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핵 추진 공격 잠수함 버몬트함이 한국 부산에 입항한 것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미 해군 제7함대가 24일 밝혔습니다.
제7함대 대변인인 사무엘 보일 중령은 버몬트함의 부산 입항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9월 23일 버지니아급 고속 공격 잠수함 USS 버몬트함(SSN 792)이 정기적으로 예정된 기항을 위해 한국 부산에 도착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어 “이번 기항은 이 지역에 대한 우리의 공약을 반영하고, 우리의 연합 연습과 훈련, 작전 및 기타 군사 협력 활동 다수를 보완한다”고 말했습니다.
[보일 중령] "The Virginia-class fast-attack submarine USS Vermont (SSN 792) arrived in Busan, Republic of Korea, Sept. 23, for a regularly scheduled port visit. The port visit reflects our commitment to the region and complements our many combined exercises, training, operations, and other military cooperation activities."
앞서 한국 해군은 23일 버몬트함이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사실을 밝히고, 역내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 군수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입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해군 관계자를 인용해 버몬트함이 한국에 기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미한 해군 간 교류 협력 증진이 기대된다고 보도했습니다.
2020년 4월 공식 취역한 버몬트함은 1990년대 초 6단계로 계획된 버지니아급 잠수함 개발 중 네 번째 단계인 블록 4형 첫 잠수함으로, 길이 약 115m에 폭은 약 10m, 시속 40km가 넘는 속도로 해저 240 m 깊이에서 운항이 가능합니다.
취역 당시 미 해군은 버몬트함이 대잠전, 육상전, 정보전 등 잠수함 전력의 7대 핵심 역량을 모두 갖췄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블록 3형 잠수함이 공격용 어뢰와 수직 발사관 순항 미사일, 대잠 기뢰 등을 탑재할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버몬트함은 그 이상의 역량을 갖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은 버몬트함의 부산 입항에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24일 담화를 통해 “미 항공모함이 계류하곤 하던 부두에 핵잠수함이 출현한 것”이라면서 “2020년에 취역한 이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본 적이 거의 없는 이 최신 핵잠수함이 사상 처음으로 부산작전기지에 나타난 것을 결코 ‘유람 항행’으로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가의 안전이 미국의 핵위협 공갈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다며 “우리의 핵전쟁 억제력은 질량적으로, 지속적으로 그리고 한계 없이 강화돼야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VOA는 미 국무부와 국방부에 북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