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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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미 해군 함정 정비, 수리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이어서 재일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대표단이 5일 북한을 방문했다는 소식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한국 조선업계가 미 해군 함정 정비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한국 조선업계가 미 해군 함정 정비, 수리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한국의 조선기업인 한화오션은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를 맺었는데요. 이에 따라 미 해군의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이 창정비를 위해 지난 2일 경상남도 거제도에 있는 사업장에 입항했습니다. 이 함정은 앞으로 3달간 창정비를 받게 되는데요. 한국 조선 기업이 미해군 함정의 유지정비보수(MRO) 사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 해군 함정이 한국 조선소에 들어가 정비와 수리를 받는다는 것인데, 이게 처음이란 말이죠.
기자) 네, 한국은 전 세계 제1의 조선 강국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군함의 경우 그동안 미국의 조선소에 정비와 수리를 맡겨왔습니다. 그러나 미국 조선소는 정비 가격이 비싼 데다 비효율적이었습니다. 또 태평양에 있는 군함을 미국에 끌고 가서 정비를 받으려면 오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해서 이번에 한국 조선소에 정비와 수리를 맡긴 겁니다.
진행자) 이번에 한국에서 정비를 받는 미해군의 ‘월리 쉬라’가 큰 함정인가요?
기자) 큰 함정입니다. 거제도에 입항한 월리 쉬라함은 군수 지원함입니다. 이 함정은 해상에서 탄약, 식량, 연료 등을 다른 전투함 등에 보급해 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배수량이 4만t급, 전장 210m, 전폭 32.2m에 이릅니다. 이 선박은 앞으로 석 달간 거제도에서 정비와 수리를 받고 다시 미 해군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진행자) 미군은 함정 정비를 다른 국가에 잘 맡기지 않는데, 왜 한국에 이런 사업을 맡겼을까요?
기자) 한마디로 한국 조선소가 가격에 비해 정비를 잘하고 납기를 잘 지키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에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조선소를 둘러봤는데, 토로 장관은 “내가 한국에 갔을 때 우리는 선박 건조 공정의 디지털화 수준과 실시간 모니터링에 어안이 벙벙했다”며 “한국 조선업체의 최고경영진은 선박이 언제 인도될지 날짜까지 열려줬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기업이 함정 정비를 통해 돈도 벌 수 있겠죠?
기자)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미 해군 함정의 정비, 수리 규모는 연간 20조 원에 달합니다. 따라서 이번 창정비를 시작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면 많은 계약을 따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한국이 미 해군 군함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럴 수도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태평양에서 중국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항공모함 수는 11대3으로 미국이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전투함 숫자는 370척 대 280척으로 중국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해군 전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미국 조선소는 군함을 만드는데 돈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입니다. 따라서 미해군을 강화하려면 한국과 일본의 조선소에서 함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으로 가보죠. 재일 친북 단체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대표단이 평양에 갔군요.
기자)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고덕우 조총련 도쿄본부 위원장 등 6명은 9일 개최되는 북한 정권 수립 76주년(9·9절)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5일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항공편으로 평양에 갔습니다. 조총련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5년 만입니다.
진행자) 조총련 대표는 허종만 의장인데, 왜 허종만 대신 고덕우 도쿄본부 위원장이 평양에 가는 것일까요?
기자) 그것은 일본의 제재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본 정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독자 제재 조치로 조총련 간부들이 북한을 방문한 이후 일본에 재입국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따라서 조총련은 제재 대상이 아닌 인사들로 대표단을 꾸려서 파견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북한과 조총련 간에 갈등이 있다는 이야기는 뭡니까?
기자) 그 것은 탈북민 출신인 한국의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4일 기자들에게 한 얘기인데요. 태영호 처장은 몇주 전 조총련에 몸담았던 인사들과 만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총련 인사들이 북한 당국이 지시한 ‘2개의 적대적 국가론’ 또 ‘통일지우기’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진행자) 조총련이 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올 1월 북한 헌법에서 ‘평화통일, 동족’ 같은 표현을 삭제하고 한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명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의 정책이 ‘하나의 조선’에서 ‘두 개의 조선’으로 바뀐 것인데요. 북한 당국은 이런 지시를 도쿄의 조총련에게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자 조총련 원로들은 “어떻게 이렇게 통일을 내려놓을 수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 후 원로들은 조총련 중앙위원회에 이 문제에 질문을 보냈는데, 그러자 조총련은 “평양에서 아무런 설명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이걸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것을 보면 북한은 아직 김정은 위원장이 선포한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부적으로 체계화하지 못한 것으로 봐야겠군요.
기자)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민족인 남북한이 반드시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일 뿐만 아니라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 등의 유훈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훈을 뒤집고 이를 주민들에게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