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천안함 관련 대북 입장 변함 없어”

중국 정부는 오늘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중국이 북한의 행위에 대해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있다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비판을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대북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오바마 대통령의 비판에 대해 오늘 중국 정부가 밝힌 입장부터 전해 주시죠.

답) 중국 외교부의 친강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이후 중국의 입장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한 중국의 대북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국은 타당한 해결책을 찾고 있고 긴장이 높아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관련 당사국들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천안함 사건의 진상에 옮고 그름과 곡절을 따져 객관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어느 편도 들고 있지 않고 있고, 천안함 사건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에둘러 반박했습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향해 "자제력을 발휘하는 것과 계속되는 문제들을 의도적으로 눈감는 것은 다르다"며, 전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천안함 사태에 북한이 관여했다는 조사 결과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문) 외교부와는 달리 중국 언론들은 오마마 대통령의 발언을 보다 직접적으로 강하게 반박했지요?

답) 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가 펴내는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오늘자 사설에서 중국이 북한의 행위에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무책임하고 경솔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반박했습니다.

글로벌 타임스는 북한이 저지른 행위와 저지르지 않은 행위에 대해 눈 감고 있는 쪽은 중국이 아니라며, 중국의 노력에 고의로 눈을 감고 있는 쪽은 바로 미국과 같은 지도자급 국가들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핵 계획을 포기하도록 하는 중국의 노력 모두가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북한과 접촉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이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채널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미국이 무시할 수는 없다며 그 채널을 닫아버리는 것은 현 상황을 교착상태에 빠뜨리는 것으로 이는 전세계가 결코 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결국,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사건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 같은데요?

답) 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해 미국 대통령까지 나서서 중국을 향해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지만, 중국이 대북 제재에 반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 친강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은 불 난 집에 부채질이나 도적질을 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말하며, 관련 당사국들이 한반도에서 충돌을 막기 위해 냉정하게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것도 중국이 기존 입장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후진타오 주석에게 천안함 사태에 북한이 관여했다는 조사 결과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며 매우 이례적으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선데다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이번 주 유엔 안보리에서 본격 진행될 천안함 관련 협의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절충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핵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한 북한의 최근 성명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는지요?

답) 네,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이 어제 핵 억지력 강화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한반도의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 수호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 근본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북한 쪽에 에둘러 불만을 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현재 시급한 과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국면을 변화시켜 더 이상 이를 격화시켜서는 안 되고 충돌 발생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각 당사국에 대화와 협상을 통해 천안함 사건을 포함한 현재의 당면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친강 대변인은 관련 당사국이 6자회담 프로세스를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고 한반도의 장기적인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더 알아보죠. 북한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오늘 베이징을 통해 귀국했지요?

답) 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3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된 북한 축구 대표팀은 오늘 오전 베이징 수도국제공항 제2 터미널에 도착해 오후 1시에 출발하는 북한 고려항공 정기편을 타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정대세와 홍영조, 문인국을 포함한 북한 대표팀은 오늘 공항에서 국내외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 없이 출국장으로 향했고, 이들을 환송하기 위해 공항에 특별히 나온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북한 대표팀은 이틀 전인 27일 오후 베이징 국제공항 제3 터미널 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해 이틀 동안 베이징에 머물렀는데요, 정대세 등 선수단은 어제 낮 베이징 시내에 있는 한 북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 모습을 중국 축구팬들이 앞다퉈 찍는 등 큰 관심을 보였고 중국 언론들도 북한 선수들의 동정을 소개했습니다.

정대세 선수는 귀국길에 오르기 전인 오늘 아침 베이징에서 자신의 블로그 사이트에 글을 올려 중국에 와보니 유명인이 된 것 같다며,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 음식점에 가면 종업원들이 몰려와 사인을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