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오늘] 이스라엘, 레바논 금융기관 공습...트럼프 '맥도날드' 방문

2024년 10월 20일 레바논 키암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김현숙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군이 이슬람 무장 조직 헤즈볼라와 연관된 레바논 내 금융기관을 공격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주말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일하면서 유권자들을 만났습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조지아주에서 흑인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동유럽 국가 몰도바가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유럽연합(EU) 가입에 찬성했습니다. 튀르키예 반정부 인사이자 저명한 이슬람 성직자인 펫흘라흐 귈렌 씨가 미국에서 사망했는데요. 이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중동 소식입니다. 레바논에 근거를 둔 이슬람 무장 조직 헤즈볼라와 연관된 레바논 내 금융기관을 이스라엘군이 공격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와 레바논 남부, 그리고 동부 베카계곡에 있는 ‘알카르드 알하산’ 지부를 공격했다고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서방 언론이 21일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금융기관 지부를 포함해 헤즈볼라가 베이루트와 남부 레바논에서 쓰는 시설과 장소 수십 곳을 간밤에 공격했다고 이날(21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공격한 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 곳입니까?

기자) 네. AFP통신은 알카르드 알하산이 5년 전 경제 위기가 시작되면서 금융 체계가 무너진 레바논에서 소액 대출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헤즈볼라와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곳이 무기 구매나 무장대원 급여 지급 등 헤즈볼라의 테러 활동에 자금을 댄다고 비난했습니다. 알카르드 알하산은 지난 1982년 자선 재단으로 출범했고, 1987년에 공식적으로 등록했습니다. 알카르드 알하산은 ‘좋은 대출’, ‘자비로운 대출’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이 기관이 미국 정부의 제재 대상이기도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헤즈볼라와 연관됐다는 혐의로 지난 2007년 알카르드 알하산을 제재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곳이 헤즈볼라의 주요 금융망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레바논에 모두 34곳의 알카르드 알하산 지부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이제는 군사 시설뿐 아니라 헤즈볼라와 관련된 다른 민간 시설로까지 공격 대상을 확대하고 있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고위 정보 관리는 BBC에 알카르드 알하산 공격이 헤즈볼라 활동과 재건 능력을 방해하려는 것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대니얼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20일 밤 성명을 내고 “테러리즘 전선 역할을 하는 민간 기관이나 협회, 비영리기구들을 이용해 이란이 헤즈볼라 테러 활동에 어떻게 돈을 대는지 며칠 안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특사가 레바논에 들어가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아모스 호크스틴 특사가 21일 베이루트에서 나지브 미타키 레바논 총리 대행, 그리고 나비 베리 의회 의장을 만나서 휴전 조건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21일) 보도했습니다. 앞서 베리 의장은 지난 주말 알아라비야 방송에 호크스틴 특사 방문이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 휴전에 이를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계획이 유출됐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가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20일 밝혔습니다. 앞서 미국 CNN 방송과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준비에 관한 미국 정보 문서 2건이 이란과 연계된 텔레그램 계정에 공개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들 언론은 해당 문건이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과 ‘국가안보국(NSA)’이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유출된 문건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긴 건가요?

기자) 네. 미국이 지난 15일과 16일 입수한 위성 사진을 바탕으로 이스라엘 공군과 해군의 이란 공격 계획을 분석한 내용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첫 번째 문건에는 탄도미사일과 공대지 미사일 취급, 그리고 두 번째 문건에는 이스라엘의 드론 움직임에 관한 설명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언론 보도로는 해당 문건이 일급비밀이라고 하던데, 어떻게 밖으로 새 나간 겁니까?

기자) 네. 대략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커들이 전산망에 침투해서 문건을 훔쳐 갔거나, 아니면 기관 내부에서 외부로 빼낸 경우입니다. 현재 관련 당국이 그런 두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 쪽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NGA, 그리고 NSA를 관할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에서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해당 보도를 알고 있다고만 확인해 주고, 더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 쪽에서도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10월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트레보스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을 서빙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미국 대선 소식입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말에 한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일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2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스터빌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했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직접 감자를 튀기고 자동차에 있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패스트푸드는 주문하면 즉시 완성돼 나오는 식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대표적으로 햄버거가 있습니다.

진행자) 맥도날드가 그런 햄버거를 파는 곳인데 트럼프 후보가 거기에 간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그동안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언론 회견이나 대선 광고에서 옛날에 대학생이었을 때 맥도날드에서 일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서민들 생활을 잘 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걸 의식해서 트럼프 후보가 맥도널드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이 전했습니다. 앞서 해리스 후보 측은 지난 1983년 여름에 해리스 후보가 캘리포니아주 알라메다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최저 임금을 더 올려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트럼프 후보가 이날(20일) 맥도날드에서 최저 임금 문제를 언급했나요?

