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9월까지 3분기 누적 북한의 대중 가발 등 인조 모발 수출액이 1억4천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강제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북한산 가발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안준호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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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달 북중 교역액이 증가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9월 무역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북중 교역액은 2억254만 달러로, 전달 1억7천713만 달러 대비 14%가량 증가했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2천810만 달러로 전달 대비 137만 달러 감소했습니다. 대중 수입액은 1억7천450만 달러로 전달 대비 2천680만달러 늘었습니다.
북중 교역액은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한 건데요.
북중 교역액은 지난 4월 1억9천399만4천 달러를 기록한 뒤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 감소했다가 지난 8월 증가세로 돌아섰고 9월까지 두 달 연속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월별 교역액이나 3분기 누적 교역액 모두 감소했는데요. 지난해 9월 북중 교역액은 2억1천653만 달러로 올해보다 1천400만 달러가량 많았습니다. 3분기 누적 교역액은 지난해 16억3천190만 달러였는데 올해는 14억9천170만 달러로 약 1억4천만 달러 감소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중 가발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9월 북한의 최대 대중 수출품은 가발과 속눈썹 등 인조 모발 제품이었는데요. 1천110만 달러어치의 인조 모발 제품을 수출했습니다. 2위인 철강 생산에 쓰이는 페로실리콘의 대중 수출액이 371만 달러인 것에 비해 3배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 3분기 누적, 북한의 대중 인조 모발 제품 수출액은 1억4천112만 달러로 전체 대중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북한의 대중 수출액 2위 제품 텅스텐 광석, 2천100만 달러의 5배에 달하는 액수입니다.
진행자) 북한의 대중 가발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의 대중 가발 제품 수출액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억2천3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는데요. 올해는 그보다 1천800만 달러가량 더 늘었습니다.
북한은 2017년 6차 핵실험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7년 9월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해 기존 주력 수출 품목이었던 섬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자 2018년부터 비제재 품목인 가발과 속눈썹을 포함한 인조 모발 제품 등을 중국에 수출해 왔는데요.
중국에서 사람의 머리카락과 양모 등 재료를 수입해 가발 등을 만들어 완제품으로 중국에 되파는 방식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런 북한산 가발이 강제 노동 등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우려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 등에서 강제 노동을 통해 가발이 생산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의 인권 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오는 11월 유엔의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 인권 검토(UPR)를 앞두고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강제 북송돼 교화소와 수용소에 수감된 여성 수감자들이 가발과 인조 속눈썹 등을 생산하도록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산 가발의 최대 수입국은 미국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의 가발 등 인조 모발 제품 최대 수출국은 미국입니다. 중국은 3분기 누적으로 미국에 16억4천510만 달러어치의 인조 모발 제품을 수출했습니다. 2위인 나이지리아에 수출한 액수가 2억6천730만 달러인 것에 비하면 6배가 넘는 액수입니다.
진행자) 북한산 가발이 중국산으로 둔갑해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클 텐데요?
기자) 전문가들은 중국산으로 둔갑한 북한산 가발 등 인조 모발 제품이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법률 자문으로 활동했던 대북제재 전문가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앞서 VOA에 “법적으로 북한 노동력으로 만든 제품은 미국으로 수입할 수 없다”면서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 등 열악한 작업장에서 가발과 인조 속눈썹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산 가발과 속눈썹은 세관에서 감시 목록에 추가해 공급망을 역추적하는 검사를 강화해 북한산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북한 노동력이나 자재가 사용된 증거가 발견되면 법에 따라 해당 제품을 압수하고 제조업체의 자산을 동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강제 노동을 통해 생산된 북한산 제품이 미국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기자) 미국은 2017년 ‘제재를 통한 적성국 대응법(CAATSA)’을 제정했습니다.
이 법은 북한 정권이 강제 노동을 통해 외화 수입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채굴, 생산, 제조 과정의 일부에라도 북한 노동력이 이용된 제품은 미국에 수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중국산 가발을 미국으로 수입하는 것 자체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은 아닙니다. 하지만 생산 과정에서 북한의 강제 노동이 없었다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이 법을 위반하는 것이 돼 미국의 모든 입국항에서 압류∙몰수될 수 있습니다.
앞서 미 재무부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소재 ‘엘프 코스메틱스(e.l.f. Cosmetics·엘프)’ 사가 2012년부터 약 5년 간 중국 소재 2개 납품업자로부터 수입한 인조 속눈썹에 북한산 재료가 포함된 사실을 적발하고, 2019년 엘프 사에 약 1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안준호 기자로부터 3분기 북중 교역 관련 소식을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