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 경비대 중국인 총격 사건 확인 항의

중국 정부는 오늘 (8일) 최근 압록강 부근에서 북한 경비대의 총격으로 중국인 3명이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북-중 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는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중국인 3명이 북한 경비대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전해 주시죠.

답) 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8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4일 새벽 랴오닝성 단동시 주민들이 북-중 국경을 넘어 변경 무역 활동을 하다 북한 변방 부대의 총격을 받아 3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중국인 사상자들이 북-중 변경 무역 활동을 하다가 총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실제로는 단동시에 거주하는 밀수업자들로, 지난 4일 새벽 배를 타고 압록강 하류 신의주 부근에서 북한의 구리를 밀수하기 위해 북한으로 접근했고, 이에 북한 경비대가 배에 사격을 가하면서 4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중국 정부는 이번 일과 관련해 북한 쪽에 어떤 조치를 취했나요?

답) 친강 대변인은 중국은 이번 사건을 매우 중시해 북한 측에 즉시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친강 대변인은 또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고, 유관 당국이 적절한 시기에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동안 중국 당국은 자국인의 불법 여부를 떠나 북한에 의해 인명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공개적으로 확인한 사례가 매우 드물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가 나흘 전 북한 경비대의 총격으로 중국인이 사망한 사실을 직접 공식적으로 확인한 데 이어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했다고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에 넘긴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과 관련해 중국이 대북 제재 결의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중국인에 대한 북한 군의 총격 사건이 중국의 천안함 사태 대응 태도에 미칠 파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문) 북-중 간 밀수는 공공연한 비밀인데요, 압록강 지역에서는 북-중 간에 이전부터 밀수가 이뤄져 왔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은 양국 간 교역의 70%가 이뤄질 만큼 중요한 교역 통로입니다. 하지만 평상시는 물론 양국 간 긴장이 높아져 수출입 물량 또는 품목이 제한됐을 때도 밀수업자들 사이에 밀수 행위가 이뤄져 왔습니다. 나흘 전 총격이 일어난 지점은 북-중을 잇는 신압록강 대교가 건설될 예정인 단동시 랑터우 지역으로 그동안 이곳에서는 밀수가 은밀히 이뤄져 왔습니다.

밀수는 평상시는 물론 북한에서 대중 수출입 물량 또는 품목을 제한할 때 이뤄져 왔습니다. 중국에서 북한으로 밀수되는 품목은 쌀을 포함한 식량에서부터 생필품, 전자제품까지 다양합니다. 또 중국에서 북한으로부터 몰래 들여오는 품목은 지하자원을 비롯해 특산품 등인데요, 나흘 전 총격을 받은 중국인 밀수업자들은 북한 파트너로부터 구리와 같은 지하자원을 밀수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통상적으로 이뤄져 온 밀수행위에 대해 북한 군이 총격을 가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지 않은가요?

답) 네. 북한 경비대는 물론 중국 쪽에서도 그동안 양쪽 밀수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왔고, 그러면서 밀수를 묵인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 경비대가 이번에 중국인 밀수업자에게 총격을 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북한 쪽이 총격을 가한 배경으로는 최근 북한 군이 북-중 접경지역에 대한 경비를 크게 강화한 것이 주목을 끄는데요, 천안함 사태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에 강경한 대응 조치를 발표하면서 북한 군은 중국 접경지역에 병력과 무기를 증강 배치하고 신의주에서도 경비를 강화하는 동시에 압록강 일대에서 순찰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죠. 북한이 어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발탁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답) 친강 외교부 대변인은 김정일 위원장이 매제인 장성택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발탁한 것에 대한 논평을 요구 받고는, 그것은 북한의 내정으로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답변을 피했습니다.

중국 관영언론들도 장성택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임명과 총리 교체 소식을 사실 위주로만 보도했는데요, 이런 가운데 홍콩 일간지인 명보와 문회보는 김정일 위원장이 매제인 장성택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함으로써 장성택은 사실상 북한의 제2인자가 됐다며, 이는 김정일 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에게 권력을 승계하려는 후계구도와 관련이 있고 장성택은 섭정왕의 지위를 확인 받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명보는 또 북한 내각 총리를 김영일에서 최영림으로 교체한 것은 화폐개혁 실패 등에 따라 동요하고 있는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