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인터뷰] 1.카라파노 고문 “트럼프 2기 초 대북 외교 추진 어려울 것…다른 현안 많아”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선임고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북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선임고문이 전망했습니다. 카라파노 선임고문은 VOA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다만 다른 많은 현안들 때문에 트럼프 2기 초기에 북한과의 외교 재추진이 거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윈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1기 정권인수위에서 외교정책 분과를 이끌었던 카라파노 선임고문을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인터뷰]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선임고문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나는 북한 김정은과 잘 지냈다”면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고 “우리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대북 정책을 펼칠까요?

카라파노 선임고문) 트럼프 1기 정부 이후 4년이나 지났습니다. 따라서 재선될 경우 과거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핵화가 북한과의 거래의 일부가 되는 것에 대해 진지했습니다.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북 관계 정상화가 마무리 될 때에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는 구상이었습니다. 이 점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다시 추진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1기 때는 세계가 다소 조용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고, 중동에서도 전쟁이 없었으며, 미국의 국경은 비교적 안전했습니다. 재선될 경우 이런 부분을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것입니다. 2기 정부 첫 국가안보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북한과 외교 재추진이 거론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북한이 미국과 돌이킬 수 없는 관계 구축 노력에 있어 수년 동안 협력할 파트너를 원한다면, 트럼프 재임 초기에 협상을 타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여러 상황을 보면 그건 어려울 것입니다.

기자) 지정학적으로 전 세계가 긴급한 문제가 많다고 하셨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유세 기간 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자주 거론했습니다. 국제 현안이 많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을 자주 언급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임기 초반에 북한 문제에 더 관심을 둘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카라파노 선임고문) 문제는 당장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현안이 많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반드시 원하는 모든 현안을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유세에서) 북한과의 협상을 언급한 것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일종의 외교정책의 개념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분쟁도, 전쟁도 원치 않으며, 인권 문제나 다른 우려 사안들이 있더라도 양측이 의지만 있다면 외교적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개념이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나 이익을 양보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접근법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 북한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협상의 목표가 완전한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현직 미국 정부 관리들은 북한 핵무기를 고도화를 고려할 때 완전한 비핵화에 앞서 중간 단계와 위협 감소를 먼저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시나요?

카라파노 선임고문) 글쎄요, 솔직히 완전한 비핵화에 미치지 못하는 목표에 우리가 신경을 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북한은 핵전쟁을 일으키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은 정권 유지를 보장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핵전쟁을 시작하는 날 그 정권은 증발하고 종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대북 억지력은 상당히 견고한 상황이며, 한일 협력이 강화돼서 더 그렇습니다. 따라서 군축이나 위협감소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지구 끝의 매우 가난한 나라입니다. 미국이 실제로 가치 있는 한 가지 일, 즉 핵무기 보유국 증가를 막는 것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왜 이 과정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겠습니까?

기자) 미한일 간 3국공조가 전례없이 강력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러한 추세를 이어갈까요? 트럼프 1기 정부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이 워싱턴의 대사관들과의 접촉에서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국가들에 더 우호적이고 협조적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신간 ‘전쟁’(War)에 나왔는데, 같은 의견이십니까?

카라파노 선임고문) 트럼프 2기 정부가 아시아 동맹국들에 더 협력적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아시아 동맹들이 더 협력적이기 때문이죠. 한국에는 훨씬 더 미국에 우호적인 정부가 있고, 일본 정부는 한국, 타이완과 더 강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훨씬 더 기꺼이 미국과 협력할 마음을 가진 파트너들이죠.

한국과 일본이 원하는 것은 동북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과 거래를 해서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고 동북아 분쟁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면 한국, 일본 누구도 불평하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동맹 협력은 훨씬 확대될 것입니다.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러 간 군사협력에 어떻게 대처할 것으로 보십니까?

카라파노 선임고문) 북한이 그저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진짜 거래를 하고자 한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협상을 하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면서 꽤 추악한 일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그 점은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북한은 원한다면 금방 러시아 지원을 중단할 수 있을 겁니다. 지켜봐야 합니다.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유세 기간 동안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습니다. 최근에는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진행한 대담에서도 한국이 ‘머니 머신’, 즉 부유한 나라라면서, 자신이 백악관에 있으면 한국은 연간 1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미국과 한국은 2030년까지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분담금 재협상을 지시할까요?

카라파노 선임고문)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현실은 미국이 세 개 전구에서 동시에 모두 강할 수 없으며, 동맹국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트럼프가 우리가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대”라고 말할 때 그들이 놓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도 국방비를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안보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하는 것은 “당신도 나만큼 안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동북아시아나 서유럽 또는 중동의 안보에 대해 역내 국가들보다 더 신경을 쓰는 상황이 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공동의 책임입니다. 미국이 마치 이들 국가들에 무임승차하려는 것처럼 해석되는 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기자)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H.R. 맥매스터는 최근 펴낸 저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뒤, 기지 건설비용을 물으면서 한국이 미국의 모든 비용에 더해 추가분(플러스)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추가분은 미국의 이윤(profit)을 의미하는 걸까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카라파노 선임고문) 저는 분담금 관련 논의는 가정적이라고 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어떤 요구를 할 때 사람들이 일종의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보는 것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진지한 논의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데에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 무역협정인 USMCA 재협상이나 유럽의 나토 분담금, 동북아시아의 장기적 안보 등의 현안에서 말이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진지한 논의를 할 때다’라는 말입니다.

제가 한국이나 일본이라면 걱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처럼 미지의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4년 동안 대통령을 지냈습니다. 모든 글로벌 리더를 알고 있고, 그들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해 봤습니다. 사람들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 모두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윈윈 전략’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할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결국 트럼프를 움직이는 것은 내 친구에게도 좋고 나에게도 좋은 해법입니다. 이것이 어떻게든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저는 아주 낙관하고 있습니다.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도 북한과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면 양국의 핵무장에 반대하지 않을 뜻을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 핵무장 추진을 더 수용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데요. 정말 그럴까요?

카라파노 선임고문) 모든 국가는 자국민을 보호하는 데 최선의 이익이 되는 일을 할 권리와 의무가 있기에, 저는 한 국가에 대해 어떻게 하라고 절대 말하지 않습니다. 저는 또한 미국의 전략적 우산에 대한 엄청난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핵 현대화와 미사일 방어에 대한 투자에 대한 약속이 초당적으로 강화됐습니다. 미국은 대대적인 핵 현대화에 나설 것이며, 매우 강력한 전략적 억지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제 첫 임무는 한국에 미국 핵무기를 배치하는 일이었고, 이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왔습니다. 끝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말하고 싶습니다. 재래식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면 핵전쟁을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략적 억지력에 필요한 것은 전구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방어입니다. 강력한 재래식 방어에 전략적 우산이 겹쳐져 있다면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입니다.

(이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일부 내용을 편집했습니다)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미 대선 인터뷰] 1.카라파노 고문 “트럼프 2기 초 대북 외교 추진 어려울 것…다른 현안 많아”

지금까지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선임고문으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펼칠 인도태평양 정책에 대해 들었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내일은 토머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 대행으로부터 해리스 부통령의 인도태평양 정책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