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의 기후 변화 상황은 비상 상황이라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미 의회 상원이 ‘대선 무효’ 시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기 위해 초당적으로 선거법 개정안에 합의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건수가 3주 연속으로 증가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 변화와 관련해 대책을 발표했군요?
기자) 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매사추세츠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후 변화와 관련해 발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은 대통령으로서 국가가 마주한 명확한 위험에 신속히 대응하고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바로 그것은 기후 변화와 관련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는 말 그대로 미국과 전 세계를 위협하는 실존적인 위협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의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 상황도 예시로 언급했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로 인해 현재 미 전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피해를 언급했는데요. 100년 만에 찾아오는 극심한 가뭄이 이제는 몇 년에 한 번씩 일어나고 있고, 산불 발생으로 2만㎢ 이상이 불탔으며, 군사 시설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공급망에도 악영향을 미쳐 소비자, 그리고 사업에서의 상품 부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제시했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통해 23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는 건데요. 이를 통해 각 공동체가 폭염 등에 대응하기 위한 '쿨링센터(cooling center)', 즉 냉방 시설을 갖춘 대피소를 마련하고 가뭄과 홍수, 허리케인 등의 재난을 견딜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돕겠다는 설명입니다. 또 여기에는 저소득 가정의 난방, 냉방 비용 지원 등의 내용도 포함됩니다.
진행자) 또 다른 대책은 어떤 것이 있죠?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더해 멕시코만 연안의 2천800㎢ 규모의 부지에 풍력 발전 시설 건설 지원 계획도 함께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기후 변화 대응을 주요 역점 사업으로 꼽아왔죠?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 위기'와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는 압력을 많이 받아왔는데요. 하지만, 이날(20일) 실제로 비상사태 선포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매사추세츠주에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이에 대해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 변화 위기 선포를 고려하는 것은 이와 관련한 예산을 확보하는 데 있어서 의회의 협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는 같은 민주당에서 비롯된 건데요. 바로 조 맨친 상원의원으로, 맨친 의원은 기후 변화와 관련한 예산법 처리에 반대하면서 의회에서의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자신이 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그러면서 앞으로 행정부가 이 위기 상황에 맞춰서 준비해 온 여러 행정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바이든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앞서 기후 변화 위기와 관련한 비상사태 선포가 언급됐는데요. 실제로 선포되면 어떤 조치들이 나오게 되는 거죠?
기자)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재생가능한 에너지 프로그램 강화를 위해 연방 자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석탄과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게 됩니다. 또 석유나 가스 시추와 같은 사업을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행하는 데 있어서 여러 장애가 있을 수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남부 국경에서의 장벽 건설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던 상황을 생각해 보면 되는데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반대로 장벽 건설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게 되자 대통령의 권한을 동원해서 국방부 등의 예산을 가져다 사용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후에 법원에서 이 같은 조치가 불법이라고 판결하기도 했죠. 일부 전문가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기후 변화 위기와 관련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행정력을 동원할 경우 이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재생가능 에너지 발전으로의 전환에도 도전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이를 원유와 가스 시추를 차단할 법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에너지 회사나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로부터 법적 분쟁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대법원이 기후 변화와 관련한 정부 활동에 제약을 건 일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법원은 지난달, 연방 환경보호청이 미 전역의 석탄과 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을 광범위하게 규제할 권한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 보겠습니다. 미 의회 상원이 초당적으로 선거법 개정에 합의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미 의회 상원의원들은 20일 공동성명을 통해 선거법 개정안에 초당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개정하기로 합의한 선거법은 '선거인계수법(Electoral Count Act)'입니다.
진행자) 상원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이 법을 개정하겠다고 합의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벌어졌던 일이 이번 선거법 개정 움직임의 발단이 됐습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도했던 '대선 불복'인데요. 지난해 1월 6일에 발생한 의회 난입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하원의 특별위원회 공개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압박해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했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죠. 상원 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을 통해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번 법 개정 합의는 초당적으로 이뤄졌다고 했는데요. 어느 의원들이 참여한 건가요?
기자) 네, 이번 합의안은 공화당에서는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 그리고 민주당에서는 조 맨친 상원의원이 이끌었고요. 양 당에서 총 16명의 의원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논의 시작부터 지난 1887년에 만들어진 선거인계수법의 결함과 모호성을 바로잡는 법안을 마련하자는 비전을 공유했다면서, 대통령과 부통령 선거 개표를 비롯해 승인 시스템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의원들이 개정하기로 합의한 주요 내용을 알아볼까요?
