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미사일 방어망 L-SAM 개발 성공 “북한 미사일 상층서 파괴”

29일 한국 국방부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L-SAM 발사 장면.

한국이 탄도미사일을 더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L-SAM: 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를 개발했다고 29일 발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대전에서 열린 L-SAM 개발 완료 행사에 축전을 보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획기적 진전”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김용현 국방장관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우리 군의 견고한 방어 체계를 뚫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의 어떤 공격도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수 있는 높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29일 한국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열린 L-SAM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개발완료 기념행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행사장 야외에 전시된 L-SAM 시제와 유도탄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한국 국방부.

◾️ 탄도미사일 등 하강기 겨냥

한국이 이번에 공개한 L-SAM은 ‘탄도미사일 종말 단계 상층 방어체계’입니다.

고도 40km 이상에서 떨어지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의 위협 등을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통상 탄도미사일은 발사 직후의 ‘상승’, 외기권에서 고공비행하는 ‘중간’, 그리고 고도 100km 이하 대기권 진입 후 목표를 향해 하강하는 ‘종말’의 세 비행 단계를 거치는데, L-SAM은 종말 단계를 방어합니다.

종말 단계 비행체를 제거하는 이 같은 시스템은 인구 밀집 지역이나 중요한 기반 시설에 위협이 가해지기 전에 미사일을 무력화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 방어망 한겹 추가

종말 단계는 고도 40km를 기준으로 상·하층을 구분합니다.

L-SAM은 40~70km에 해당하는 상층을 겨냥하게 됩니다. 기존 한국에 배치된 미국산 패트리엇(PAC-3)과 한국산 천궁-Ⅱ(M-SAM-Ⅱ)은 하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즉 미사일 방어를 두 개 층에 걸쳐 하는 것입니다.

L-SAM이 상층에서 요격을 시도하고 실패할 경우 하층에서 패트리엇 등으로 한 번 더 요격을 시도하는 개념입니다.

L-SAM의 작전 범위는 약 50~60km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블록-II 버전 개발 중”

이번 L-SAM 개발 완료를 통해, 한국의 다층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서 중요한 공백을 메운 것으로 군사 전문 매체들은 평가했습니다.

현재 상층 방어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도 배치돼 있는데, L-SAM이 더해지면서 방어망이 더 탄탄해진다고 한국 군 당국은 밝혔습니다.

이 같은 고고도 요격 기술은 기존에 미국·이스라엘 등 소수 군사 선진국만 보유했던 것입니다.

또한, 한국은 L-SAM의 블록-II 버전을 개발 중이며, 이는 더 높은 고도에서 표적을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돼 방공 능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주요 군사전문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 직격 요격 방식

L-SAM은 운동에너지를 활용해 적의 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직격 요격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 방식은 정확도와 파괴력이 뛰어난 만큼 어려운 기술로 평가됩니다.

이와 관련, 한국 군 당국은 위치 자세 제어장치, 적외선 영상탐색기, 전방 덮개 등의 자체 기술을 활용해 L-SAM을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 8억5천900만 달러 투입

이번 L-SAM개발 완료는 “한국이 자주국방 기술을 발전시키고 외국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군의 작전 유연성을 높이려는 의지를 반영한다”고 군사 전문 매체 아미레커그니션이 29일 평가했습니다.

한국군은 지난 2015년 1조2천억여 원(미화 약 8억5천900만 달러)을 투입해 L-SAM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국내 기술로 방공 능력 강화를 목표 삼은 프로그램의 일환이었습니다.

2019년 초기 테스트를 위한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2020년에는 요격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2022년까지 성능 테스트를 심화하면서 고고도 표적 요격 능력이 입증됐습니다.

이후 여러 차례의 테스트와 기술 개선을 거쳐, 이번에 개발을 최종 마무리한 것입니다. 내년부터 L-SAM을 양산하고 2020년대 중후반쯤 실전 배치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천궁처럼 수출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