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불과 1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가 앞으로 4년간 미국 대외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VOA는 이번 대선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 지형에 미칠 영향을 짚어보는 전문가 진단과 인터뷰 등 다양한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네 번째 순서로 이번 대선이 미중 관계와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봅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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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30일 “(미국) 대선이 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차이보다는 연속성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스나이더 소장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중국을 주로 적대적인 대상으로 정의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기본적인 큰 틀은 이미 정해져 있고, 해리스 정부와 트럼프 정부 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소장] “I'm expecting to see more continuity than divergence as related to the impact of the election on US China relations. I think that both Harris and Trump have, are likely to continue to pursue a policy that primarily defines China in adversarial terms. But I think that the main framing for the relationship with China, I think is already set and it's not going to differ that much between a Harris and a Trump administration.”
“차이보다 연속성이 더 클 것”
스나이더 소장은 “미국과 중국은 계속해서 경쟁 관계를 유지할 것이며 이것이 양국 관계의 지배적인 틀이 될 것”이라며 누가 당선되더라도 미중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차기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에 많은 기대를 가질지 모르겠다”면서 “지금까지 수년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중 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한 양국 간 북한에 대한 정책 조율보다 중국에 대한 정책 조율이 더 많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 국방정보국(DIA)과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데릭 그로스먼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중 경쟁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로스먼 선임연구원은 “트럼프와 해리스 후보 모두 중국에 대응하는 것이 인도 태평양 전략의 핵심이며, 이것이 우리가 인도 태평양 전략을 가지고 있는 이유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면서 “따라서 각 후보의 중국 정책 변화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습니다.
[녹취: 그로스먼 선임연구원] “And then when it comes to China, I mean both Trump and Harris have been pretty clear that countering China is key, you know, to the Indo Pacific strategy and that is why we have an Indo Pacific strategy. So I don't really see much if any change on China policy when it comes to each of the nominees.”
그러면서 “두 후보 모두 인도 태평양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인도 태평양 전략을 유지할 것이고, 주로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 1기 때 인도 태평양 전략이 나왔고, 트럼프가 그 전략에서 벗어날 것이란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더 거래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면서 “많은 부분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어떤 인사들을 기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동아시아 정책엔 불확실성 여전”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이날 미 대선이 향후 미중 관계와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자신의 견해와 우선 순위를 반영하기 위해 약간의 조정만 가할 뿐 바이든 행정부 정책의 큰 틀은 그대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동아시아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정책과 접근 방식에는 더 많은 의문과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As such, I strongly suspect that she will continue with the broad contours of the Biden policy with only some adjustments in emphasis and style to reflect her views and priorities. (중략) There are many more questions and uncertainties about a Trump administration’s prospective policies and approach towards East Asia.”
이어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외교 정책의 틀과 의제를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독재자에 대한 존경’과 같은 개인적 특성에 이끌려 방향을 틀 것인가 여부”라고 지적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의 화상 통화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미국의 정책과 목표는 대체로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예측 불가능성이 외교 정책의 미덕이라고 생각하지만 큰 단점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 think if Harris is elected president, we'll have largely a continuity in terms of American policy and objectives. But President Trump wins, it's a wild card.”
매닝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을 어느 정도 이어받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조금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이었지만, 기술 제한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추구했고, 관세도 그대로 유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에 한반도 우선 순위 낮아”
매닝 선임연구원은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미중 관계 변화와 이것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중국이 미국 대선 결과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모르겠다”면서 “그들은 한반도를 우선 순위에서 다소 낮춰놓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거 자신이 6자회담에 참여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 모두 협조적이었지만, 적어도 가까운 장래엔 그런 일이 다시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기본적으로 북한은 미국 문제라고 보고 있으며, 제재를 해제하고 북한에 잘해주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란 입장”이라면서 “그래서 중국은 한반도 위험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 미국과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매닝 선임연구원] “I was involved in the 6 party talks and China and Russia were both very cooperative. I can't imagine that being possible again in the immediate future at least. And so I think in my discussions with Chinese think tanks and officials, their basic attitude is North Korea is an American problem.”
“트럼프, 중국에 모순적 접근”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이날 VOA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자국민에 대한 ‘철권통치’를 칭찬하고, 타이완이 더 많은 방위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과거 미국이 타이완에 대한 정책을 변경할 경우 시 주석과 ‘협의’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면서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제품에 대한 매우 높은 관세 부과를 포함해 중국과의 무역에 대해 매우 강경한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이런 모순적인 접근 방식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은 경제 및 무역 문제를 우선시하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라며 “한국으로서는 동맹보다 거래를 우선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태도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 “That is not good news for the security of the ROK and Japan, and other U.S. allies in the Asia-Pacific region. It will undermine their confidence in America's commitments. It also means that China, whose goal is to weaken the U.S.-led alliance system, push the U.S. out of the region, and dominate its regional neighbors will have reason to believe it can actually achieve its goals under a Trump presidency.”
“두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현실적 시각 갖춰”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담당 국가정보분석관은 이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모두 우리가 직면한 중국과의 도전과 경쟁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한 강경한 정책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더 많이 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할 것”이라며 “이는 자신이 세계의 지도자이며, 다른 독재자들과 대화할 수 있고, 그들이 자신의 말을 들을 것이란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가 북한에 대해 유화적인 정책을 펼치거나 김정은의 어두운 면을 무시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Donald Trump will talk about wanting to engage with Xi Jin ping probably more so you know demonstrating a confidence that he's a world leader and he can talk to you know other dictators and autocrats and they'll listen to him but that I don't think that means you know we're faced the same thing with North Korea right he says he'll talk to Kim Jong UN. That doesn't mean he's going to have a soft policy on North Korea or is ignorant of what Kim Jong UN's you know dark side is.”
그러면서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중국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맥락에서 미국의 대중, 대북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미중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푸틴이나 김정은, 또는 시진핑과 잘 지낼 수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그의 러시아와 중국, 북한에 대한 정책을 이해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근거로 삼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국방 및 국가 안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자주 언급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개발 부차관보가 중국과의 잠재적인 충돌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을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지난 4월 ‘워싱턴톡’에 출연해서도 “국방비 지출은 물가상승률보다 낮아 사상 초유의 준비 태세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문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가속화할수록 우리의 미사일 방어와 역량을 압도할 심각한 위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중국 건설적 역할 기대 어려워”
사일러 전 분석관은 미국 대선 결과가 “기본적으로 중국의 행동이나 목표를 바꿀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시진핑 주석이 타이완에 대한 군사 행동이나 경제∙무역 분야에서 무엇을 할지 생각할 때 미국 대통령이 누구인지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미중 관계가 한반도에 끼칠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두 후보가 한반도에서 직면할 수 있는 도전들은 오히려 현재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과 러시아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 관련이 더 깊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미사일 관련 기술 제공 등 북러 간 군사협력이 우려스러운 상황에서 미중 관계가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사일러 전 분석관은 “중국은 북한을 억제하거나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더 호전적인 태도로 나아가지 않도록 설득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사일러 전 분석관] “China for its part does not appear well positioned to try to contain North Korea or try to convinced North Korea not to move into a more belligerent stance through its cooperation with Russia.”
중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다소 놀랐을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러시아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전쟁을 돕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중국은 차기 미국 행정부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파트너로서 기꺼이 나설 의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VOA가 준비한 기획 보도, 다음 시간에는 미국 선거에서 영향력이 점증하고 있는 한인 유권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