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에 개입하려는 위협이 있다고 미국 정부 관리들이 경고했습니다. 미국 이민 당국이 이번 주말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 작전을 시작합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조만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1년 반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내년 선거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이 10일 비공개로 열린 의회 설명회에서 밝힌 내용인데요. 미국 선거에 대한 위협이 진행중이란 겁니다.
진행자) 이번 설명회에 누가 나왔습니까?
기자)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케빈 매컬리넌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 폴 나카소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사령부 사령관 등이 나왔습니다. 연방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따로 설명회를 열었는데요. 이들 관리는 선거 위협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의원들은 이렇게 선거에 대한 위협이 있다는 행정부 관리들 증언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민주당 소속 데비 딩겔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설명회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선거 보안은 매우 심각하게 다뤄야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공화당 원내 총무 역시 이번 설명회가 도움이 됐다고 말했는데요. 외부 위협을 경계해야 할 중요성을 강조해 보여줬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이번에 설명회가 열린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 설명회는 민주당이 요청한 것입니다. 민주당은 러시아나 다른 나라가 미국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을 추진중인데요.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며, 관련 법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설명회를 연 겁니다.
진행자) 매코넬 대표는 이런 배경에서 열린 설명회에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설명회 개최 자체는 환영했습니다. 또 지난해 중간 선거가 별문제 없이 원활하게 진행된 것은 우연이 아니고, 행정부가 취한 조처들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매코넬 대표는 왜 민주당이 추진하는 선거 보안 법안에 반대하는 겁니까?
기자) 주나 지방 정부 선거와 관련해 연방 정부에 지나치게 많은 통제 권한을 준다는 겁니다. 민주당 법안에는 유권자가 아니라 검사들에게 선거 결과 판정을 맡기려는 의도가 일부 들어있다고 매코넬 대표는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민주당이 정치적인 의도에서 선거 보안 법안을 추진한다는 얘기인데요. 민주당은 이런 매코넬 대표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기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국내외에서 미국 민주주의를 훼손하려는 노력이 계속 진행중이기 때문에, 반드시 내년 대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지난해 중간선거 때는 미국 연방수사국과 법 집행 당국이 잘 대처했지만, 러시아 등 방해 세력이 계속 선거 개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계는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러시아가 개입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죠?
기자) 맞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한 로버트 뮬러 특별 검사는 지난 3월 법무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어떻게 지난 대선에 개입했는지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등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가는 한편,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과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선거 개입 문제와 관련해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아 비판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러시아를 편드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 선거에 개입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자신 역시 러시아가 그럴 만한 이유를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겁니다.
진행자) 미국 정보 기관들 발표에 반하는 발언이었죠?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큰 논란이 됐는데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나중에 말실수였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또 미국 정보 기관을 신뢰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농담조로 말해 다시 구설에 휩싸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나 발언이 정보 기관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요?
기자) AP 통신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고위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조로 얘기하지만, 선거 보안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이 문제와 관련해 20여 차례 대책 회의가 열렸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두 차례 보고 받았다는 겁니다. 국가 안보 관리들은 10일 성명에서 선거 보안 문제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내년 대통령 선거가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주 정부와 지방 정부는 물론, 민간 분야와도 연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대규모 불법 체류자 단속 작전이 조만간 시작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오는 14일부터 미국 내 10개 도시에서 불체자들을 검거해 추방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법원에서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사람들 가운데 2천여 명이 대상이라고 하는데요. 자녀를 둔 가족 역시 대상에 포함됩니다.
진행자) 원래는 지난달에 진행될 예정 아니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달 23일에 시작될 예정이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된 날짜 하루 전인 지난 22일 트위터를 통해, 단속 작전을 2주 미룬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요. 연방 의회에서 이민 문제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는지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펠로시 의장은 이민 당국의 단속 계획을 “비정”하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다시 추방 작전을 진행한다는 걸 보면, 의회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나 보군요.
