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자강도에도 ‘수재민 천막촌’…김정은 ‘민심이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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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수해 피해를 입은 북한 서북 지역에 이재민용 천막 단지가 평안북도에 이어 자강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압록강 줄기와 맞닿은 지역에는 어김없이 주민들이 홍수를 피하지 못한 것인데,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차와 고급 자동차를 대동하고 다급하게 피해 현장을 찾아갔던 것은,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급속한 민심 이반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대규모 수해 피해를 입은 북한 서북 지역에 이재민용 천막 단지가 평안북도에 이어 자강도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압록강 줄기와 맞닿은 지역에는 어김없이 주민들이 홍수를 피하지 못한 것인데,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차와 고급 자동차를 대동하고 다급하게 피해 현장을 찾아갔던 것은,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주민들의 급속한 민심 이반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게 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북한 자강도 시중군 일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지난 15일 자 위성사진에 주황색으로 된 지점이 보입니다.

이곳은 평범한 학교 운동장이지만 8월부터는 우주에서도 식별될 정도의 밝은 주황색 빛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 VOA가 평안북도 의주군 일대에서 포착한 수재민용 대규모 천막 단지가 자강도에서도 발견된 것입니다.

천막 단지, 즉 수재민용 ‘텐트촌’이 형성된 곳은 만포시와 초산읍, 장백로동지구 등 자강도 내에서만 모두 6곳에서 확인됐습니다.

앞서 VOA는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해 의주군과 주변 지역 약 9곳에서 주황색과 노란색 천막 단지가 만들어졌다고 보도했는데, 이번에 발견된 지역까지 합치면 최소 15곳에서 천막 단지가 확인된 것입니다.

이들 천막촌들은 모두 수해 피해 발생 직후 만들어졌으며, 압록강과 자성강, 장자강 등 강변 옆 마을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VOA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마을들과 한눈에 식별되는 주황색이나 노란색, 파란색이 아닌 녹색이나 회색 계열의 천막을 사용한 경우까지 감안하면 천막촌이 만들어진 곳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돼 북한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수해 피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급히 자신의 열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고, 렉서스 차량을 타고 물에 잠긴 도로를 지나거나, 고무보트를 타고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또 주민들 앞에서 수해 피해 규모를 보도한 한국의 언론들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이번 수해가 그만큼 심각하고, 이로 인한 흉흉한 민심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구병삼 /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지난 12일)
“북한이 대규모 수해 피해로 전 사회적 역량을 동원해야 하는 비상 상황에서 비난의 대상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민심 이반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김인태 /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적대적 두 국가 부분을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공세적으로 하려면, 뭔가 적당한 명분이 있어야 되고 그리고 현시점에 대적 의식을 좀 더 고양시켜야 되거든요. 그 부분을 국가 재난과 연관시켜서 지금 김정은이 직접 어필을 하니까 이건 지극히 비정상적 상황인 거죠.”

북한의 심각한 피해 상황과는 달리 압록강을 국경으로 마주하고 있는 중국 측에서는 강의 범람이나 수재민의 대규모 천막촌 등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지역에 비슷한 양의 폭우가 쏟아져 내렸지만 북한만 큰 피해를 입은 것입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 평양사무소장은 이에 대해 수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방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북한에서는 수십 년 동안 해당 부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