기자) 아닙니다. 대신 해리스 후보가 맥도날드에서 일하지 않았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알리는 데 트럼프 후보가 집중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해리스 후보와 맥도날드 측도 해리스 후보가 맥도날드에서 일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데, 그가 40년 전 여름에 잠깐 일했기 때문에 그걸 입증할 기록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작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씨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죠? 그런데 머스크 씨가 지난 주말에 눈길을 끄는 제안을 했군요?

기자) 네. 그는 선거일까지 매일 100만 달러를 추첨으로 뽑힌 사람에게 주겠다고 19일 발표했는데요. 머스크 씨가 이튿날(20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한 말을 들어보죠.

"Everyday. Every day from now until the election, we're giving out a $1 million prize. That is an all you have to do is sign a petition in support of the Constitution. It's very straightforward. You don't even have to vote. You don't have to vote. You just have to sign a petition saying you believe in the Constitution, which if you already believe in the Constitution, you're just signing something you already believe and you can win $1 million. That's awesome."

기자) 네. 경합주에서 유권자 등록을 하고 자신의 ‘정치행동위원회(PAC)’가 발의한 청원에 서명한 사람들 가운데 1명을 매일 추첨으로 뽑아 100만 달러를 주겠다는 겁니다. 앞서 머스크 씨의 PAC는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를 지지하는 청원을 낸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청원에 서명했다고 돈을 주는 것이 불법 아닌가요?

기자) 네.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 자금 전문인 브렛 카펠 변호사는 워싱턴포스트에 투표나 유권자 등록을 대가로 사람들에게 뭔가 가치 있는 것을 주는 것이 연방법으로 불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2024년 10월 20일 조지아 주 존스보로의 사전 투표 장소 중 한 곳인 디바인 페이스 미니스트리 인터내셔널 교회를 찾았다.

진행자) 해리스 후보는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조지아주에서 유권자들을 만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20일 흑인 기독교회 2곳을 찾아 신도들에게 대선 투표에 꼭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는 이날(20일) 조지아주 스톤크레스트에 있는 교회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의 미래를 위해 투표해 달라고 했는데요. 해리스 후보 말을 들어보죠.

“And now we ask a question, we face this question: what kind of country do we want to live in? A country of chaos, fear and hate, or a country of freedom, compassion and justice. And the great thing about living in a democracy is that we, the people, have the power to answer that question. So, let us answer not just through our words, but through our action and with our votes.”

기자) 네. 살기 원하는 나라가 혼돈과 두려움, 혐오의 나라인지, 아니면 자유와 열정, 그리고 정의의 나라인지 묻자는 겁니다. 해리스 후보는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삶이 훌륭한 것은 그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라면서 “말이 아니라 행동과 투표로 대답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해리스 후보가 이날(20일)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조지아주로 간 특별한 이유가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조지아주에 흑인들이 많이 삽니다. 그래서 조지아주에서 이기려면 흑인 유권자들 표가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특히 흑인 남성 유권자 지지율이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얻었던 것보다 떨어져서 해리스 후보가 조지아주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습니다.

20일 몰보다 키시나우에서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확인하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의 모습.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엔 유럽으로 가보겠습니다. 동유럽 나라 몰도바가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물었군요?

기자) 네, 몰도바에서 20일 실시된 유럽연합(EU) 가입 찬반 국민투표에서 찬성표가 아슬아슬하게 절반을 넘겼습니다. 21일 몰도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약 99% 진행된 가운데, 찬성이 50.39%, 반대가 49.61%로 집계됐는데요. 이로써 몰도바는 EU 가입으로 가는 길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 투표 결과가 사전 조사 예측과는 좀 다르다고요?

기자) 네, 국민투표에서 아주 근소한 차이로 EU 가입 찬성이 과반을 이루긴 했지만,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약 63%가 EU 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온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몰도바 정부는 러시아가 투표에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전례 없는 유권자 사기와 외국의 간섭으로 인해 투표가 훼손됐다며, 이는 몰도바 주권에 대한 “끔찍한 공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몰도바 정부 측은 러시아가 몰도바의 EU 가입을 막기 위해 방해했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몰도바 당국은 러시아가 몰도바의 불안정과 EU 가입을 막기 위해 이른바 ‘하이브리드 전술’을 강화했다고 주장합니다. 러시아가 야당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지방 선거에 개입하는 등의 방해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몰도바 당국의 이런 주장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몰도바가 언제부터 EU 가입을 추진한 겁니까?

기자)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산두 대통령은 EU 가입을 신청했고요. 그해 여름 우크라이나와 함께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았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몰도바 국민투표 결과에 대해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술에 맞서 몰도바는 독립적이고 강하며, 유럽의 미래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몰도바는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자리한 동유럽 국가로, 유럽에서 최빈국에 속합니다.