기자) 네, 민주당과 공화당이 46억 달러에 달하는 긴급 국경지원 기금 법안을 통과시키긴 했는데요. 하지만 미국 내 머물고 있는 불법 체류자들에 관한 합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추방 작전을 미루면서 양 당 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대로 강행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요. 지난 5일에는 추방 작전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이런 불체자 추방 작전이 벌어진 일이 있었나요?
기자) 있었습니다. 지난 2003년 이후 정기적으로 단속 작전이 벌어지면서 불체자들이 수백 명씩 체포되곤 했는데요. 주로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들이 대상이었습니다. 전임 바락 오바마 행정부 때도 가족들이 대상에 포함된 일이 있긴 하지만,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진행자) 보통 단속 작전을 비밀로 하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정보가 새나가면 불법 체류자들이 다른 곳으로 숨어버릴 가능성이 있고, 또 ICE 요원들 신상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작전을 공개하는 일은 드뭅니다. 지난번에도 계획이 알려지면서 당국자들이 단속 요원들의 안전을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어떻습니까?
기자) ICE 측에서는 이같은 보도 내용을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 국경 보안에 위협이 되는 불법 체류자들을 체포하고 추방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는데요. ICE가 지난 회계연도에 체포한 외국인들 가운데 90%는 전과자이거나 범죄 용의자, 추방 명령을 받고 달아난 사람들, 또는 추방됐다가 다시 불법으로 들어온 사람들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불체자 추방 계획에 대해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국경 인근 수용소가 불법 월경자들로 넘쳐나는 가운데 재원을 불필요한 곳에 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마크 모건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은 미국으로 몰려드는 망명 신청자들에게 “오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가족 단위 이민자들을 주요 대상에 올려놓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언론을 통해 단속 작전 계획이 알려졌는데, 제대로 실행될 수 있을까요?
기자)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ICE 요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작전이 성공하기 힘들지 모른다고 보도했습니다. 불법 체류자 집에 찾아가도 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그만이란 건데요. ICE 요원들에게는 강제로 집안에 들어갈 권한이 없습니다. 또 이민 변호사들이 불법 체류자 가족을 위해 새로 소송을 낼 수도 있는데요. 그러면 몇 개월에서 몇 년씩 걸릴 수 있습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등 여러 시 정부 당국은 ICE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살고 있는 불법 체류자가 몇 명이나 됩니까?
기자) 약 1천2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월에만 약 14만 명이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을 넘어와 체포됐는데요. 6월에는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기온이 올라가고 멕시코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면서 체포된 사람 수가 전 달보다 28% 줄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듣고 계십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월 의장이 10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증언했는데요. 이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나타냈습니다. FOMC는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준의 통화정책 기구인데요. 이달 30일과 31일에 이틀에 걸쳐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진행자) 연준이 금리를 낮추려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파월 의장은 세계 경제 성장의 둔화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전쟁 등을 들었습니다. 무역 긴장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세계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계속 미국 경제 전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겁니다. 또 물가 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에서 더 떨어진 점을 지적했는데요. 미국 노동 시장이 여전히 견실하고 소비 지출도 안정적이지만, 예방 차원에서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상당히 오랜만의 일이 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연준은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이후 금리를 내린 적이 없습니다. 오랫동안 기준금리가 0%대인 ‘제로금리’를 유지했는데요.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세를 보이자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9차례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달 말에 실제로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0.25%P 인하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미국 경제가 훨씬 더 호황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면서 트위터를 통해 파월 의장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연준의 독립성을 해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진행자)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는데요. 이에 관한 파월 의장의 생각은 어떤가요?
기자) 네, 10일 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요. 민주당 소속인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장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나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파월 의장에게 물은 겁니다. 그러자 파월 의장은 자신의 대답은 “No.”가 될 것이라면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연방 의회가 연준에 부여한 독립성에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어쨌든 이달 말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시장 반응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금리 인하 기대감에 10일, 미국 증권시장 주가가 크게 뛰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면 투자자들이 증권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기업들이 좀 더 저렴한 이자에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가 늘어납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경기가 위축되면 금리를 내려서 시중에 돈을 풀고요, 반대로 경기가 좋아지면 금리를 올려서 돈을 거둬들이는데요.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이자율로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대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서 줄입니다.