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반쪽 행사로 치러진 광복절

15일 한국 서울 보신각 앞에서 진행된 광복절 행사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한국 내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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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반쪽 행사로 치러진 광복절

진행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한국에서 8.15 광복절 행사가 정부 주최와 광복회 주최로 따로 열렸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이어서 북한에서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한국의 8.15 광복절 경축식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경축식이 열렸는데, 반쪽 행사가 됐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참석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습니다. 그러나 광복회를 비롯한 37개 독립운동단체는 이날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기념관에서 광복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과 따로 기념식을 개최했습니다. 또 정부가 주최하는 경축식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참석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불참했습니다. 광복절에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기념식이 따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광복회가 정부가 주관하는 8.15 경축식에 불참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광복회가 극우인사 즉, ‘뉴라이트’ 인사라는 이유로 반대한 김형석 씨가 새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입니다.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형석 관장 임명에 대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것 아닌가”라며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김형석 씨를 임명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인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제정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된 김형석 씨는 극우 ‘뉴라이트’ 인사인가요?

기자) 그렇게 보기 힘듭니다. 뉴 라이트는 주로 일제의 식민지배를 옹호하는 극우 인사를 말하는데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역사학자로서 일제의 식민지배를 옹호한 적이 없습니다. 또 광복회는 김형석 씨가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임시정부 수립 연도인 1919년이 아니라 1948년이라고 했다며 비판하는데요. 김형석 씨는 과거 자신의 저서에서 “건국 시점을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1919년 임시정부 수립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탈피해, 1919년의 3·1독립선언에서 1948년의 정부 수립까지의 과정으로 이해했다”고 썼을 뿐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광복회 이종찬 회장은 왜 김형석 씨를 ‘밀정’에 비유하며 반대하는 것일까요?

기자) 그것은 아직까지 분명치 않은데요. 이 문제와 관련, 조선일보는 15일 독립기념관장 선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독립기념관 이사회는 지난 5월 새 관장 선정 작업을 했는데, 여기에서 이종찬 회장이 미는 2명의 후보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 2명의 후보는 서류 심사는 통과했으나 점수가 낮아 탈락했고, 가장 점수가 높은 김형석 씨가 관장이 됐다는 겁니다.

진행자) 한편 미국 정부는 한국의 광복절을 축하하는 성명을 발표했죠?

기자) 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한국의 광복절을 축하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해 이 기쁘고 경축스러운 국경일을 맞은 한국에 진심 어린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에서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올해 초에 1달러에 8천 원이었던 북한의 시장 환율이 8월 초 1만5천 원을 넘어섰습니다. 일본의 북한 전문 매체 아시아 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8월 9일 북한의 환율은 1만5천5백 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들어 환율이 80% 가까이 오른 겁니다.

진행자) 보통 환율은 오르더라도 이렇게 80%씩 오르는 법은 없는데, 왜 이렇게 환율이 급등한 것인가요?

기자) 북한 당국이 발표나 설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언론과 전문가에 따르면 대개 3-4가지 이유로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근로자 임금인상입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연말 3천 원 수준이었던 근로자의 임금을 3만-5만 원으로 10배 이상 올렸습니다. 문제는 임금을 인상하면서 엄청난 돈이 시중에 풀려 북한 돈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겁니다. 그 결과 환율이 올랐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위원장이 추진하는 ‘20×10’ 정책, 즉 20개 지방에 10년간 매년 공장을 건설하는 정책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김정은 위원장은 올 초 부터 지방에 공장을 건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공장을 건설하려면 기계 설비와 각종 원자재와 물자를 중국에서 수입해야 합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물자를 수입하려면 달러, 외화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외화가 부족한 북한 당국이 돈주(신흥부자), 환전상을 쥐어짜서 외화를 확보하려 했다는 겁니다. 그 결과 북한 내부에서 외화 거래는 어려워졌고, 환율이 치솟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 제재가 7년째 계속되고 있는데, 북한의 외환보유고가 이제 바닥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 가능성도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시작될 당시 25~58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었는데요. 지난 7년간 고강도 대북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등을 겪으면서 외화 보유고 대부분을 소진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북한 경제는 이제 국영경제와 시장경제가 모두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환율이 무서운 것은, 이렇게 환율이 급등하면 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는데요. 실제로 북한의 물가를 보면, 쌀은 지난 연말 kg당 5천 원 선이었는데 8월초에 6천8백 원까지 올랐습니다. 또 옥수수(강냉이)는 지난 연말 2천 원 선이었는데 이 달에는 3천2백 원까지 올랐습니다. 또 휘발유 가격도 1만9천 원까지 올랐습니다. 환율이 서서히 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급등은 물가 폭등의 전조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당국이 환율 폭등과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까요?

기자) 어려워 보입니다. 환율을 안정시키려면 외화나 물자가 많이 필요한데, 두 가지 모두 힘든 상황입니다. 또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유능한 경제 전문가와 적절한 정책이 필요한데, 북한 당국은 통제와 단속으로 일관하고 있어 이 역시 힘든 상황입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