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그 방식에 관해 미국의 의견을 들을 것이지만, 최종 결정은 국익에 따라 내릴 것이라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15일 발표했습니다.
총리실은 전날(14일·미국 동부시각) 나온 ‘워싱턴포스트(WP) 신문 보도에 관해 성명을 내서 “우리는 미국 정부의 생각을 듣겠다”며 “다만 우리의 최종 결정은 이스라엘의 국가안보 필요를 기반으로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성명은 그 밖에 사항은 담지 않은 채 짤막하게 마무리됐습니다.
◾️ “핵·석유 시설 공격 안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날 텔아비브발 단독 보도를 통해,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 시설을 타격하는 계획을 미국에 통보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사안을 잘 아는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지난 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런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공격 시점은 다음 달 5일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이 될 것 같다고 당국자는 설명했습니다.
◾️ 미 대선 판도 영향
미국 대선 이전으로 시점을 잡은 것은 “(장시간) 행동이 없을 경우, 이란에게 유약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 곳곳으로 180발 넘는 미사일을 발사한 뒤, 보복을 예고해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어서, 계획된 보복 공격은 “연속적으로 이어질 대응 조치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란 군사시설 타격이 미국 대선에 대한 ‘정치적 개입’으로 인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보복 수위가 조정(calibrated)될 것”이라고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 에너지와 ‘레드라인’
보복 수위 조정은 핵·석유 시설을 목표물에서 제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같은 방침은 이스라엘의 공격 수위가 미 대선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네타냐후 총리가 알고 있다는 뜻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해설했습니다.
석유 시설 공격은 에너지 가격 폭등을 불러올 수 있고, 핵 시설 공격은 이스라엘-이란 갈등의 ‘레드라인’을 없애는 셈이 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가들을 인용해 덧붙였습니다.
◾️ 미군 100명·사드 이스라엘로
네타냐후 총리가 이 같은 의사를 밝히자,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자제력을 보인 것으로 판단하고 안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당국자는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미국과의 대화에서 “이전보다 온건해진 위치”에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평가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추가 배치하기로 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이 신문은 해설했습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사드 포대 1개와 운용 병력을 이스라엘에 배치하는 것을 승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운용 병력은 약 10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직 이스라엘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이 사드를 보내고 헤즈볼라를 끝장내기 위해 필요한 무기 지원을 약속하면서 ‘이란은 차후에 (제대로) 상대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에 밝혔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