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업계와 '물류대란' 해소 논의...미 8월 퇴직자 430만 역대 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국제 공급망 병목 현상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항만 책임자, 민간 업체 등과 화상회의를 열고 물류대란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지난 8월 미국의 퇴직자 수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어서 TV 인기 연속극 ‘스타트렉’에서 우주선의 선장을 연기했던 90살 노배우가 실제 우주여행에 성공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부 항만의 물류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서부 항만 책임자들과 노조 지도부 그리고 민간 유통, 물류 업체 대표들과 화상회의를 갖고 물류 대란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미 서부 항만은 아시아로부터 가장 많은 물동량이 들어오는 관문인데요. 하지만 최근 공급망 병목 현상에 더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수입품이 급증하면서, 컨테이너선 입항과 화물 하역 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진행자) 회의에 누가 참석했는지부터 우선 살펴볼까요?

기자)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만 관계자, 국제항만창고노조(ILWU) 지도부 그리고 6개 민간업체가 회의에 참여했는데요.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소매업체인 월마트와 타깃, 홈디포, 물류 배송업체인 페덱스와 UPS, 그리고 한국 기업인 삼성전자의 북미총괄책임자도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들 회의 참석자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소비자들이 구매한 물품이 최대한 진열대에 빠르게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미국의 대표적인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비재 배달과 공급이 정체돼 매장 진열대가 비는 사태가 오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을 이를 위해 미국 최대 항만인 LA항과 롱비치항에 주 7일, 24시간 운영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항만을 밤낮으로 가동해서 물류 하역에 속도를 내겠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말을 앞두고 소비자들이 내가 구매한 선물이 제때 도착할 수 있을지 궁금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좋은 소식이 있다. 우리는 미국 전역에 물류 배달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항만만 24시간 돌아간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텐데요. 민간 기업들은 어떻게 할 방침인가요?

기자) 월마트와 페덱스, UPS 등 회의에 참석한 기업들도 운영 시간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민간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림으로써, 장난감과 가구, 자전거, 전자제품 등 미국인들이 원하는 선물로 채워진 3천 500여 개의 컨테이너가 이번 연말 미국 유통망에 추가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운영 시간 연장은 언제까지 계속되는 겁니까?

기자) 백악관 당국자들은 이번 정부의 대책을 ‘90일간의 전력 질주(90-day sprint)’라고 표현했습니다. 일단, 미국인의 소비가 집중되는 연말까지 물류대란 해소를 위해 민간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의 물류 대란이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여파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증했고요. 이에 따라 컨테이너 하역 물량이 쇄도하기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하역이나 운반 작업에 동원될 트럭 운전기사, 창고 인력 등 유통 시설 인력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지 않으면서 이른바 ‘공급망 병목 현상’이 생긴 겁니다. 게다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로부터 수입품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건데요. LA항과 롱비치항에 들어오지 못하고 입항 대기 중인 컨테이너선만 수십 척에 달하고요. 하역한 컨테이너들 역시 항만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런 공급망 병목 현상이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요?

기자) 네. 팬데믹으로 전 세계 주요 항구들이 문을 닫으면서 국제 물류 공급망 대란으로 이어졌고요. 특히 원자재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각국의 제품 생산과 유통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13일) 회의에서 원자재에 접근하지 못해 필요한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재현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는데요.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노동력과 혁신적인 사고를 갖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이 문을 닫는다면, 미국 역시 국제적 우위를 잃을 수 있다”며 국제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물류 사태를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공급망 대란이 미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던데 왜 그런 겁니까?

기자)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원자재와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2일 ‘CBS’ 방송에 출연해,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빚어진 물가 인상이 영구적이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두 달 만에 해결될 상황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결국 이렇게 정부가 직접 개입을 하게 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가 기업들에 운영 연장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더 많은 민간 기업들이 정부의 노력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정부 대책은 ‘잠재적으로’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물품이 소비자를 스스로 찾아갈 수 없는 만큼, 제품 생산에서 유통을 거쳐 진열대에 오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모든 기업이 동참한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 일리노이주 패스트푸트점 앞에 채용 현수막이 걸려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노동부가 지난 8월의 퇴직자 수와 구인 건수 등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노동부가 지난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를 12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8월 한 달 동안 기업의 구인 건수와 노동자들의 퇴직 또는 이직 건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이에 따르면 약 430만 명의 노동자가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전 달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지난 7월에 비해 24만 2천 명이 늘어난 건데요. 이에 따라 퇴직률은 2.7%에서 2.9%로 0.2%P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0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어느 부문에서 그렇게 많은 노동자가 일을 그만둔 건가요?

기자) 레저와 접객 부문에서 가장 많은 노동자가 일을 그만뒀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요식·숙박업에서 가장 많은 89만2천 명의 퇴직자가 나왔습니다. 이어 소매업에서는 72만 1천 명이 일을 그만뒀고, 의료복지업에서는 53만 4천 명이 직장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퇴직자가 높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나요?

기자) 일부 전문가는 퇴직자 수의 증가가 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직원을 고용하려는 업체는 많은데 노동자들이 없을 경우 이들을 유인하기 위해서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노동자 부족은 물자 공급에도 장애로 작용할 수 있어 이 역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역대 가장 많은 퇴직자가 나온 배경은 뭐죠?

