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북한 미사일에서 미국을 포함한 서방 기업 부품이 계속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민간단체가 밝혔습니다. 지목된 미국 기업은 북한에 판매하지 않았다며 위조품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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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크라이나에서 회수된 북한 탄도미사일 잔해에서 미국 등에서 제조된 서방 부품들이 발견됐다고 우크라이나 비정부 기구인 독립반부패위원회(NAKO)가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 9월 7일 우크라이나 폴타바주 미르네와 빌리키 마을 근처에서 격추된 북한산 KN-23 혹은 KN-24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에서 서방 부품들이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초소형 전자 부품은 주로 미국에서 제조됐고, 이 밖에 스위스, 네덜란드, 영국에서도 제조됐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Most of its microelectronic components were manufactured in the USA, while the others can be traced to Switzerland, the Netherlands and the U.K.”
이어 최소 9개 서방 제조업체에서 2021년부터 2023년 사이에 새로 제조된 부품들로 확인됐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서방 부품들이 북한산 미사일에서 발견된 것은 수출 통제 조치들과 그 이행이 북한의 탄도 미사일 능력 구축을 막지 못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요 부품의 공급망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수출통제 준수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기업이 고객을 파악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당국은 수출통제 위반 조사와 처벌을 강화하며, 불법 조달 중개자를 적발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VOA는 국무부에 이번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서 미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월 21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에 사용할 수 있는 민감한 품목과 기술을 획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 통제와 제재, 차단, 법 집행 등 모든 관련 도구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산 탄도미사일에서 미국과 유럽 부품이 발견됐다는 영국 민간단체 조사 결과와 관련한 질문에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미국 기업 “위조품일수도…북한에 직접 판매하지 않아”
보고서에서 미국 내 제조사 중 하나로 지목된 브로드컴은 24일 VOA에 “자사나 유통 협력업체가 북한이나 기타 제재대상 기관에 이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브로드컴] “Broadcom has not been provided sufficient information to determine whether the A3120 – the product identified in the NAKO report – is genuine. The A3120 product is a commodity component frequently subject to counterfeiting and not designed or suitable for military or aerospace use. The product was not sold directly by Broadcom nor by any Broadcom distribution partner to North Korea nor to any other sanctioned entity. We are committed to complying with all laws and regulations to prevent the export, sale, or diversion of our products, either directly or through distribution partners, to unauthorized buyers for illicit and illegal purposes. We will continue to work with our industry and distribution partners as well as the U.S. government on ways to improve reasonable compliance and due diligence.”
그러면서 “독립반부패위원회 보고서에서 확인된 제품인 A3120의 진품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이 제품은 위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용 부품이며 군사 또는 항공 우주용으로 설계되지 않았고 적합하지도 않다”고 말했습니다.
브로드컴은 “당사는 모든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며, 불법 목적으로 당사 제품을 직접 또는 유통 협력업체를 통해 승인되지 않은 구매자에게 수출, 판매 또는 전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합리적인 규정 준수 및 주의 의무를 개선하기 위해 업계와 유통 협력업체, 미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효과적 제재이행 위해 모니터링 중요”
앞서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도 지난 9월 북한이 계속 러시아에 미사일을 공급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올해 생산된 미사일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데이미언 스플리터스 분쟁군비연구소(CAR) 국장은 당시 VOA와 영상통화에서 제재의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현장 감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플리터스 국장] “Any sanction regime needs to be paired with a field monitoring components. It's very difficult to have effective export control and sanctions if you do not know what exactly is being used and how it's being procured. So once you've established that, it becomes easier to become effective. Once you've established through the investigation which companies are most likely the last known custodian or the or the parties responsible for the diversion, then you need to have an enforcement. You need to enforce those export control. Otherwise, you know, you have sanctions and export control that is a bit Toothless, and that will only give an incentive to problematic parties to continue to do this diversion.”
스플리터스 국장은 “정확히 무엇이 사용되고 있고 어떻게 조달되고 있는지 알지 못하면 효과적인 수출 통제 및 제재가 매우 어렵다”며 “조사를 통해 어떤 회사가 최종 관리인인지 또는 전용에 책임이 있는 당사자인지 확인되면 수출 통제를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앞서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올해 1월 2일 회수한 북한산 미사일 잔해의 290개 부품을 직접 조사한 결과, 부품의 75%가 미국 회사가 설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