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계속 가동하고 또 다른 핵 시설인 강선 단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과 추가 핵 개발 정황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기의 기하급수적 확대를 언급하며 군사력 강화를 예고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IAEA 이사회에서 성명을 통해 북한의 영변 핵시설이 계속 가동 중인 징후가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영변 경수로 냉각수 시스템에서 물이 배출되는 것을 관찰했다면서, 이는 현재 경수로에서 시운전 과정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수로 시운전은 일반적으로 핵연료 생산을 위해 원자로를 정상 가동하기 전 시스템 작동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를 통해 냉각수 시스템과 전기 설비, 제어 장치 등을 점검합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영변의 5메가와트 원자로 및 원심분리기 농축 시설의 가동과 일치하는 징후가 관찰됐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지난해 8월 보고 이후 5메가와트 원자로는 가동이 중단됐고, 현재 약 3주간 가동 중단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며, 이는 원자의 가동 주기가 종료됐음을 시사하며, 이후 원자로에 새 원료를 재공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영변 이외에 추가로 만든 강선 핵 단지에서도 기존 본관 건물 인근에 새 별관이 건설돼 사용 가능 면적이 확장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재 진행 중인 영변 경수로 시운전을 포함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과 추가 개발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검증에 필수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강화된 준비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권 수립일인 9.9절을 맞아 미국의 핵 위협을 주장하며 자신들의 핵무력을 한계 없이 늘려 나가겠다고 위협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핵무력 건설 정책을 관철해 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미한일 군사 협력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군사력은 계속 진화할 것이며, 우리는 한계점을 정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에 제재 무용론을 주장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고유환 /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제재 압박을 지속하면 할수록 북한의 핵 무력은 더 고도화되고 무기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갈 텐데 그걸 방관할 건지 아니면 제재를 풀고 적대관계를 해소하면서 새로운 정책을 추구할 것인지는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런 이야기겠죠.”
김 위원장이 미국의 핵 위협을 강조한 것은 추후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 차원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홍민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ICBM 발사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신형급은 아니더라도 기존 모델을 개량한 고체형 발사 또 중거리 탄도미사일 같은 경우도 새로운 신형급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거든요. 이런 무기들의 실험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보여지고 이게 아마 연말 특히 미 대선을 앞두고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로서의 의미도 상당히 가질 것으로 보여지고요.”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현재의 대북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긴장 고조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북한이 기하급수적인 핵무기 증강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