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대북 핵 정책에 불만”

카네기 재단 베이징 분소의 로라 살만 연구원

중국은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핵 정책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특히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핵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소극적 안전보장’에서 북한을 제외한 미국의 결정에 대해 불만의 소리가 높다는 건데요, 김연호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단체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는 22일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핵 정책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발표자로 나선 카네기 재단 베이징 분소의 로라 살만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핵태세 검토보고서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이 어떤 비판을 하고 있는지 전했습니다. 살만 연구원은 중국 학계 뿐만 아니라 중국 군과 관변단체 소속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 의견을 들었습니다.

살만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고 핵 비확산과 핵 테러 문제를 중시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옮겨 간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의 핵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강합니다.

미국이 핵무기의 역할을 줄이기로 했다지만 전략적 핵 억지력을 계속 보유하고 핵 관련 예산도 증액하고 있다고 중국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측은 특히 미국이 중국을 여전히 적대국으로 간주하고 중국의 핵전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한 구실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살만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핵 정책에 대한 불만의 소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핵확산금지조약 가입국으로서 비확산 의무를 다하고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는 핵 공격 뿐만 아니라 핵 공격 위협도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소극적 안전보장’정책에 대해서는 중국 전문가들도 크게 환영하고 있지만, 북한이 소극적 안전보장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는 겁니다.

그러나 살만 연구원은 중국 전문가들이 미국의 결정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비확산의무 불이행국에 관한 논의를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현실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중국 전문가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못마땅하기는 해도 소극적 안전보장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의 핵확산 문제에 관한 한 중국 전문가들은 북한을 지지할 수도 지지하지 않을 수도 없는 아주 난처한 입장에 있다고 살만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미사일 방어체제와 관련해서도 중국은 여전히 미국의 의도를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유럽에 구축하려던 미사일 방어체제를 포기함으로써 러시아에 일정한 양보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미국이 일본과 협력해 개발하고 있는 전술 또는 전역 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해 중국 측이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이 미사일 방어체제가 작동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중국측에 핵 위협을 가하는 상황을 중국 측은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살만 연구원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