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 입니다. 윤국한 기자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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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한국 정부가 내년 초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외교안보와 경제 정책이 가져올 변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이를 위해 일요일인 어제(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를 열었는데요,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로 명명된 이 회의는 출범을 두 달 앞둔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대비한 `준비 회의’였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요?
기자) 외교안보 측면에서는 동맹 관계와 북한 비핵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을 예상하고 있고요, 경제 면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던 슈퍼관세 등 통상 분야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한 `치밀한 준비’를 정부 부처들에 지시했는데요, 윤 대통령 자신도 상황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이 어떤 대비를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케미’를 만들기 위해 지난 8년 동안 중단했던 골프를 다시 시작했다고 합니다. 언론들은 골프광으로 알려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참모들이 윤 대통령에게 `골프 외교’ 준비를 조언했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골프를 친 것이 미일 정상외교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11월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는 황금색 일본 골프채를 선물하며 친분을 다졌었습니다.
진행자) 윤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선 결과가 확정된 직후인 지난 7일 약 12분 간 통화했는데요, 통화 직후 윤 대통령은 자신과 트럼프 당선인의 `케미’가 맞을 것 같다는 얘기를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하원 의원들로부터 들었다며, “별 문제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두 정상의 `케미’가 맞으면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요?
기자) 당연합니다. 국가 간 현안 해결에 정상외교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정상외교는 한 나라의 최고통치권자가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목표를 수행해나가는 외교 방식인데요, 실무 차원에서의 협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처럼 참모들이나 실무진의 조언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신의 다소 즉흥적이고 예측불가능한 판단을 중시하는 지도자인 경우 정상외교는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어제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외교안보 분야 관심사가 어떤 것들이었나요?
기자) 네, 김태효 국가안보실 2차장은 브리핑에서 “한미 방위비 분담금, 우크라이나 전쟁, 러북 군사협력, 글로벌 차원에서 기존에 한미 간에 중점을 뒀던 현안 중에서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인지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현안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모두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졌지만 앞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앞서 한국 정부는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해 미국과 2026년 방위비 분담금 액수에 대해 일찌감치 합의했는데요. 트럼프 행정부가 이 합의를 존중할까요?
기자)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이 합의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었다면 한국에 지금보다 10배 많은 100억 달러의 분담금을 내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인출기)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당시 전임 정부의 외교적 합의를 폐기한 전례가 있습니다.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와 이란 간 핵 합의에서 탈퇴한 것이 그 것인데요, 이 합의는 미국과 이란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독일이 함께 서명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폐기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분야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반도체 등 첨단 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강력히 규제하고, 중국을 포함한 외국산 수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동맹이나 우방에 상관없이 미국의 이익에 따라 어떤 조치든 주저하지 않겠다는 것인데요,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의 이런 변화는 그렇잖아도 어려운 한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어제 회의에서 이에 대한 논의도 있었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통상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경제부총리를 컨트롤 타워로 하는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 회의체를 즉시 가동해서 시장을 점검하고 빈틈없이 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한국 정부에 비상이 걸린 것입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윤국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