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북한 선수 안전’ 논란에 “북한과 소통”…인권단체 “귀국 선수 처벌 막아야”

30일 프랑스 파리올림픽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 이후 한국과 북한, 중국 선수들이 함께 모여 셀프 카메라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던 북한 선수들이 당국의 탄압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 측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인권단체는 IOC에 북한 선수 보호에 적극 나서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IOC, ‘북한 선수 안전’ 논란에 “북한과 소통”…인권단체 “귀국 선수 처벌 막아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일 “우리는 선수 지원을 포함한 여러 주제에 대해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IOC 대변인] “The IOC does not comment on media reports. We are in regular contact with NOC regarding a number of topics, including athlete support.”

IOC 대변인은 ‘지난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이 당국에 의해 처벌 가능성에 직면했다’는 보도와 관련한 VOA의 논평 요청에 “IOC는 언론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7월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북한의 리정식, 김금용 선수는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팀, 동메달을 따낸 한국팀 선수들과 함께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해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남북한 선수들이 나란히 시상대에서 한국 기업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미소를 짓는 모습은 전 세계적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북한전문매체 ‘데일리 NK’는 최근 이들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담긴 부정적 평가 보고서가 북한 당국 상부에 제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탈북민 출신인 한국의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 한국 언론에 이들이 최소 2~3년간 혁명화 조치 등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북한 선수들의 안전 보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습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 선수들에 대한 보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의 리나 윤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1일 발표한 성명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헌장에 명시된 대로 모든 형태의 괴롭힘과 학대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명] “The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IOC), the authority over the Olympic Games, has a responsibility to protect athletes from all forms of harassment and abuse, as set out in the Olympic Charter. North Korean athletes should not fear retribution for actions at the Games, not least when their actions embody the values of respect and friendship, on which the Olympic Movement is built.”

이어 “북한 선수들은 올림픽에서의 행동으로 인한 처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 특히 그들의 행동이 ‘올림픽 운동(Olympic Movement)’의 토대인 존중과 우정의 가치를 구현할 때 더욱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세계 각국 정부는 북한 정부의 끔찍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며, “IOC는 이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며, 참가자들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억압적 국가들의 참가를 장려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성명] “As we witness these rare moments of international connection, governments around the world should back efforts to hold the North Korean government accountable for its horrific rights violations. The IOC needs to use its influence to help protect these athletes and should not encourage participation by repressive states that do not ensure the safety of those participating.”

휴먼라이츠워치는 올림픽과 같은 국제 행사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직면하는 당국의 조사는 “국경 밖에서의 행동을 통제하려는 북한 정권의 의지를 보여준다”면서, “외교관이나 유학생, 해외 노동자들도 엄격한 감시를 받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선수들의 셀카를 화합과 스포츠 정신의 상징으로 환영했지만, 이제 대한 북한 정부의 반응은 억압적인 북한 체제의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앞서 탈북민들은 파리 올림픽 직후 VOA에 리정식, 김금용 등 북한 선수들이 귀국 후 처벌받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녹취: 폴 리 씨] “김정은은 한국 문화가 들어와 젊은 사람들이 알면 정권이 흔들린다고 아예 통일의 싹조차 잘라버리려고 하는데 한국 선수들과 사진 찍고 좋다고 하면 아무래도 김정은의 사상과 많이 다르니까 처벌 대상이 되지 않을까.”

북한의 관영 매체들은 리정식과 김금용 선수가 은메달을 땄다는 소식은 짤막하게 전했지만, 화제가 된 셀카 사진은 물론 시상식 장면도 전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