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2년 간 ‘중고 선박’ 56척 등록…‘제재 선박’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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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또다시 중국 중고 선박을 국제기구에 등록했습니다. 올해 20여 척 등 지난 2년 동안 56척이 새로 북한 깃발을 달았는데, 북한 당국은 이들 선박으로 기존 제재 선박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이 또다시 중국 중고 선박을 국제기구에 등록했습니다. 올해 20여 척 등 지난 2년 동안 56척이 새로 북한 깃발을 달았는데, 북한 당국은 이들 선박으로 기존 제재 선박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전 세계 선박의 등록 현황을 보여주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에 새로운 북한 선박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선박의 이름은 성간호.

이전까진 중국 선적의 ‘저딩55219’호였지만, 지난해 2월 북한 해사기구에 등재되며 북한 깃발을 달았고, 약 1년 10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IMO에 정식으로 보고됐습니다.

북한이 중국에서 중고 선박을 구매한 것인데, 이는 북한과의 선박 거래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2321호에 대한 위반입니다.

북한 최근 몇 년 동안 유엔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에서 중고 선박 구매를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이 북한 해사기구에 등록한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 성간호를 포함해 올해 8척, 지난해 48척 등 지난 2년 동안 56척에 새로 북한 깃발을 달았습니다.

또 지난 5년으로 넓히면 북한이 구매한 선박은 70에서 80척에 이릅니다.

북한이 구입하는 이들 중고 선박들은 대체로 2000년대에 건조된 비교적 신식 선박들입니다.

문제는 북한 당국이 이들 선박으로 기존의 40~50년된 선박들, 특히 대북제재 대상 선박들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이 구입한 ‘중고 선박’ 중에는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연루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제재 대상 선박이 아닌 만큼 별다른 제약은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선박 제재의 실질적 권한을 쥐고 있는 안보리가 2018년 10월을 마지막으로 선박에 대한 제재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안보리가 선박을 제재하기 위해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반대 없이 15개국 중 절반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새 대북제재 부과에 반대하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닐 와츠 / 전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위원
“(북한은) 선박을 불법으로 취득했을 뿐 아니라 (선박을 이용해) 불법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재의 공휴일’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 모두 제재를 이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와츠 전 위원은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 현재 상태에선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가 불가능하다면서 각국의 독자 제재를 해법으로 제시했습니다.

또 북한의 불법 중고 선박 취득에 관여한 선박 판매자와 브로커, 관련 회사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컨더리 제재’ 즉 2차 제재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