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북한의 신종 코로나 보도 신뢰할 수 없어”

지난 4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활동을 보도했다.

국제 언론감시기구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한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내 모든 매체의 편집장은 사실상 최고 지도자 1명 뿐이기 때문에 투명한 정보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북한 당국의 투명한 보도를 촉구했습니다.

이 단체의 데니얼 배스타드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9일 VOA에,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신뢰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배스타드 국장] “There's no way we can trust North Korean media on information of a regarding the coronavirus because we know that all information…”

“북한의 언론 상황은 코로나바이러스 정보에 관해 국제사회에서 불신이 높은 중국보다 훨씬 더 부정적으로, 선전선동부가 모든 언론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언론 보도를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북한의 이웃인 중국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지만, 북한 매체들은 바이러스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당국의 발표를 반복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데다 보건·의료 환경도 바이러스를 확진할 방법의 거의 없을 정도로 매우 열악하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발표에 의구심을 나타내 왔습니다.

배스타드 국장은 북한은 언론 자유가 최악인 세계 3대 국가 중 하나로 “모든 매체의 유일한 편집장은 김정은 한 명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배스타드 국장] “There is only one chief editor, which is the supreme leader Kim Jong-un. North Korea is among the three worst countries regard to press freedom in the world.”

북한은 투르크메니스탄, 에리트레아와 함께 세계 최악의 언론 자유 탄압국이기 때문에 보도에 관해 독립성과 투명성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실제로 국경없는기자회는 지난해 발표한 ‘2019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세 나라를 “지옥의 트리오”로 별명을 지었다며 세계 최악의 “정보 구멍”이라고 지적했었습니다.

아울러 이 단체가 지난 연말부터 새롭게 시작한 ‘독립적인 언론이 없다면, 그것이 뉴스가 될 것-Without independent journalism, this would be the news’ 캠페인은 백마를 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홍보물에 크게 올려, 언론 탄압의 상징적 인물로 그리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북한 당국의 발표와 매체들의 보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9일 개최한 북한 관련 상호대화에서도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 국제 의료진의 대북 접근권을 촉구한 가운데, 언론 자유에 관해서도 우려가 나왔습니다.

노르웨이 대표는 북한 정권의 비협조적 자세를 지적하며, 주민들의 정보 접근에 대한 당국의 포괄적 규제에 관해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노르웨이 대표] “We are also concerned about the comprehensive restrictions on access to information…”

콜린 크룩스 평양주재 영국대사는 9일 ‘트위터’에, 영국 정부가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국제사회의 대북 접근에 관해 제기한 발언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리타 프렌치 영국 외교부 국제인권대사는 이날 북한 당국에 인권 기록에 관해 국제사회와 신뢰 있게 관여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한 자유롭고 제약 없는 접근 허용을 촉구했습니다.

[녹취: 프렌치 대사] “We urge the DPRK to engage credibly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on its human rights record, and to allow UN Human Rights mechanisms free and unhindered access to the country.”

크룩스 대사는 앞서 8일, 독일과 프랑스 등 평양의 일부 외교관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출국하기 위해 숙소를 떠나는 사진들을 올렸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를 전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AP’통신의 초대 평양지국장을 지낸 진 리 윌슨센터 한국 국장은 9일 ‘트위터’에, 크룩스 대사가 올린 사진을 리트윗하며 바이러스 대응에 관한 북한 당국과 매체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리 국장은 북한 관영매체들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투쟁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주고 있다며, 차라리 외부 세계와 바이러스 진단과 치료를 함께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반문했습니다.

[리 국장] “Too much time spent appearing to fight covid19. Would be better to work with outside world on testing & treatment. Propaganda is not going to keep coronavirus out.”

리 국장은 이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하나도 없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며, 정부의 프로파간다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