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한 코로나 방역 강화, 단기 효과 있겠지만 투명성 높여야”

5일 북한 평양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

최근 강화된 북한의 신종 코로나 대응이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예방 조치가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미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국내 코로나 상황에 대한 정직한 통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은 개성으로 월북한 탈북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된다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하고 개성시를 완전 봉쇄했습니다.

특히 이 월북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한 광범위한 추적을 계속하면서, 1차 접촉자64명, 2차 접촉 의심자 3천571명을 격리조치했습니다.

지난 5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 회의를 주재하고 봉쇄 조치를 내린 개성에 식량과 생활보장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 엄격한 국경봉쇄를 취했던 북한이 최근 방역 강화를 위해 또다시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박기범 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담당 국장은 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경우 이같은 봉쇄와 엄격한 격리 조치가 감염 예방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박기범 박사] “They don't have the capacity to test everyone. They don't have enough test kits…”

북한은 모든 사람들을 다 검사할 역량이 없고 충분한 진단 키트도 없다는 겁니다.

박 국장은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도시 전체 봉쇄와 신체적 격리와 같은 낮은 수준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장기간 격리와 같은 다소 무리하고 과한 조치를 통한 '예방' 전략과 의료 역량 증대를 통해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 국장은 북한의 최근 조치가 엄격하게 이행될 경우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공중보건 개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의 대니얼 워츠 국장는 7일 VOA에, 북한이 지난 1월 취한 중국과의 국경봉쇄로 보다 심각한 발병을 막았을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개성시 봉쇄 같은 국지적 격리와 국내여행 제한 강화 같은 조치 때문에 일반 주민들의 생계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츠 국장] “But these measures have come at a serious cost to the livelihoods of ordinary North Koreans, who will have to endure further hardships on top of the chronic food insecurity and other humanitarian challenges that have long plagued the country.”

따라서 북한 주민들은 만성적인 식량난과 기타 인도주의적 문제들에 더해 “더 많은 어려움을 견뎌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북한 정부가 계속 코로나 감염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매우 제한된 북한의 진단 역량을 감안할 때, “북한 정권이 현 상황에 대한 전체적인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워츠 국장] “North Korea's response to Covid-19 has been a reflection of the regime's capabilities, weaknesses, and anxieties…”

그러면서 북한의 코로나 대응은 “정권의 역량과 취약성, 불안을 반영한다”며, “그 누구도 북한에 지금까지 몇 건의 감염 사례가 있었는지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도 7일 VOA에,북한의 예방 조치도 중요하지만 문제는 북한 내 코로나 상황을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해 누구도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해야 할 최상의 코로나 대응법은 응급상황에 대한 의료시설들의 대처 역량 등 국내 확산 상황에 대한 “정직한 통계”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 “The best way to address Covid 19 is by collecting honest statistics on its spread in the country, including on the extent to which its health facilities can handle an emergency..”

하지만 북한은 심지어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의료 용품과 원조를 받아야 하는지 조차 알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는 북한이 “더 빨리 개방해 바이러스를 관리할수록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이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