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북한서 대규모 백신 접종 시작…어린이·임산부 92만 명 대상”

지난 2012년 6월 유니세프 직원이 북한 함경남도 함흥의 한 애육원(고아원)에서 남자 어린이의 팔둘레를 측정하고 있다. 당시 애육원에서 지내는 고아 300명 중 10%가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백신 접종 캠페인이 북한 전역에서 시작됐습니다. 유니세프가 80만 명 이상의 어린이와 12만 명의 임산부에게 백신을 제공합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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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북한서 대규모 백신 접종 시작…어린이·임산부 92만 명 대상”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는 북한에서 전국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이 2일부터 진행 중이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최대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는 3일 보도자료에서 이를 통해 “80만 명 이상의 어린이와 12만 명의 임산부가 백신을 맞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의 지원을 받아 지난 7월 북한 보건성에 백신 총 400만 회분 이상을 전달했다며, 수막구균 5가 백신, 홍역-풍진 백신, 파상풍-디프테리아 백신, 결핵을 예방하는 BCG 백신, B형 간염 백신, 소아마비 예방을 위한 IPV 백신 등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 “With support from Gavi, the Vaccine Alliance, UNICEF assisted the Ministry of Public Health with the delivery of over four million doses of essential vaccines — including Pentavalent, Measles-Rubella (MR), Tetanus-Diphtheria, BCG, Hepatitis B, and Inactivated Poliovirus Vaccine (IPV) — to the DPRK in July to kickstart this comprehensive catch-up effort. Of these, two million doses will be used in the current catch-up vaccination campaign, while the rest will be sent to health centers nationwide to boost routine immunization programs.”

그러면서 이 중 200만 회분은 이번 전국 접종 캠페인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전국의 보건소로 보내져 정기 예방접종을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니세프는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북한에서 세 차례의 백신 보충 캠페인을 지원했으며, 이에 따라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필수 백신 접종을 놓친 약 130만 명의 어린이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백신 추가 물량이 북한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 밖에도 “가장 외진 지역에서도 백신의 효과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냉동고, 냉장고, 냉장 박스, 온도 측정기를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유니세프] “UNICEF also supplied new freezers, fridges, cold boxes, and temperature taggers to keep vaccines effective in even the most remote areas. Additionally, over 7,200 health workers were trained to manage vaccination campaigns and handle any potential vaccine reactions. UNICEF is also supporting the campaign by overseeing vaccine delivery and administration, and tracking coverage to ensure its success.”

또한 “7천200명 이상의 보건 종사자들이 백신 캠페인을 관리하고 잠재적인 백신 이상 반응에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았다”며 “유니세프는 백신 전달과 접종을 감독하고 접종 범위를 추적해 캠페인의 성공 보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롤랜드 쿱카 유니세프 북한 대표 대행은 “이번 캠페인은 북한의 모든 어린이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흔한 아동기 질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려는 우리의 노력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쿱카 대표 대행] “This campaign is a major milestone in our drive to vaccinate every child in the DPRK and protect them from common childhood diseases. This is the first step in restoring routine immunization and closing the gap that has left children vulnerable to preventable diseases…To sustain progress in restoring pre-pandemic vaccination levels and ensuring every child receives essential, life-saving vaccines, we urge the DPRK government to swiftly allow the return of UNICEF and UN international staff in the country.”

이어 이번 캠페인은 정기적인 예방 접종을 북구하고, 예방 가능한 질병에 취약해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쿱카 대표 대행은 “팬데믹 이전의 백신 접종 수준을 회복하고, 모든 어린이에게 생명을 구하는 필수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북한 정부가 유니세프와 유엔 국제 직원들의 복귀를 신속히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니세프는 북한이 2020년 1월 말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자 같은 해 12월 북한에서 철수했습니다.

제롬 소바쥬 전 유엔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

제롬 소바쥬 전 유엔 개발계획(UNDP) 평양사무소장은 최근 VOA에 대북 지원 사업에 참여하는 기구와 단체들이 북한에 상주하지 못하면 업무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소바쥬 전 소장] “It is very difficult for an agency, as the UN or any other agency to work on North Korea program from outside of the country. It is possible, but it will limit a lot the extent of the program.”

소바쥬 전 소장은 특히 “유엔이나 다른 기관들이 외부에서 북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어렵다”며 “프로그램의 범위에 많은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