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콜럼버스 데이에 '원주민의 날' 선포...미 핼러윈 앞서 백신 접종 당부

지난 9일 미국 텍사스 주도 오스틴에서 '원주민의 날' 기념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연방 공휴일인 ‘콜럼버스 데이’에 ‘원주민의 날’을 선포했습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ㆍ전염병연구소장이 가을철 명절인 ‘핼러윈’을 즐기되 백신을 꼭 맞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 수가 두 달 연속으로 기대에 못 미치게 나왔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연방 공휴일인 ‘콜럼버스 데이’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포고령을 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선 매년 10월 둘째 월요일이 ‘콜럼버스 데이’입니다. 콜럼버스 데이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미주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념하는 날로 올해는 11일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콜럼버스 데이를 앞두고 ‘원주민의 날’을 선포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한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니고요. 11일을 콜럼버스 데이로 기념하는 동시에, 원주민의 날로 선포한 겁니다. 그간 콜럼버스 데이를 두고 논란이 많았는데요. 공식적으로 콜럼버스 데이에 원주민의 날을 선포한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초입니다.

진행자) 우선, 콜럼버스 데이가 어떤 날입니까?

기자) 콜럼버스 데이는 지난 1492년 10월 12일,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콜럼버스가 미 대륙에 도착해 탐험에 나섬으로써, 이후 유럽인들의 미주 대륙 진출이 본격화될 수 있었는데요. 미국 정부는 지난 1937년 콜럼버스 데이를 연방 공휴일로 지정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콜럼버스 데이를 둘러싸고 어떤 논란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콜럼버스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엇갈렸습니다. 콜럼버스가 미주 대륙을 발견한 ‘영웅’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미주 대륙에서 평화롭게 살던 원주민들을 포악하게 다룬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왔는데요. 부정적인 평가가 늘어감에 따라 지난 1970년대부터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을 기억하는 날로 만들자는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1992년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시를 시작으로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들이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선포했는데요. ‘CNN’ 방송은 이런 움직임에 동참한 도시가 100개가 넘는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제 대통령도 원주민의 날을 공식 선포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포고문에서 뭐라고 밝혔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원주민의 회복력과 강인함 그리고 미국 사회의 모든 면에 미친 원주민의 헤아릴 수 없는 긍정적 영향을 인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위대한 우리나라를 구성하는 원주민 문화와 공동체를 모두가 인정하고 기리기를 독려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대폭 축소됐던 유타주의 ‘베어스이어스’ 국가기념물의 보호 구역을 원래대로 복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베어스이어스’는 원주민들이 성지로 여기는 지역입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콜럼버스 데이의 주인공은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이 별도의 콜럼버스 데이 포고문을 내고 콜럼버스의 업적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콜럼버스를 비롯한 다른 유럽의 탐험가들이 미국에서 행한 식민행위에 관해서도언급했습니다.

진행자) 콜럼버스 데이 포고문 내용도 살펴볼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날 우리는 많은 유럽 탐험가가 토착민과 원주민 공동체에 가한 옳지 못하고 잔혹한 역사를 인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한 국가로서 과거의 부끄러운 사건들을 묻어버리려고 하지 않고, 정직하게 대면하고, 사건들에 빛을 비추며, 우리가 그 문제들을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위대함의 척도”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바꾸는 운동이 수년째 계속됐다고 했는데,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어떤 생각이었나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좀 다른 태도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콜럼버스 데이 성명에서 “애석하게도 최근 극단주의자들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유산을 폄하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어 “극단주의자들은 공헌을 실패담으로, 발견을 잔학 행위로 그리고 성취를 침략으로 바꾸려 한다”며 “우리 역사를 보호하고 증오와 분열에 맞서자”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원주민의 날 선포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원주민권리기금’의 존 에코호왁 대표는 ‘AP’ 통신에 대통령의 결정이 중요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큰 변화는 작은 걸음에서 시작된다”며 “이번 행정부가 모든 시민의 밝은 미래를 위한 긍정적인 발걸음을 계속해서 이어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캔자스주 오버랜드파크 핼러윈 행사 참가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표시를 지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이달 말로 다가온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보건 당국자가 지침을 내놓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은 많은 미국인이 기다리는 가을 축제인 ‘핼러윈 데이’입니다.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보건당국이 핼러윈데이 활동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하면서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갔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핼러윈을 즐기라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주말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혔습니다.

진행자) 핼러윈은 미국의 대표적인 축제이지만, 요즘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더라고요? 어떤 날인가요?

기자) 핼러윈 데이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기원전 약 500년, 아일랜드의 켈트족이 그들의 새해 첫날인 11월1일을 앞두고, 전날인 10월31일에 죽은 자들의 영혼이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 귀신 분장을 한 풍습에서 유래됐다는 설입니다. 이후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이런 풍속이 축제로 자리 잡았는데요. 핼러윈이 되면 집을 기괴한 장식으로 꾸미고, 사람들은 유령 등의 분장을 한 채 파티를 즐기고요. 또 아이들 역시 분장을 한 채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트릭 오어 트릿(trick-or-treat)’, 즉 사탕을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 거라고 말하면서 사탕과 초콜릿을 얻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아이들이 특히 이 핼러윈을 좋아하죠?

