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사이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중동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합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그 지역(중동)에 배치된 우리 군사력을 증강하기 위해 소규모 추가 병력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얼마나, 언제, 역내 어디에 추가 배치되는지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 ‘이란 대응 목적’ 시사
라이더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이란을 겨냥한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라이더 대변인은 “지난 4월 14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드론(무인항공기)과 미사일 공격을 가했을 때보다 우리는 역내(중동)에 더 강한 전력을 가진”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4월 이스라엘 영토에 공습을 감행한 바 있습니다.
이란은 최근 이스라엘과 공습을 주고받고 있는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17~18일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선호출기·무전기 동시다발 폭발 사건으로 헤즈볼라가 타격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이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로켓 공격과 전투기 공습 등을 주고받으며 군사적 충돌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헤즈볼라와의 충돌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와도 전쟁을 치르고 있고 있습니다.
◾️ 중동에 미군 4만 명
미국은 현재 중동 지역에 병력 4만여 명을 배치한 상태입니다.
또한 주변 해역에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한 군함 10여 척을 전개해놨습니다.
23일에는 해리 트루먼 항모 전단이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에서 중동을 향해 출항했습니다.
6천500명 넘는 해군 병력이 소속된 트루먼 전단의 기동은 예정됐던 일정입니다.
트루먼 전단이 현지에 도착하면, 미국은 최근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 전단이 중동 근해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한 뒤 현지에 2개 항모 전단을 유지하게 됩니다.
◾️ 바이든 “꾸준히 연락 중”
미국은 중동에서 군사적 충돌이 확대하는 데 반대한다는 뜻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23일) 백악관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레바논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며 “우리는 긴장을 낮추고 사람들이 자신들 집으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레바논 상황에 대해 “나의 팀이 카운터파트들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22일) 중동 상황에 관해 “더 큰 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한 바 있습니다.
◾️ “민간인 대피 지원”
미 고위 당국자는 중동의 미군 병력 증파가 민간인 대피 등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VOA 뉴스센터에 설명했습니다.
증파 인원의 우선 임무는 미국 시민들의 현지 출발을 위한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준비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추가 병력이 수십 명 규모라고 부연했습니다.
실제 미국 시민들의 대피가 필요할 경우, 해당 임무를 수행할 미 해병대원들이 배치된 상태라고 또다른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