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 3척이 또다시 공해상에서 발견됐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항로에서 포착된 이들 유조선이 러시아에서 불법으로 유류를 선적하려는 것은 아닌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지도입니다.
현지 시각 9일 새벽 3시경 북한 유조선 안산 1호가 일본 시마네현 북부 해상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이동 중인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같은 시각 안산1호에서 멀지 않은 곳에선 또 다른 북한 유조선 월봉산호가 북동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또 북한 유조선 유정2호는 지난 7일 새벽 4시쯤 이 지점을 통과한 직후 위치 신호 장치를 끄고 잠적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한반도 서해 지역에서 출발해 제주도 남해상과 대한해협을 거쳐 이날 이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이들 선박들은 모두 유엔 안보리가 지정한 제재 대상 유조선들입니다.
다른 나라로의 입항이 불가능하며, 만일 입항을 했다면 곧바로 자산 억류 조치를 받아야 하지만, 모두 모항에서 멀리 떨어진 공해상 항로에서 포착된 것입니다.
이 항로는 보통 북한 선박이 동해의 항구나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이동할 때 이용하기 때문에 선박들의 목적지는 북한 동해 항구나, 러시아 극동지역의 항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서해를 출발한 선박이 굳이 큰 반원을 그리며 반대쪽 동해로 갈 가능성이 적은 만큼 이들의 최종 목적지가 러시아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 해상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최근 급증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정에 힘이 실립니다.
앞서 VOA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지난달 20일 러시아 극동지역의 보스토치니항에 입항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천마산호는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채 얼마 뒤 북한 남포 항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닐 와츠 / 전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자산 동결 대상인 제재 선박은 압류돼야 합니다. 그게 자산 동결이 의미하는 바입니다. 안보리 결의 2270호 12항에는 이들 선박이 동결 대상 경제적 자산으로 안내돼 있습니다. 다른 말로는 억류이죠.”
최근 러시아는 북한과 협력을 강화하며 기존 대북제재 체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위해 러시아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한 질문에 동맹, 파트너와 적절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