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영국에서 ‘북한 인권’ 행사…‘참혹한 실상’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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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서 북한 인권 관련 행사가 열렸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직접 북한 인권 참상을 증언하고, 탈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상영하면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최근 영국에서 북한 인권 관련 행사가 열렸습니다.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이 직접 북한 인권 참상을 증언하고, 탈북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도 상영하면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영국 옥스포드브룩스대학교의 한 강의실.

신입생과 연구원, 그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행복의 발견’이란 주제로 14일 북한인권 행사가 열렸습니다.

탈북민으로 영국에서 북한 인권 운동을 벌이고 있는 박지현 징검다리 공동대표와 옥스포드브룩스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서 탈북민인 변예은 씨와 김규리 씨는 자신이 북한에서 겪었던 끔찍한 인권 유린 실태를 증언했습니다.

변 씨는 어린 소녀 시절 탈북했다가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하고 중국 공안에 붙잡혀 네 번이나 강제북송당한 자신의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특히 강제 북송돼 북한수용소에 수감됐을 때, 함께 수감돼 있던 다른 꽃제비 아이가 굶어 죽었는데도 그 아이 몫의 배급을 받아먹기 위해 아이가 숨진 사실을 숨긴 채 시체 옆에서 배급을 받아먹은 사연을 들려줬습니다.

김규리 씨는 지난해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 직후인 10월 9일 북중 접경 지역에서 다른 탈북민 수백 명과 함께 강제 북송된 김철옥 씨의 언니입니다.

김 씨 자신도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하며 임신했다가 임신 4개월째의 아이를 마취도 없이 낙태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또 중국에서 인신매매로 임신 6개월째인 여성을 간수들의 지시로 구타를 하는 등 인간으로서 견디기 힘들었던 참혹한 상황을 전했습니다.

김규리 / 탈북민
“다리를 굽힌 상태서 자야 하는데 앉은 자리서 자다가 보면 옆에서 팍팍 쓰러진다는 겁니다. 다 죽는 사람들이고. 그런 거죠. 하룻밤에도 몇 명씩 죽어 나가고∙∙∙.”

유 돈 노우(You Don’t Know) 2, 행복의 발견’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상영됐습니다.

영화는 3부작 중 2편으로, 1편은 북한의 진실을 알리는 내용이고, 2편은 탈북민들이 한국 정착 과정에서 겪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청중들은 탈북민들이 전한 참담한 인권 유린 상황을 보고, 놀라움과 슬픔으로 크게 공감을 했습니다.

박지현 / 북한 인권 운동 단체 징검다리 대표
“북한에 대해 원래 몰랐는데 먼저 두 분의 증언을 들으면서 너무 끔찍하고 참혹해서 진짜 다들 말을 못하더라고요. 막 눈물을 흘리고. 그리고 영화를 보는 1시간 20분 동안 진짜 숨소리 하나 안 들렸거든요. 울음소리밖에 안 들렸거든요.”

행사를 공동 주최한 로렌스 만 옥스포드브룩스대 교수는 영국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 북한 내 삶에 대한 생생한 증언과 동아시아 전역에서 듣기 힘든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며,

한국 언어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된 곳이며 서로 다른 정치 체제와 사회경제적 상황,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기회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