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열수 안보전략실장 “북한군 월급 김정은 주머니로 갈 것”

  • 최원기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 병사들이 불특정 장소에서 행군을 진행하고 있다. (화면출처: @Parapax via Telegram)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월급 2천 달러를 못 받고 그 돈은 김정은의 주머니에 들어갈 것이라고 한국의 군사 전문가인 김열수 안보전략실장은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군은 총알받이가 될 것이고, 사망자가 발생하면 북한 내부 민심이 크게 동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을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병력 1만2천명을 러시아에 파병하기로 결정했다고 한국 국가정보원이 밝혔습니다. 북한이 6월에 러시아와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4조에 근거해 파병한 것일까요?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김열수) 네, 아무래도 그것이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 협정 체결 이전에도 북한의 포탄이 러시아에 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포괄적 전략동반자조약도 조약이지만, 그것보다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는 이번 파병으로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원조와 파병을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일까요?

김열수) 보통 동맹이 이제는 혈맹으로 발전할 수 있을 거구요. 북한이 참전해서 피를 많이 흘릴수록 북한의 발언권이 세지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북한 지원이 기정사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봅니다.

기자) 최근 북한군이 러시아군 보급품을 받는 모습으로 보이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영상을 보면 북한 억양으로 “넘어가지 말라”, “나오라 야”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데, 북한군이 파병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을까요?

김열수) 그렇지요. 이것은 한국말 목소리 뿐만 아니라, 북한 군인들로 보이는 인원에 대해서 보급품을 주기 위해서 모자, 군복, 군화 치수를 전부 다 한글 수치로 바꾼 것도 나와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면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정보로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국정원은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가 수송함으로 1차 파병 병력 1천500명을 수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언제쯤, 북한 전체 병력이 러시아에 다 도착할까요?

김열수) 국정원이 10월 18일 발표했을 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1천500명을 수송했다고 그랬는데요. 오늘 국회정보위에서 국정원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미 3천명이 파병이 됐고요. 그리고 이제 12월까지는 전체 인원이 파병될 것이라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12월까지는 전체 병력이 갈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북한이 파병하는 병력이 특수부대인 11군단, 폭풍군단이라고 국정원은 밝혔습니다. 1만2천명 전체가 모두 폭풍군단 소속일까요?

김열수) 폭풍군단은 특수전 부대죠. 그래서 요인 암살이나 납치, 시설 파괴, 후방 교란 작전을 수행하는데, 거기에는 경보병 여단도 있고 항공육전단도 있는데요. 제가 볼 때는 항공육전단이나 저격 여단은 가지 않고, 경보병 여단을 중심으로 해서 다른 부대들도 같이 갈 것으로 봅니다.

기자) 특수부대 말고도 미사일 기술자나 군수공장에 일하는 기술자들이 파견됐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김열수) 이미 미사일 기술자가 파견됐다는 것은 사진에 딱 찍히지 않았습니까. 작년 8월 달에 김정은이 북한의 미사일 공장을 방문했을 때, 거기에 김정은 뒤에 찍힌 사람, 바로 그 사람이 미사일 기술자인데요. 그 사람이 올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확인이 됐거든요. 그래서 인공지능(AI)기술로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 여부를 보니까, 80%라고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기술자들이 이미 러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봅니다.

기자)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군이 격전지에 배치돼 ‘총알받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열수) 저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북한 군인들이 낯설고 물설은 곳에 가게 돼서, 의식주도 굉장히 불편할 겁니다, 먹고 자는 것도 그렇고. 게다가 연합훈련을 러시아와 북한군이 단 한 번도 해본 적은 없고. 또 북한군이 이렇게 대규모로 파병되는 것도 처음인데, 아마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또는 스리랑카에서 온 많은 용병처럼 북한 군인들도 격전지에 배치돼서 ‘총알받이’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벌써 파병된 북한군에서 탈영병이 생겼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탈영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지요?

김열수)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10월 14일 18명이 탈영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이것은 전체 인원 30명 중에서 18명이 탈영했으니까, 굉장히 많은 인원이 탈영한 거죠. 그래서 현지에서 한 70km 떨어진 곳에서 붙잡혀서, 현재 구금된 상황인데요. 아마 이렇게 대규모로 가게 되면, 그것이 부대가 북한군 전체가 한 부대로 편성이 될지, 그렇지 않으면 파병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 군부대로 지휘 편성이 될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일 북한군이 러시아의 군부대에 배속될 경우에는 훨씬 탈영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이 병력을 파견하고 러시아로부터 전투기나 탱크 같은 무기 또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잠수함같은 기술을 받을 수 있을까요?

김열수) 반대급부가 굉장히 있을 거구요. 북한군의 희생이 커지면 커질수록 북한의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겁니다. 그래서 전투기나 또 제일 중요한 것이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는데, S-300, 또는 S-400 이런 장비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ICBM 재진입 기술이나 다탄두기술, 정찰위성 기술, 핵잠수함 개발 기술 이런 것들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돈을 어느 정도 받을까요?

김열수) 이번에 스리랑카 출신 남성이 러시아 용병이었다가 포로로 잡혔거든요. 그래서 그 포로를 심문해 보니까 한 달에 1천불에서 2천300 불 정도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정도면 한화로 한 276만 원에서 317만 원 정도 될 텐데요. 북한은 1인당 국민소득이 159만 원 정도인데, 월 기준으로 보면 13만5천원 정도 되죠. 2천불 정도만 받는다고 하면 276만 원인데, 이것은 북한의 1인당 소득 기준 보다 23배나 높은 봉급으로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의 봉급은 김정은의 통치 자금으로 들어가게 될 겁니다.

기자) 그러니까, 북한 노동당이 월급을 가로채간다, 그렇게 보시는 거군요?

김열수) 그렇죠. 그 전에도 북한이 여러 나라에 인력을 송출했는데, 러시아에도 송출을 했고, 또 중동 국가에도 송출을 한 적이 있는데, 말을 들어보면 30% 이상 다 충성 자금으로 다 가져가고, 실제로 자기가 받은 돈은 얼마 안 된다는 것이 정설이거든요. 그렇게 보면 북한 군인들이 받는 봉급도 대부분 김정은의 통치 자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봅니다.

기자) 북한은 파병 사실을 국내외적으로 인정하거나,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사망자가 발생하고 그러면 북한 내부적으로 동요가 생기지 않을까요?

김열수) 북한도 결국은 이제 손전화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통제를 한다고 하더라도, 손전화 등을 통해 정보가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이것이 내부적 동요가 돼서 체제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봅니다.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급격히 떨어지지 않을까요?

김열수) 만일 전쟁이 곧 끝나게 된다고 하면, 사실상 기존의 2000년부터 2022년, 그러니까 푸틴이 북한을 방문한 게 20년 만에 방북했던 겁니다. 그 20년간 사실상 북한하고 러시아하고 전혀 관계라고 할만한 게 전혀 없었거든요. 그만큼 전략적 가치는 떨어진다, 이렇게 볼 수가 있죠. 그것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겠지만, 한국과의 관계가 러시아로 봐서는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될 겁니다. 만일에 푸틴이 실각을 하거나 김정은이 죽으면은 훨씬 더 빨리 전략적 가치는 떨어질 겁니다.

기자) 김열수 실장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김열수) 네,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으로부터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배경과 의미 그리고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