기자) 네, 크게 두 가지 부분인데요. 먼저 각 주가 선거인단을 제출하는 방식과 부통령이 의회에서 이를 집계하는 방식 등을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각 주와 지역의 선거 관리 인력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첫 번째 내용부터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현행법은 의회에서 진행되는 대선 승인 과정에서 각 주가 부통령에게 선거인단을 제출할 때 이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하원에서 한 명, 상원에서 한 명만 이의를 제기하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는데요. 개정안은 앞으로 하원과 상원에서 각각 의원의 20%가 이의를 제기해야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그 문턱을 높였습니다. 또한 대선 결과 승인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부통령의 권한을 회의 진행으로 한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있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부로 정권 인수를 위한 지원을 제때 받지 못했던 사례가 발생했는데요.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권 인수인계 규정도 더 구체화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내용도 바로 들어보죠?
기자) 네, 다음은 선거 인력에 대한 보안 강화가 핵심인데요. 선거 인력을 위협하거나 협박할 경우, 그리고 선거 기록을 훔치거나 바꾸려고 할 경우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이에 더해서 연방 우체국을 통해 보내지는 우편 투표용지 취급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일정은 어떻게 진행되죠?
기자) 우선 이 개정안이 상원 표결로 이어지기 위해선 공화당의 협조가 필요한데요. 현재 50대 50 동석을 가지고 있는 상원에서 민주당 전원과 공화당에서 10명이 이에 동조해야 합니다. 이번 개정안에 참여한 공화당 의원은 9명으로 현재 1명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개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면 이는 또 하원으로 보내지게 되는데요. 하원에서도 통과되어야 법이 개정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경제 소식이군요?
기자) 네, 노동부는 21일 발표에서 지난 16일까지의 한 주 동안 접수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5만1천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앞선 주 24만 4천 건보다 약 7천 건 증가한 겁니다.
진행자)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신청의 최근 추세는 어떤가요?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완화하면서 고용이 크게 늘어, 올해 3월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기록적인 수치로 떨어졌습니다. 이후 올 6월에는 23만 건을 오르내렸는데요. 하지만, 이번 주까지 포함해서 최근 3주 연속 증가했습니다. 이번에 집계된 건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진행자) 특히 어느 분야에서 실직이 발생했죠?
기자) 금리 변동에 영향을 받는 직업 분야에서 실직이 많았습니다. 기술 산업 분야와 주택 산업, 제조 산업 등에 있는 직업군이 이에 해당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아직 여러 지표가 노동 시장이 아직은 건강한 상황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죠?
기자) 맞습니다. 일단 고용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에 37만2천 건의 고용이 이뤄졌고요. 실업률 역시 3.6%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 기회도 아직 많은 상황입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공개된 일자리 수는 1천130만 개로 실직자 1명당 두 개의 일자리가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본격적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곳에서 일자리 감소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의 주요 대기업이 잇따라 앞으로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대표적으로 미국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는 직원 수를 10% 줄이길 원한다고 밝혔고요. '구글'은 2주 동안 채용을 동결하는 한편, 올해 남은 기간 채용 속도를 줄이겠다고 밝혔고요. '애플'은 내년도 채용 속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주요 기업이 이렇게 채용을 줄이거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기자) 경기가 악화할 것을 대비해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다시 말해 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미국 금융기업 '코메리카(Comerica Incorporated) 은행'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계속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국의 코로나 관련 봉쇄 정책, 유럽의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이 각 기업이 인력 규모를 줄이는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경제 관련 소식 이어서 조금 더 살펴보죠. 방금 경기 침체에 관해서 이야기했는데요. 이에 대한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일반 국민은 벌써 미국이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느끼고 있다는 각종 여론조사가 최근 나왔고요. 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보통 경기 침체라고 하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죠?
기자) 통상 2분기 연속해서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때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보는데요. 앞서 지난 1분기에 발표된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1.6%를 기록했습니다. 만약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 경기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나온 2분기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GDP 전망을 소개하는 웹사이트 'GDP 나우'는 지난 19일에 발표된 최신 자료에서 2분기 경제 성장률이 연율 -1.6%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