기자) 맞습니다. 파우치 소장도 그런 점을 언급했는데요. 10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기이자 아이들에게 있어 1년 중 가장 중요한 때”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백신 접종을 받았다면 ‘트릭 오어 트릿’을 할 수 있다”며 야외에서 하는 트릭 오어 트릿은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릭 오어 트릿을 할 수는 있지만,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왜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한지를 생각해볼 좋은 시기기 바로 지금”이라고 밝혔는데요. 백신 접종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핼러윈 전에 부모와 자녀가 백신을 꼭 맞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아직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신은 승인이 나지 않았잖아요?

기자) 네. 하지만 파우치 소장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 데이터를 식품의약국(FDA)이 곧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파우치 소장은 만약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이 승인이 난다면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전 연령대의 국민을 보호하는 성과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진행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이 언제쯤 나올까요?

기자) 코로나 백신을 공동으로 개발한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 사는 지난 7일 FDA에 5세∼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공식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FDA는 오는 26일 자문위원회를 소집해 승인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고요. 5세 이하에 대한 데이터는 연말쯤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12세부터 15세까지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은 지난 5월부터 이미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최근 들어 어린이 코로나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하던데요?

기자) 맞습니다. 어린이들 사이 확진자가 ‘이례적으로 높다’고 미 소아과협회(AAP)가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심하게 앓는 경우는 별로 없는 거로 알려졌지만, 이미 수백 명의 어린이가 코로나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으로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4살 이하 어린이는 181명이고요. 5살에서 18살 연령대는 406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어린이들 상황은 좋지 않은데, 미국 내 전반적인 확진자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전반적으로는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확진자를 비롯해 사망자와 입원환자까지 줄어들면서 델타 변이가 좀 수그러드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는데요. 파우치 소장 역시 최근 일일 확진자도 10만 명대 아래로 내려왔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1월 초 26만 명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인 겁니다. 또 입원환자도 7천400명으로 지난달 중순보다 1천 명 가까이 줄어들었고, 일일 사망자도 2천 명 아래로 줄었다며 이는 “좋은 소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한숨 돌려도 되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파우치 소장은 확진자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는 양상에서 언제든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따라서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렇지 않으면 추운 겨울 동안 바이러스가 재확산 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뉴욕 맨해튼 거리에 채용박람회 안내판이 세워져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노동부가 지난달 새로 늘어난 일자리 수를 발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노동부는 지난 9월 비농업 부문에서 만들어진 새 일자리가 19만 4천 개 늘었다고 지난 8일 밝혔습니다. 실업률은 전달보다 0.4%P 내려간 4.8%로 집계됐는데요. 9월 현재 실업자는 770만 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신규 일자리는 두 달 연속해서 시장의 기대를 밑돈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신규 일자리는 23만 5천 개였는데요. 이번 발표에서는 13만 1천 개 늘어난 36만 6천 개로 수정됐지만,당초 시장에서 나왔던 전망치인 75만 개에는 훨씬 미치지 못하죠. 9월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우존스는 9월 신규 일자리 건수를 50만 개라고 전망했는데, 실제 발표된 건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앞선 기간과 비교하면 최근의 두 달의 수치가 확연히 비교되나요?

기자) 맞습니다. 7월 새 일자리는 이번에 109만1천 개로 상향 조정됐는데요. 이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시장에서 9월에 50만 개가량의 일자리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은 어느 요인들 때문이죠?

기자) 몇 가지 요인이 언급되고 있는데요. 하나는 9월 새 학기가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양육에 전념하던 부모들이 다시 노동 시장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거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연방 정부가 주당 300달러씩 지급했던 실업수당이 9월 초에 종료됐다는 점입니다. 더 이상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 실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서면서 관련 지표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겁니다.

진행자) 이에 더해 언급되는 요인에 어떤 게 있죠?

기자) 말씀드린 것 외에 백신 접종률 증가도 실직자들의 구직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결과는 전망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아직까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9월 신규 일자리는 8월 수치보다도 줄었는데 특히 어느 부문에서 일자리가 많이 줄었습니까?

기자)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공공 교육 부문에서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습니다. 지방 정부 교육 부문에선 14만 4천 개의 일자리가 줄었고, 주 정부 교육 부문에서 1만 7천 개의 일자리가 줄었습니다. 원래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버스 운전사와 식당 직원, 그리고 다른 지원 직원들에 대한 고용이 많이 일어나는데 기대만큼의 고용이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진행자) 그럼 일자리가 새로 생겨난 부문은 어느 쪽이죠?

기자) 레저와 접객 부문에서 7만 4천 개의 일자리가 생겨 가장 많았고요. 전문직과 비즈니스 서비스 분야에서 창출된 일자리는 6만 개였습니다. 이에 더해 소매업에서 5만 6천 개, 그리고 운송업과 창고업에서는 4만 7천 개의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진행자) 일자리 발표에 하루 앞서 나온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에 대해서도 간단히 알아보죠.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노동부는 지난 7일, 9월 26일부터 10월 2일 주간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만6천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앞선 주보다 3만 8천 건 줄어든 겁니다.

진행자) 최근 몇 주간은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증가세였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9일 발표 이후 3주 연속해서 청구 건수가 늘었습니다. 앞선 3주에 걸쳐서 계속 청구 건수가 늘면서 이 기간 4만 7천 건 늘었는데요. 4주 만에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는 높은 건데요.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3월엔 청구 건수가 22만 건 수준이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