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먼저, 두만강 대교가 다시 개통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중국 연변(옌볜)조선족자치주의 훈춘시 취안허 통상구와 북한 함경북도 은덕군 원정리를 잇는 두만강 대교 보수공사가 완료되고 지난 1일 개통돼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다고 중국 언론들이 오늘 전했습니다.
북-중-러 3국 국경 근처에 위치한 두만강 대교는 중국 훈춘에서 북한 라진항을 연결하는 다리로, 북한과 중국 간 교역 통로이기도 합니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3월 중순 노후한 두만강 대교의 보수공사에 착수해 공사 기간을 당초 일정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 완공했습니다.
문) 두만강 대교가 개통되면서, 중국으로서는 라진항을 거쳐 동해 항로를 이용하는 운송을 앞당길 수 있게 됐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두만강 유역을 동북아 지역의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라진항을 통한 동해 진출을 모색하면서 그 일환으로 두만강 대교 보수공사에 속도를 내 왔는데요, 특히 세관 격인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 달 5월 초 중국 훈춘과 북한 라진항, 중국 상하이를 잇는 해상항로 개설을 승인하고, 동해 해상항로 운송을 위한 제도적 준비를 마쳤습니다.
이로써 두만강 유역의 중국 해상 전진기지인 훈춘에서 북한 라진항을 거쳐 중국 남방으로 물자를 수송하는 해상 항로가 처음으로 열리게 됐습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동해 해상통로 개설을 공식 승인함에 따라 훈춘-라진항-상하이 간 항로의 해상운송을 맡게 될 중국 회사인 위리옌은 이를 위해 지난 달 18일 훈춘에 자회사인 훈춘중리옌을 설립하고 동해 해상항로를 통한 화물 운송 개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동해 해상항로 개설을 승인하면서 중국 동북 지방의 자원들이 라진항을 거쳐 남방으로 수송되는 길이 열리게 됐는데요, 주로 어떤 화물들이 남방으로 가게 되나요?
답) 중국 해관총서는 이번에 훈춘-라진항-상하이를 잇는 석탄 수송항로 개설을 승인했는데요, 중국은 올해 시범적으로 훈춘 지역 등에서 생산되는 석탄 가운데 10만t 규모를 이 항로를 이용, 상하이에 있는 와이가오교 부두를 통해 남방 지역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어 이 항로 운항이 본 궤도에 오르면 헤이롱장성과 지린성 등 동북 지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풍부한 지하자원과 곡물이 연간 1백만~1백50만t 규모로 라진항을 거쳐 남방 지역은 물론 해외로 수송될 전망입니다.
문) 중국 기업이 북한 라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라진항 보수공사가 현재 어느 정도나 진척이 됐나요?
답) 중국 다롄에 있는 업체인 창리그룹은 2년 전 북한으로부터 라진항의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뒤, 3천만 위안 가량을 투자해 연간 1백50만t 규모의 화물 하역 능력을 갖춘 라진항 1호 부두 1기지 정박지에 보수공사를 마쳤습니다. 창리그룹은 화물 수송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살펴 조만간 라진항 1호 부두 내 2기와 3기 정박지 보수공사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 해 북한 당국과 라진항을 보세가공 등이 가능한 국제 물류기지로 합작 개발키로 합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라진항 책임자인 배호철 항장이 지난 달 19일 중국 훈춘시를 방문해 장후취안 훈춘 시장과 만나 중국의 라진항을 통한 동해 진출 방안 등을 논의했는데요, 양쪽은 라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창리그룹과 라진항을 통한 해상운송을 맡을 위리엔 등 중국 기업들이 라진항을 이용해 동해 해상 항로를 개척하는 데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문) 북한과 중국은 천안함 사태로 최근 한반도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고위 인사 교류를 통해 경제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지요?
답) 네. 중국 랴오닝성의 왕민 공산당 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랴오닝성 정부 대표단이 지난 달 27일 평안북도를 방문해 김평해 평안북도 노동당 책임비서 등과 만나 경제무역 등을 통한 우호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특히 김평해 책임비서는 지난 달 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지방 간부로는 극히 이례적으로 태종수 함경남도 노동당 책임비서와 함께 수행했는데요, 이런 점을 놓고 봤을 때 이번에 북한과 중국이 평안북도의 신의주 특구 개발과 함경남도 자원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류홍차이 신임 북한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달 20일 평양에서 북한에 주재하는 14개 중국 기업(지린성 평양무역대표처, 선양 비행기공업그룹 단동수출입공사 평양대표부, 평진 자전거합영회사 등)의 투자기구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북 무역과 투자 확대 등 북-중 간 경제협력 강화를 당부했습니다. 또 지난 17일부터 나흘 동안 평양에서 열린 국제상품전람회에는 단동을 비롯한 중국 내 기업들이 전람회 부스 가운데 절반이 넘는 1백86개 부스를 마련해 참여했고, 단동시 경제무역대표단은 오수용 북한 내각 부총리와 이명산 북한 무역성 부상 등과 면담을 갖고 올해 가을 단동에서 ‘대북 수출입상품 박람회’를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밖에 북한 쪽에서는 외무성의 김광훈 중국국장 등이 지난달 13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와 단동시, 푸신 등을 둘러본 뒤 중국 쪽과 단동과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 대교 건설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알아보죠. 중국 정부가 최근 백두산과 가까운 지린성 옌지(연길)에서도 북한 변경관광을 위한 통행증 발급을 시작했다면서요.
답) 네. 중국 지린성 바이산(백산)시 창바이(장백)조선족자치현이 지난 달부터 북한 변경관광을 위한 통행증 발급을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른 지방에 사는 중국인들도 바이산시나 창바이현에서 통행증을 발급받아 창바이 통상구를 통해 북한 변경관광에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에 통행증 발급을 시작한 창바이 조선족자현은 북한 혜산과 마주보고 있는 데요, 3년 전 통상구를 세워 북한과 교역을 해 왔지만 북한 변경관광은 이뤄지지 않았었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해 4월 압록강 지역의 단동과 두만강 유역의 투먼(도문), 안투(안도) 등 일부 지역에 한해 북한 변경관광을 다시 허용했고, 지난 4월에는 연변 지역 변경관광과 북한 내륙 단체관광을 전면 재개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을 잇는 두만강 대교의 보수공사가 마무리 돼 지난 1일 개통됐습니다. 이로써 중국은 북한 라진항을 통한 동해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