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이 유엔에서 설전을 벌였습니다. 한국이 핵과 미사일의 완전한 폐기를 촉구하자 북한은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선 자위권 차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한국은 궤변이라고 비판했으며 북한은 전쟁 가능성을 거론하며 협박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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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국 주유엔 한국 대사는 9일 국제 안보 위협 중 하나로 북한을 꼽았습니다.
황 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속개된 제79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에서 “북한은 불법적인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러시아에 탄약과 탄도미사일을 공급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도발 대신 대화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 대사] “We call on the DPRK to abandon its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 in a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manner and choose the path of dialogue instead of provocations. We urge Russia and the DPRK to immediately stop their unlawful military cooperation and fully comply with all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In this context, news reports of six North Korean military officers killed on the frontline near the Donetsk region is indeed worrisome.”
아울러 “러시아와 북한이 불법적인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도네츠크 지역 인근 최전선에서 북한군 장교 6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는 참으로 우려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황 대사의 연설에 주유엔 북한대표부 측은 발언권을 신청해 핵무기 개발이 자위권 차원이라는 오래된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북한 외교관은 “핵무기 보유는 반세기 이상 지속돼 온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주권적 권리”라며 북한 헌법에 규정된 핵무기 보유에 대한 비난은 “주권에 대한 심각하고 용서할 수 없는 침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북한 외교관] “DPRK, possession of nuclear weapons is the sovereign entitlement for defending itself against the US nuclear threats which have been lasted for more than half a century now. DPRK’s possession of nuclear weapons is clearly stipulated in its constitution, the constitution which represents the intention of the whole people. Therefore any accusation against the DPRK possession of nuclear weapon is the serious and unforgivable infringement of sovereignty of the DPRK… Before demanding CVID to a nuclear weapon state, they are strongly recommended to give up their security policy heavily depends on the US nuclear arsenal.”
이어 북한 핵 우려는 “수십 년 된 오래된 이야기”라며 이를 거론하는 국가들은 “고장난 시계처럼 들린다”고 비꼬았습니다.
또 “핵무기 보유국에 CVID를 요구하기 전에 미국의 핵무기에 크게 의존하는 안보 정책을 포기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외교관은 또 “앞서 언급된 이른바 러시아로의 무기 이전은 가장 터무니없고 근거없는 모순으로서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북제재 준수 요구에 대해서는 북한이 이 결의들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다른 나라들은 유엔 안보리가 결정하면 자결할 각오까지 할 정도로 안보리에 충성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한국은 재반박 발언을 통해 “북한이 존재하지도 않는 소위 적대시 정책의 탓으로 돌리는 궤변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일훈 참사관] “It is deeply regrettable that the DPRK persists with its sophistry in yet another futile attempt to conflate the causality of the situation unfo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when the facts are clear. The DPRK persistently blames the non-existent, so called hostile policy to justify its unjustifiable nuclear ambition. But in fact, the DPRK has developed its unlawful nuclear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for the past decades in total disregard for international law, including multiple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e DPRK ever growing nuclear and missile threats are the very reason why we are strengthening extended deterrence cooperation with the United States, not the other way around. It is a legitimate response to the DPRK s continued escalatory and dangerous behavior, including its overt threat to use nuclear weapons.”
김일훈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참사관은 “북한은 지난 수십 년간 유엔 안보리 결의 등 국제법을 철저히 무시한 채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날로 증대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이 미국과의 확장억제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는 공공연한 핵무기 사용 위협 등 지속적인 북한의 위험한 행동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측은 재반박 발언에서 한국을 노골적으로 협박했습니다.
북한 외교관은 “한국은 신중하게 행동해야 평화와 안전을 누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녹취: 북한 외교관] “The ROK can enjoy the peace and security if they act and behave prudently. The peace and security cannot be provided to ROK by instigating the confrontation between the two nuclear weapon states on the Korean peninsula. The result will be catastrophic, and ROK will remain as a victim of the war. Therefore, we strongly recommend ROK should not provoke us into using our military strength and must be prudent.”
그러면서 “한반도에서 두 핵보유국 간의 대결을 부추겨서는 한국에 평화와 안전을 제공할 수 없다”며 “그 결과는 재앙이 될 것이며 한국은 전쟁의 피해자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가 군사력을 사용하도록 자극해서는 안 되며 신중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심각한 위협”…“대러 무기 지원 중단해야”
한편 제1위원회 일반토의 사흘째인 이날도 세계 각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사니타 파블루타-데슬란데스 주유엔 라트비아 대사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은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며, 용납할 수 없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파블루타-데슬란데스 대사] “DPRK's nuclear weapons program and missile capabilities pose serious threats and are an unacceptable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Latvia supports the releva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urges DPRK to engage in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Latvia condemns the transfer of ballistic missiles and weaponry from DPRK and Iran to Russia, fuelling its illegal war in Ukraine. Russia's veto in the UN Security Council, blocking the Panel of Experts on DPRK sanctions, is a deplorable attempt to evade accountability that undermines international non-proliferation efforts.”
그러면서 북한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관여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또 “라트비아는 북한과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무기를 러시아로 이전해 우크라이나에서 불법 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규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러시아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활동을 막은 것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개탄스러운 시도이며, 국제 비확산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습니다.
바네사 프라지어 유엔 주재 몰타 대사도 “북한은 지난 2년간 기록적인 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군 정찰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등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발전시켜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프라지어 대사] “The DPRK has continued to advance its unlawful WMD program, with a record number of ballistic missile launches over the past two years, including placing a military reconnaissance satellite in orbit. These are blatant violations of multiple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the sanctions regime, and Malta condemns them in the strongest terms. We urge the DPRK to engage in meaningful dialogue towards denuclearization and return to the NPT and the IAEA safeguards.”
그러면서 “이는 다수의 안보리 결의와 제재 체제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며, 몰타는 이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라지어 대사는 북한에 비핵화 대화에 참여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 밖에 체코, 아일랜드, 스웨덴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규탄하며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대표단은 이날 발언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국무부 대변인은 핵무기 개발이 자위권 차원이라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의 유엔 총회 발언에 대해 1일 VOA에 “여러 안보리 결의 위반인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추구는 국제 안보와 국제 비확산체제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3일 시작된 제79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회의는 11월 8일까지 계속됩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