기자) 가장 큰 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입니다. 사람들이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일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실제로 대면 업무가 위주인 요식 및 숙박업에서 가장 많은 퇴직자가 나온 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경제정책연구소의 엘리스 굴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BC’ 방송에 코로나 확진자 증가와 동시에 퇴직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지적하면서 계속되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직장 근무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팬데믹이 가장 주요한 요인이라면 지역별로 이런 부분이 나타날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퇴직자의 지역별 수치를 보면 남부가 172만 2천 명, 그리고 중서부가 101만 5천 명으로 나머지 동북부와 서부보다 월등하게 높은데요. 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입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 같은 주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금지하기도 했고요. 이런 요인이 해당 지역에서의 퇴직자가 많이 나왔다는 것을 어느 정도 설명해 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그럼 이제 구인 건수를 알아볼까요?

기자) 8월 기업의 구인 건수는 약 1천 44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 7월 약 1천 110만 건에서 65만 9천 건가량 줄어든 겁니다. 의료복지업 분야에서 가장 많이 줄었는데요. 구인 건수가 전 달보다 22만 4천 건 감소했고요. 요식∙ 숙박업 분야 역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8월 구인 건수가 1천만 건을 넘긴 결과, 지난 6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1천만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인 건수가 석 달 연속으로 1천만 건이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일 텐데요. 이 역시 앞서 살펴본 퇴직자 증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가장 큰 요인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팬데믹 상황을 우려해 노동자들이 시장에 나오길 꺼려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진 겁니다. 다만, 일부는 다른 면도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FWD본즈의 크리스 루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 방송에 현재 나타나고 있는 구인난은 단지 팬데믹뿐만이 아니라 미국 경제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노동자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타트렉' 출연 배우 윌리엄 섀트너 씨가 13일 '블루오리진' 우주선에서 미세 중력 체험을 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TV 연속극에서 우주선 선장을 연기한 배우가 진짜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을 다녀왔군요 ?

기자) 네. 1960년대 미국의 인기 연속극 ‘스타트렉’에서 최첨단 우주선을 이끄는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했던 90살의 노배우 윌리엄 섀트너 씨가 실제 우주여행의 꿈을 이뤘습니다. 섀트너 씨는 13일, 민간 우주탐사 기업 ‘블루오리진’이 발사한 ‘뉴셰퍼드’ 로켓에 몸을 싣고 우주여행을 마친 후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우주여행이 어떻게 진행된 겁니까?

기자)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 전 CEO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두 번째 민간 우주 관광이었습니다. 블루 오리진은 지난 7월 20일 베조스 씨를 포함해 민간인 승객 4명을 태운 우주선을 쏘아 올린 바 있습니다.

진행자) 우주여행 경로는 어땠나요?

기자) 블루오리진의 첫 번째 우주 비행과 같았는데요.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고도 100㎞의‘카르만 라인’을 넘어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지구로 복귀하는 여정이었고요. 우주여행에 소요된 시간은 총 10분 정도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섀트너 씨가 극 중의 우주 선장이었다는 점에서도 화제를 모았지만, 또 다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고요?

기자) 네.섀트너 씨는 이번 우주여행으로 우주 탐사 역사상 최고령 우주인이 됐습니다. 지난 7월 오리진의 첫 민간 우주여행에 동참한 82세 여성 월리 펑크 씨가 세운 최고령 우주 비행 기록을 갈아치운 건데요. 펑크 씨는 당초 미 항공우주국(NASA)의 ‘머큐리 13’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되면서 무려 60년을 기다려 우주여행을 다녀왔던 인물이었는데, 섀트너 씨에게 최고령 우주인 기록을 내놓게 됐습니다.

진행자) 큰 관심은 물론, 새로운 기록까지 세우며 우주에 다녀온 섀트너 씨, 어떤 소감을 밝혔습니까?

진행자) 섀트너 씨는 우주선 캡슐에서 내린 후 베조스 창업자와 만나 “감회가 벅차오른다”며 감격해 했습니다. 이어 “심오한 경험이었다”며 “지금 느끼는 감정을 잃지 않고 오래 간직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섀트너 씨와 함께 우주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누굽니까?

기자) 전직 NASA의 엔지니어 크리스 보슈이즌 씨와 의료 분야 기업인인 글렌 더프리스 씨, 블루오리진의 오드리 파워스 부사장 등 3명의 탑승객이 이번 우주여행에 동참했습니다.

진행자) 혹시 섀트너 씨가 이번 여행을 위해 얼마를 지불했는지도 알려졌습니까?

기자) 공짜 여행이었다고 합니다. ‘스타트렉’의 열렬한 팬으로서 우주 사업 꿈을 키웠던 베조스 전 CEO가 섀트너 씨를 무료 고객으로 초청한 겁니다. 하지만, 보슈이즌 씨와 더프리스 씨는 비용을 지불했는데요. 얼마를 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90세 노배우가 우주여행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우주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언론들은 섀트너 씨가 이번 우주여행에 동참함으로써 블루오리진이 얻게 될 홍보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 블루오리진 외에 ‘스페이스X’와 ‘버진갤럭틱’ 등이 민간 우주여행 상품을 내놓고우주 관광 사업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