진행자) 몰도바가 국민투표와 함께 대통령 선거도 치렀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20일 선거에서 산두 현 대통령은 10명의 경쟁자와 대선을 치렀는데요. 득표율 42%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긴 했지만, 과반 득표에는 실패했습니다. 몰도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따라서 득표율 1, 2위 후보가 다음 달 3일 2차 투표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차 투표에서 득표율 2위를 기록한 후보는 약 26%의 지지를 받은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입니다.

진행자) 몰도바의 이번 선거가 유럽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죠?

기자) 네, 우선, 국민투표는 구소련 국가인 몰도바가 EU에 가입해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는 의지를 시험하는 무대로 여겨졌습니다. EU 가입 찬성표가 더 많긴 했지만, 표 차가 크지 않아 산두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산두 대통령은 EU 가입을 추진하는 등 친서방 정책을 펼치고 있는 반면, 2차 투표에서 맞붙을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은 친러시아 성향이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따라서 몰도바의 이번 대선이 ‘친서방’과 ‘친러시아’ 진영의 싸움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던 거군요?

진행자) 맞습니다.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난하고 또 러시아에 의존하던 에너지 공급원을 다각화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가 악화됐습니다. 하지만 친러시아 성향인 스토야노글로 후보는 자신이 집권하면 EU와 러시아, 미국, 중국 등과 균형 잡힌 외교 정책을 펼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 안보 관련 소식 간단히 하나 더 보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했군요?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이 예고 없이 21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스틴 장관이 우크라이나 지도부와 회동하고,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 필요한 안보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대선이 두 주 남짓 남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전투가 미국의 안보에 중요한 이유”를 강조할 것이라고 성명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오스틴 장관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것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러시아 침공 이후 이번이 세 번째 방문입니다. 오스틴 장관은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발표했는데요. 국방부에 따르면, 해당 지원에는 로켓과 탄약, 장갑차, 다양한 대전차 무기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진행자) 오스틴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에서 연설도 했군요?

기자) 네, 오스틴 장관은 21일 우크라이나 국립 외교 아카데미에서 연설하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생존과 안보를 위해 싸우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략을 막는 것이 서방 동맹에 필수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다만, 우크라이나의 즉각적인 나토 가입이나 러시아 깊숙이 미사일 공격을 허용해달라는 우크라이나 측 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신호도 주지 않았습니다.

펫흘라흐 귈렌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튀르키예 출신 이슬람 성직자가 미국에서 사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튀르키예의 반정부 인사이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적인 펫흘라흐 귈렌 씨가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건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귈렌 씨는 지난 1999년부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거주해 왔는데요. 20일 치료를 받던 병원에서 숨졌다고 귈렌 씨의 설교문을 게재하는 웹사이트 ‘헤르쿨’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귈렌 씨가 어떤 사람이기에 미국에서 죽음을 맞게 됐을까요?

기자) 1941년 튀르키예 동부 에르주룸주에서 태어난 귈렌 씨는 저명한 이슬람 성직자입니다. 온건한 이슬람 국가를 주창하던 귈렌 씨는 하지만 군부에 쫓겨 1980년부터 6년간 수배 생활을 했고요. 결국, 체포됐다가 풀려났습니다. 1999년 병 치료차 미국으로 건너가 줄곧 망명 생활을 해왔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과는 왜 정적 관계가 된 겁니까?

기자) 귈렌 씨는 한 때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습니다. 하지만 2013년 말, 에르도안 대통령과 가까운 장관과 공무원을 표적으로 한 부패 수사가 시작되면서 두 사람 관계가 틀어졌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수사의 배후에 귈렌 씨가 있다고 봤는데요. 이후 귈렌 씨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귈렌 씨가 주도하는 운동을 테러 단체로 지정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특히 귈렌 씨를 2016년 군부 쿠데타 시도의 배후로 지목했는데요. 당시 군부가 탱크와 전투기, 헬리콥터를 동원해 에르도안 정부를 전복하려고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250여 명이 사망했습니다.

진행자)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런 주장에 귈렌 씨는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기자) 귈렌 씨는 쿠데타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귈렌 씨와 추종자들에 대한 튀르키예 정부의 탄압은 이어졌습니다. 귈렌 씨가 이끌던 운동 ‘히즈메트’는 튀르키예 말로 ‘봉사’라는 뜻인데요. 서구식 교육과 자유 시장, 종교 간 소통을 장려하는 온건 이슬람주의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쿠데타 이후 귈렌 씨의 운동은 튀르키예에서는 해체됐고요. 국제적인 영향력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진행자) 튀르키예 정부는 귈렌 씨 사망에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21일 귈렌 씨의 죽음을 확인하며, 귈렌 씨는 “암흑 조직”의 수장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테러와의 싸움에 대한 우리의 결의는 계속될 것이며 그의 사망 소식으로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미국 정부는 귈렌 씨를 송환하라는 튀르키예 정부의 요구에 줄곧 유보적인 자세를 보여왔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칩니다. 김현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