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러시아 본토 1~2㎞ 더 진격”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14일 러시아 국경 근처 쿠르스크 지역에서 작전을 펼친 후 복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공격 9일째인 14일 여러 방면에서 1~2㎞를 더 진격했고 1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을 생포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화상보고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리며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관할 마을 74곳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13일)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74개 정착지에서 점검과 안정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어려움과 격렬한 전투에도 우리 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진군을 이어나가고 있고 교환 자금(평화 협상 여건)이 두둑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수자 마을 완전 장악”

14일 우크라이나 국영 TV는 국경에서 러시아 내부 약 10km 지점에 있는 수자 마을 관공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국기를 내리고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는 장면을 방영했습니다.

이 방송은 자국군이 이 마을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접경지역인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 진입한 뒤 본토 공격을 계속하면서, 벨고로드와 브랸스크 등지에서도 작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러시아 영토 1천㎢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힌 우크라이나군은 다음 날에는 하루 동안 3㎞를 진격해 40㎢를 추가 장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2일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서 최소 800㎢ 면적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평화 복원에 동의하면 본토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 지상전 + 드론 공격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 지상전에 더해, 러시아 본토 곳곳에 대규모 드론(무인 항공기) 공격도 감행했습니다.

14일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쿠르스크와 벨고로드, 보로네시, 니즈니 노브고로드, 볼고그라드 등 8개 주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날아온 드론 117대와 미사일 4기가 격추됐습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까운 거의 모든 주가 드론 공격의 대상이 됐습니다. 남서부 접경지는 물론 본토 깊숙한 곳에 있는 지역도 공격 받았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텔레그램 성명에서 “밤새 방공군이 우크라이나 전술미사일 4기와 드론 117대를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 전쟁 양상 변화

러시아는 국경을 넘어온 우크라이나 군을 몰아내겠다고 지속적으로 천명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7일과 9일, 12일까지 세 차례 상황 점검 회의를 여는 등 급박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쿠르스크주와 인접한 벨고로드주가 주 차원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통해, 2022년 2월 개전 이후 고정됐던 전쟁의 양상이 본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요 매체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3일 미국 관리들을 인용,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진군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있는 병력 일부를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침략군(러시아군) 병력을 재조정하게 만든 첫 번째 신호라고 이 신문은 해설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러시아군 병력이 이동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