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천궁 미사일 이라크 수출 성사됐지만…”

  • 최원기

지난해 9월 75회 한국 육군의 날 행사에 등장한 천궁 미사일.

한국 내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최원기 기자 나와 있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한국은 지금] “천궁 미사일 이라크 수출 성사됐지만…”.mp3

진행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한국이 이라크에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천궁’을 수출하기로 했지만 업체간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의 경호가 한층 강화됐다는 소식도 준비돼 있습니다.

진행자) 먼저, 한국이 만든 지대공 요격 미사일이죠, ‘천공’ 미사일 수출이 성사됐다는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천궁’은 한국의 ‘패트리엇’ 미사일이라는 별명을 지닌 지대공 요격 미사일인데요. 최근 한국은 천궁 미사일 개량형인 ‘천궁-II’ 미사일을 중동 국가인 이라크에 수출하기로 했습니다. 천궁을 만든 한국의 방산기업 LIG넥스원은 지난 20일 이라크 국방부와 3조 7천억 원 규모의 천궁 미사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3조 7천 억 원이면 미국 달러화로 얼마나 되는 것인가요?

기자) 미화로 하면 27억 8천만 달러에 해당하는 큰 금액인데요. 앞서 한국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천궁 미사일을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번에 이라크와 계약을 맺은 것은 한국의 첨단 미사일 방공망을 중동에 수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진행자) 천궁 미사일의 성능과 제원을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천궁은 적의 탄도 미사일과 항공기 등을 요격할 수 있는 중거리 지대공 요격 체계인데요. 미사일은 길이 4.61m, 중량 400kg, 직경 27.5cm이며 최대 사정거리 50km, 유효 고도는 20km로 알려졌습니다. 이 미사일은 한국 국방과학연구소의 주도로 개발돼, 100% 명중률을 기록했으며, 2018년부터 생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늘을 지키는 방공 미사일은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이 유명한데, 왜 이라크가 패트리엇 미사일 대신 한국 천궁 미사일을 구입하려는 것일까요?

기자) 한국의 천궁 미사일은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에 비해 2가지 강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납기가 빠른 것입니다. 최근 중동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방공 미사일을 찾는 국가는 많은데요. 미국의 경우 주문을 받으면 한국처럼 1~2년 안에 공급할 수가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상당히 신속하게 무기를 공급합니다. 또 다른 것은 가격입니다. 천궁 미사일 한 발당 가격이 15억 원으로, 미국 패트리엇(PAC-3) 미사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진행자) 한마디로 가격에 비해 성능이 좋고 납기가 빠르다는 것인데, 이번 미사일 계약을 놓고 업체 간 갈등을 빚고 있다는 건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천궁 미사일의 이라크 수출은 성사됐지만, 생산 업체 간에 납품가격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천궁 포대는 8개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와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을 갖춘 무기 체계입니다. 그런데 미사일과 통합 체계는 LIG넥스원, 레이더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나눠서 생산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라크와 계약을 체결한 것은 미사일을 만드는 LIG가 했습니다. 그러자 한화 측은 LIG가 가격과 납기에 대한 사전 합의 없이 이라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한화와 LIG가 갈등을 빚자 방산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방위사업청이 중재에 나섰습니다. 방사청은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들을 불러 업체별 입장을 청취했습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앞으로 3개사가 천궁-Ⅱ 이라크 수출을 위해 업체 간 협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며 업체 간 협의를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방사청도 중간중간 체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음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경호가 한층 강화됐다면서요?

기자) 네, 이 소식은 조선일보와 SBS-TV 등이 보도한 소식인데요. 지난 1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군부대를 현지지도 하는 사진을 공개했데요. 사진을 보면 군복 차림의 호위병들이 소총을 든 채로 김정은 위원장을 경호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통 양복 차림의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을 경호하는데, 소총을 든 군복 차림의 경호원은 좀 이상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군인들이 실탄 사격을 하는데 경호원들이 소총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혹시 벌어질 수 있는 돌발상황에 즉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이런 사진을 공개했을때는 나름대로 의도가 있겠죠?

기자) 한가지 가능성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암살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으로 볼 수있습니다. 최근 이란 대통령 에브라힘 라이시가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격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도 암살됐습니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어떤 암살 시도에도 완벽히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사진을 공개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 내부 요인은 없을까요?

기자) 그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번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지도한 사진을 보면 이것이 특수부대의 신병을 대상으로 한 훈련이었다는 겁니다. 훈련에 참가한 병사들은 대부분 20대 젊은 세대였습니다. 이들은 ‘북한의 장마당 세대’로 북한 체제에 부정적이고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많이 접한 세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병사들이 김정은 위원장을 해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호를 철저히 했을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