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북한 체제, 지도층에만 유리…주민 착취해 핵 역량 구축”

2024년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다론 아제모을루 교수(완쪽)와 사이먼 존슨 교수 교수(오른쪽).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북한의 제도는 소수의 지도층에게만 유리하도록 돼 있는 ‘나쁜 체제의 전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피해를 입은 반면 정권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구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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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북한 체제, 지도층에만 유리…주민 착취해 핵 역량 구축”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다론 아제모을루 교수와 사이먼 존슨 교수가 14일 한 목소리로 주민들을 착취하는 북한의 체제를 비판했습니다.

[녹취: 아제모을루 교수] “The South and the North according to the best data we have, were on a par before the country was separated and diverge in terms of its institutions and over time, more than 10 fold difference built up.”

아제모을루 교수는 이날 노벨경제학상 수상이 확정된 뒤 MIT가 주최한 화상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북한을 비교하며 “남과 북이 분단되기 전에는 동등한 수준이었지만 제도적 측면에서 차이가 벌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10배 이상의 격차가 발생했다”고 말했습니다.

2024년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다론 아제모을루 교수.

아제모을루 교수는 한국은 어려운 민주화 과정을 거쳤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적 민주화 속도를 높였고 더 건강한 방식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대기업 편중과 빠른 인구 고령화 진행 등 일부 문제에도 불구하고 기술 집약적 산업 육성을 통해 합리적으로 대응해왔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특정인 이익 위해 제도 존재 나쁜 사례”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큰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녹취: 아제모을루 교수] “I don't hold very great hope for North Korea. I think one of the emphasis of our work has been look institutions are bad because they serve certain people's interests. They are bad often for society but quite lucrative for the people who control the institutions. And North Korea is again a case in point. I don't think it is very fruitful to give advice to the North Korean elite and the North Korean people are under great oppression right now but I think that system is facing more and more difficulties and one day hopefully it will unite with South Korea under a more democratic system.”

아제모을루 교수는 제도가 사회에는 해롭지만 그 제도를 통제하는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유리한 경우가 많은데, 북한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엘리트 층에게 조언을 하는 것은 별로 실익이 없다고 생각하며, 북한 주민들은 지금 큰 억압을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체제가 점점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는 더 민주적인 체제 아래서 한국과 (북한이) 통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노벨위원회는 14일 MIT 교수인 아제모을루, 존슨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미국 시카고대 교수 등 3명을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사회적 제도가 국가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특히 국가가 번영하거나 실패하는 주요 원인을 '제도'에서 찾았으며,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차이를 분석해 포용적 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소수의 엘리트에게 부와 권력이 집중된 착취적 제도보다는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는 포용적 제도가 경제 성장과 번영을 이끄는 열쇠라고 연구에서 주장했습니다.

“극소수에 유리한 체제 통해 ‘핵·미사일’ 구축”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이먼 존슨 교수는 대표적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 중국과 비교해도 북한은 후퇴한 체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4년도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사이먼 존슨 교수 교수.

[녹취: 존슨 교수] “North Korea retreated into its shell and has created a system that obviously favors a very few people and a lot of people in North Korea who have suffered over many years. And these few people are heavily armed and they've acquired or built for themselves a lot of nuclear weapons capacity and also some rocket launch capacity. That's not insignificant. This is extremely dangerous. And just because better, stronger institutions give you more inclusive growth and allow more people to climb out of poverty does not mean that all leaderships want to embrace such institutions. On the contrary, many leaderships around the world have gone in another direction in recent years. So there are many things to worry about in the North Korean situation.”

존슨 교수는 구소련 체제는 붕괴했고 중국의 개혁도 결과적으로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외부와의 교류를 거부한 채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면서 “극소수에게만 유리한 체제를 만들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이로 인해 “오랜 세월 동안 고통 받아온 많은 북한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소수의 사람들이 중무장을 하고, 많은 핵무기 능력과 로켓 발사 역량을 구축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사소한 일이 아니며,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존슨 교수는 더 좋고 강력한 제도가 더 포용적인 성장을 가져오고 더 많은 사람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지도자들이 그러한 제도를 수용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히려 최근 몇 년 동안 그 반대로 나가는 지도자들이 많다며, 그런 측면에서 “북한의 상황은 우려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