠바 북한 대사관 리일규 참사관의 말을 들어보면 최근 여성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김주애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 다른 국가에서는 최고 지도자가 쓰러면 군부가 권력을 잡는데, 북한에서도 군부가 권력을 잡지 않을까요?

백승주)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많은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군부 등이 외부세계 사정에 대해 둔감하고 잘 모릅니다. 내부의 권력 체제 변화는 지금 상황에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기자) 북한 당국은 2020년 12월에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을 만들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장마당 세대와의 갈등을 겪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갈등이 장차 어떻게 될까요?

백승주) 북한에도 미국의 민주당, 공화당 처럼 2개의 당이 있습니다. 노동당과 장마당이 대결하고 있는데, 장마당의 세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는 장마당이 승리한다고 봅니다. 그 승리하는 날이 한반도 체제를 바꿀 것으로 봅니다.

지금까지 한국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으로부터 북한의 대남 군사적 위협과 대책 그리고 북한 내부 상황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