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로: 한국 내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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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한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맞은 한국 사회 곳곳의 모습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또 추석을 맞은 북한의 풍경도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17일은 한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한가위인데, 추석이 되면 가장 붐비는 곳은 역시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을 꼽아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은 14일부터 나흘간 추석 연휴인데요. 지난 나흘간 서울역을 비롯한 주요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 등은 성묘와 귀경 행렬이 이어지면서 상당히 북적였습니다. 서울역, 부산역, 강릉역, 광주송정역, 동대구역 등 주요 기차역 대합실은 양손에 짐과 선물 꾸러미를 든 환한 표정의 귀성객들과 이들을 맞이하며 반기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또 한복을 입고 부모 손을 잡고 역으로 들어서는 아이들과 또 마중 나온 가족과 포옹하는 귀성객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기차역과 버스 대합실은 귀성객뿐만 아니라 역귀성을 하려는 인파까지 더해지며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역귀성’은 뭡니까?
기자) 역귀성은 지방에 있는 부모가 서울로 올라오는 것을 말하는데요. 대개 추석에는 서울이나 부산처럼 대도시에 사는 자식들이 시골에 사는 부모님을 찾아뵙는데요. 이렇게 하면 교통이 막혀 상당히 어려움을 겪습니다. 해서 시골에 사는 부모님이 추석을 앞두고 미리 서울에 오는 것을 ‘역귀성’이라고 하는데, 최근 역귀성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진행자) 추석에는 아침에 햅쌀과 햇과일로 차례상을 마련해 제사를 지내고 또 조상의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개 추석 차례상에는 송편, 나물, 고기구이, 김치, 과일, 술, 생선, 전 등을 올려놓고 제사를 지내는데요. 한국 물가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28만 원(215달러)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지난해 추석 때보다 1.8% 오른 겁니다.
진행자) 한국 근로자의 평균 월급이 353만 원(2천700달러)니까, 그 정도면 아주 비싼 거같지는 않은데, 추석이 되면 가족을 태우고 차를 운전해 고향에 내려가는 아버지들이 제일 고생하는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원래 서울과 부산은 거리가 약 400km로 보통 운전해 가려면 5시간 정도 걸립니다. 그런데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한꺼번에 수십만 대의 차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막히는데요. 한국 언론에 따르면 17일 오후 12시 기준 부산에서 서울까지 최대 10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평일보다 2배 정도 걸린 것입니다. 또 서울과 광주는 5시간 30분, 서울과 대전은 3시간 50분이 걸렸다고 합니다.
진행자) 현재 한국은 의사들이 파업을 해서 병원에 의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추석 때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큰 문제 아닌가요?
기자) 한국 언론에 따르면 추석에 여기저기 교통사고가 발생했지만 의사들이 병원에서 교대근무를 하면서 별다른 의료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살다가 한국으로 넘어온 실향민들은 추석이 되면 마음을 쓸쓸할 것 같은데, 이들은 추석을 어떻게 지내나요?
기자) 남한에 있는 실향민들은 17일 북한에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두 곳에서 합동 차례를 지냈습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는 실향민과 탈북자들이 통일을 기원하는 제1회 추석합동차례를 지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실향민 대표 가수인 조영남과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등이 차례를 지냈고요. 이와 별도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도 합동경모대회가 열려 실향민들이 북녘의 가족과 친지들을 떠올리며 제사를 지냈습니다.
진행자) 윤석열 대통령도 추석 인사를 국민들에게 보냈죠.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13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건넸습니다. 한복 차림의 윤석열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꽉 찬 보름달처럼 넉넉하고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시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강원도 화천군 육군 제15사단을 방문해 군 장병들을 격려했습니다. 이날 윤 대통령은 '국군장병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합니다'라고 적은 송편 세트 1천 개를 부대에 제공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어떻게 추석 명절을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탈북민들에 따르면 북한의 추석도 남한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도 추석에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으로 제사를 지내고 성묘를 합니다. 추석 음식으로는 햇곡식으로 만든 송편, 시루떡, 찰떡 등을 먹기도 합니다. 또 평양에서는 찹쌀가루 등을 반죽해 기름에 지진 ‘노치’를 먹기도 합니다. 또 개성에서는 추석 음식으로 닭고기 국물에 토란을 넣어 끓인 ‘토란국’을 먹기도 합니다. 또 널뛰기, 그네뛰기, 씨름 등 민속놀이도 합니다.
진행자) 그러나 북한에서는 추석에 고향에 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던데요.
기자) 북한에서는 추석을 맞아 고향에 가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고향에 가려면 통행 허가를 얻어야 하고 또 통행증을 얻는다 해도 교통편을 마련하기가 어렵습니다.
진행자) 또 북한에서는 추석 하루만 쉬죠.
기자) 네, 남한은 추석이 되면 나흘간 추석 연휴를 즐기는데요. 북한에서는 추석 당일 하루만 쉽니다. 또 주민들은 조상 묘에 앞서 김일성 주석 동상에 참배한 후 자신의 조상 묘를 성묘하기도 합니다.
진행자) 북한에서는 추석을 앞두고 수해가 발생해 분위기가 어수선할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게 봐야 할 것같습니다. 지난 7월 말 압록강 일대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에 집중호우가 내려 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해가 나자 한국 정부는 8월1일 북한에 수해지원 용의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18일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민생보다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고단하고 힘든 추석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을 맞아 국민들에게 명절 인사도 하고 군부대도 방문하고 그러는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명절 인사를 하지 않나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0년간 인민들에게 추석 명절 인사를 한 적이 없는데요. 그것은 남북한의 정치체제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민들이 민주적 선거에 따라 제 손으로 뽑은 대통령입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민들에게 고마울 수밖에 없죠.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선거로 선출된 것이 아니라 노동당이 추대하고 또 권력을 물려받은 겁니다. 그러니까 지도자와 국민과의 관계가 민주적인 것이 아니라 마치 과거 봉건제도나 일제 천황처럼 지도자-신민 관계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