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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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이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한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북한 여자 축구가 미국을 꺽고 결승전에 올랐다는 소식도 준비돼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오랫만에 공식 석상에 나왔네요.
기자) 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청와대에서 물러나 고향인 경상남도 양산에 칩거해왔는데요. 오랫만에 공식 석상에 나와 남북관계에 대해 연설을 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1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연설을 했는데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나선 데 따라 기존의 평화 담론과 통일 담론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이(평화·통일 담론 재검토)는 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지만 “현 정부는 그럴 의지도 역량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또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미국 대선도 언급하며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북·미간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입장에서도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럴 때 우리가 과거처럼 이른바 ‘패싱’당하고 소외되지 않으려면 먼저 대화를 선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면서요?
기자) 네, 임종석 전 실장은 이날 연설에서 “지금 현실에서 남북이 통일 논의를 지속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통일을 버리고 평화를 선택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자. 통일에 대한 지향과 가치만을 헌법에 남기고 모든 법과 제도, 정책에서 통일을 들어내자”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임종석 전 실장의 연설이 강조점이 다른 것 같군요.
기자)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관계 재검토와 남북 대화 복원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임종석 전 실장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주장하는 ‘2개 국가론’을 현실에 반영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그럼 한국의 공식 입장은 뭔가요?
기자) 한국의 공식 입장은 헌법과 남북기본합의서에 나와 있는데요. 대한민국의 헌법 69조는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1991년 남북한이 채택한 기본합의서는 남북 관계에 대해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 관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합의서는 남북의 한민족이 6.25 전쟁으로 분단됐지만 화해와 협력을 통해 평화 통일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왜 갑자기 ‘적대적 교전 관계’ ‘2개 국가론’을 들고 나온 것일까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은 올 1월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2개의 국가관계”라고 규정했는데요. 그것은 북한이 남북 간의 체제 경쟁에서 패했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2020년에 북한이 만든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법률은 남한의 노래나 드라마, 영화를 보는 사람을 처벌한다는 얘기인데요. 그것은 북한 사회에 남한의 노래와 드라마가 널리 퍼져있고 또 북한 주민들이 남한을 동경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남한과의 관계를 차단하지 않으면 자신의 정권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진행자) 한국 윤석열 대통령도 북한이 주장하는 ‘적대적 교전 관계’, ’2개 국가론’에 반대하고 있죠.
기자) 반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15일 광복절 경축식에서 행한 연설에서 반드시 자유민주 통일을 이루겠다며 북한 주민들이 다양한 경로로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의 2개 국가론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번영한 통일국가를 이루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겁니다.
진행자) 그렇게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주장한 남북 대화 재개가 쉽지 않을 것 같군요.
기자)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평화담론을 재검토하고 남북대화를 재개하려면 무엇보다 북한의 호응 그리고 태도변화가 전제되야 하는데, 북한은 6년째 한국과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고 있습니다. 또 북한은 공공연히 핵공격을 들먹이며 남한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대화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북한 여자 축구가 미국을 이겼군요.
기자) 네, 북한의 20살 여자축구대표팀은 19일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4강전에서 미국을 1-0으로 꺾고 결승전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어떤 선수가 골을 넣었나요?
기자) 북한은 전반 22분 선제골을 터트렸는데, 주인공은 ‘골잡이’ 최일선 선수였습니다. 이날 최일선은 김선옥이 중원에서 찔러준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미국 골대 오른쪽 구석에 볼을 꽂았습니다. 그리고 이 골은 결승골이 됐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5골을 터트린 최일선은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섰습니다.
진행자) 미국도 반격을 했겠죠?
기자) 미국은 후반 2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든 앨리슨 센트너 선수가 북한의 김성옥 선수에게 막혀 넘어지자 곧바로 비디오 판독(VAR)을 요청했지만, 심판은 페널티 킥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어 미국은 후반 31분 피에트라 토딘 선수가 오른발 슈팅을 했지만 북한 골키퍼에 막히며 동점골 기회를 놓쳤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결승만 남았는데, 북한의 결승전 상대는 누구입니까?
기자) 일본입니다. 일본은 같은 날 준결승에서 네덜란드를 2대0으로 물리치고 결승전에 올라왔습니다. 일본은 지난 2018년도에 우승한 강팀인데요. U-20 여자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시아 팀끼리 맞붙는 것은 역대 두 번째입니다. 북한과 일본의 결승전은 23일 펼쳐집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